코즈키 오뎅은 '오뎅'이라는 단어가 발음에 따라서 '오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오다 에이치로 작가의 자캐이자 메리수캐릭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원피스 세계관에 존재하는 중요설정을 많이 탑재 받았고, 동시에 오뎅이 중심이 되는 지역인 와노쿠니도 그 은사를 받은 상태다.     

원피스 최대 중요설정 중 하나인 해루석의 원산지가 와노쿠니이고, 와노쿠니의 장인들은 쇠못 크기로 해루석을 가공할 수 있는 실력자라든가. 

여러모로 수많은 중요설정들이 와노쿠니에 몰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실 와노쿠니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작가가 일본사람이며, 작품의 원류가 일본이니 와노쿠니에 괜찮은 설정들을 몰아주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한국 판타지 소설에 한국이나 조선 비스무리한 나라가 등장하면 띄워주는 경우도 많기에 일본작품으로서 크게 문제는 없단 것이다.       

문제의 중심인 코즈키 오뎅도 보자.   

-만물의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무력으로는 생존 당시 로저와 흰수염의 바로 아래 급으로 묘사되었고, 당시의 카이도우를 1:1로 이길 수 있는 실력자

-코즈키 가는 대대로 포네그리프를 만들어온 도공들이며 중요설정이 모여 있는 와노쿠니의 쇼군 가

-로저를 비롯한 오로잭슨호의 선원들이 모두 신뢰하였고 함께 원피스에 다다랐던 사내

-흰수염의 아들이 아닌 형제로서 2번대 대장에 에이스가 들어오기 전까지 공석으로 남겨놓을 정도

-와노쿠니의 사람들이 모두 선망의 대상으로 여길 정도   

뭐 대충 위의 내용들이 오뎅의 스펙이라고 할 수 있다.   

스펙만 봐도 사실상 살아 있는 전설 그 자체이고, 실제로 죽지 않고 생존해 있었다면 그 잠재력은 사황급이거나 그 이상이었을 지도 모른다.   

적어도 샤봉디제도에 명왕 레일리가 있다는 이유로 해군들이 꺼려하는 것처럼, 혹은 대장급이 나서야 하는 것처럼. 오뎅 또한 해군전력이 감당하기 두려워하는 전설의 인물로 군림했을 가능성이 높다.   

설정만으로는 솔직히 갑툭튀했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반감을 가질 만한 인물은 아니다. 어인섬의 과거인물로 피셔타이거가 갑툭튀하고도 인정받았던 것이나, 퀴로스도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고.   

애초에 독자들은 새로운 에피소드에서 신흥강자가 중요설정들을 과다섭취하고 등장했다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미워하진 않는다.     

그럼에도 원피스에 오댕 뭍었다, 와노쿠니가 원피스다, 등등. 불만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코즈키 오뎅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는 캐릭터다.  

극장판이라곤 하나, 제파와 더글라스 블릿, 시키만 봐도 그렇다. 갑툭해서 설정을 잡아먹고 심지어 다른 극장판들과는 달리 어느 정도 원피스 정사에도 영향을 미치는 캐릭터들이다.   

그래도 독자들은 그 캐릭터들의 포스와 강함, 그리고 설정에 큰 반발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 그저 극장판에서 나온 전투력 등에 대하여 주인공버프를 받았다 등등, 극장판 캐릭터의 강함을 정사에 내밀면 안 되지~ 등등의 여론이 다소 있을 뿐이다.     

그럼 왜 '원피스정사'에 나오고도 오뎅이 욕을 먹는 것일까?   

1. 오뎅 에피소드의 첫 스타트를 끊어준 와노쿠니의 인물들이 오뎅을 말아먹었다.

-오뎅의 아들이자 핵변태꼬마 모모노스케(혐모노)

-오뎅의 최고가신이자 최초로 등장한 사무라이 변태중년 킨에몬

-코즈키 오뎅을 쓰레기이미지로 만든 일등공신들이 아들과 최고가신이다.

-이들이 보여준 추잡하고 더러운 행보로 인해 오뎅을 넘어 와노쿠니 자체에 대한 불신이 자리잡게 되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모모와 킨에몬이 사무라이로서 좋은 이미지를 쌓아갔다면 와노쿠니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감과 만족도도 갖춰졌을 것이다.  

 2. 뒤이어 등장하는 와노쿠니 관련 인물들의 극혐한 이미지

-민폐의 끝판왕을 자랑하는 것은 다른 9남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외모면에서 모모노나 킨에몬보다 거지 같았으며, 행동거지도 역시 극혐 그 자체였다

-여러모로 사무라이들은 다 하자 있는 놈들인가? 하는 불쾌감을 독자들에게 계속 주입시키고 있었다.   

