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x헌터라는 만화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개미편은

인간과 변종 개미의 치열한 대결을 다룬다.

작중 등장하는 키메라 앤트는 자신이 먹은 생물의 특징을 자손에 반영하는 섭식교배를 하는 곤충이다.

본래는 평범히 좀 큰 곤충 정도에 지나지 않는 생물이라 큰 문제는 없었다.

문제는 인간도 잡아먹을 크기의 여왕개미 변종이 나타났다는 것.

그 여왕개미가 인간을 잡아먹으며 새끼를 치고

수많은 키메라 앤트 군대가 인간에 내재된 초능력까지 쓰게 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이를 막기 위해 헌터 협회가 나선다는게 개미편의 초기 진행이다.

그런데 작중에도 이미 암시된 사실이지만

작중 키메라 앤트 사태는 우연과 우연이 겹쳐 일어난 존나 재수 없었던 사고라는 것.

조금만 삐끗해도 키메라 앤트 사태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

치명상을 입어 표류하던 여왕 개미가 상륙한 섬이

고래섬같은 작은 곳이었다고 해보자.

이 섬은 인간의 수가 많지 않기에 개미의 세력이 대형 콜로니를 생성할 정도로 성장할 수가 없다.

즉 작중의 키메라 앤트 사태처럼 국가급 재해를 일으킬 수 없다는 것.

무인도라면 말할 것도 없고.

만약에 여왕 개미가 요크신 시티 같은 곳에 상륙했다고 해보자.

(현실에서 뉴욕과 같은 곳이며 마피아가 득세하는 대형 도시다)

어디 숨어서 회복하기는 커녕 인간 몇 죽이고는 경찰이나 마피아의 총알 세례를 받고 죽을 것이다.

그리고는 그 시체가 경매 콜렉션에 올라오는 것으로 사태는 마무리되겠지.

하지만 작중에서 개미가 세력을 불린 곳은 진짜 재수 없게도

안전하고 조용하게 인간을 잡아먹으며 세력을 불릴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국제 기구의 간섭이 어려운 지역이었다.

최초로 여왕개미가 상륙한 곳은 NGL.

이 곳은 극단적인 환경주의자들이 세운 나라로 외부의 개입을 심하게 배척하는 곳이다.

그 어떤 현대문물도 반입할 수 없고 일반인들은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여

민간인들은 괴물이 나타나도 약육강식의 법칙일 뿐이라며 크게 호들갑떨지도 않는다.

총기와 같은 약간이나마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을 지닌건 오로지 지배층 뿐.

이런 곳에서 개미의 소문이 퍼진다고 하면 이미 한참은 늦은 것이다.

이 곳을 기반으로 개미는 세력을 크게 불렸다.

여왕 개미가 낳은 왕이 세력을 키울 곳으로 타겟을 잡은 다음 나라는 바