3. 와노쿠니에 몰리는 세계관 중요설정들

-사실 앞서도 말했듯 와노쿠니에 설정이 몰리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와노쿠니도 큰 에피소드 하나의 중요 섬이기 때문이다

-단지 혐모노스케와 혐에몬이 쌓아온 쓰레기 이미지 때문에 와노쿠니는 덩달아 쓰레기 취급을 받게 되었다

-와노쿠니가 첫 등장한 캐릭터가 비비처럼 괜찮은 캐릭터였다면...? 알라바스타에 설정 몰린다고 욕을 하겠는가? 와노쿠니도 마찬가지다.

-와노쿠니가 직접적으로 공개되기 이전부터 혐모노와 9남자들로 인해 독자들은 부정의 인식이 생겼고... 그게 와노쿠니로 박히게 되었다.   

4. 와노쿠니 자체의 배경도 쓰레기

-모모노스케와 9남자의 숙명의 적으로 나오는 오로치의 극혐한 외모와 성격

-이외에 와노쿠니 캐릭터들의 거지같은 외형과 행동거지들

-사실 와노쿠니에 나오는 꽃의 도시라든가, 우동이라든가 지명배경 자체에는 크게 깔 거리가 없었다.   

5. 부하들을 잘못 둔 코즈키 오뎅의 불운

-4번까지 쌓이고 쌓여 독자들의 와노쿠니를 향한 불쾌감은 하늘을 찌르고 있었고

-심지어 거지같은 캐릭터놈들이 하나 같이 빠는 게 코즈키 오뎅이었는데...

-다시금 강조하지만 비비가 왕국 최강의 전사라고 페루와 차카를 극찬했을 때... 독자들이 불편함을 느꼈던가? 전혀

-샨디아의 와이퍼를 비롯한 족민들이 과거의 위대한 전사 카르카라를 찬양할 때 불쾌감을 느꼈던가? 전혀.

-앞서 쌓아온 머저리사무라이들로 인해 그들이 찬양하는 코즈키 오뎅은 등장도 하기 전부터 덩달아 쓰레기가 되었다.   

6. 지나친 코즈키 오뎅을 향한 작가의 몰빵 사랑

-일단 코즈키 오뎅은 비교적 2부 들어 나온 쓰레기디자인 캐릭터들에 비해 나름 사람다운 모습으로 첫 등장하였다.

-앞서 5번까지의 와노쿠니x사무라이 쓰레기 이미지만 없었으면 오뎅의 캐릭터 디자인도 무난하게 넘어갈 수준이었다.

-그러나 5번까지의 누적과 더불어... 작가가 오뎅을 미치도록 사랑한 게 문제였다.   

-오다 작가는 갑자기 한마바키 작가에 빙의라도 한 것인지, 오뎅의 탄생부터 어릴 적 행적을 무슨 바키의 오거처럼 표현해버린다.

-그러다 보니 어린 나이에 별별 일을 다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개망나니 또라이 캐릭터가 돼버렸다.

-거기다 오뎅이 떠나자, 그를 쫓아가고 싶은 마음에 남자들이 한 발자국을 내디디는 바람에 와노쿠니가 흔들렸다나 뭐라나.

-죽은 사람 장례식에서 관 위에 오뎅탕을 놓고 끓여 먹는 정신 나간 행적 등등.   

-아마 오다 작가는 오뎅이 너무너무 대단하고 와노쿠니사람들이 모두 경외하니까 뭔 짓을 해도 허용되는 자유의 상징처럼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가 자유의 상징인 것처럼, 오뎅은 그 이상의 존재로 그리려 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아마 오뎅은 앞서 나온 대표사무라이 9남자 놈들과 모모노스케의 이미지만 정상적이었어도 그냥 오뎅의 과거 따위 적당히 스킵하고 흰수염과 로저와 만나 모험을 떠나는 모습만 그렸어도.  

오로치에게 뒤통수를 당하고 와노쿠니 사람들을 위해 3년을 희생해가며, 끝끝내 카이도우를 이길 정도의 저력을 보여주었다는 것에서  다른 에피소드에 나왔던 과거영웅들처럼 '전설의 해적' 중 하나로 여겨지며 독자들에게 호감을 얻었을 것이다.  

작가의 무차별적인 오뎅 사랑, 환상 심어주기, 무슨 짓을 해도 찬양해주는 오뎅 지인들....

연출 실패한 대표적인 캐릭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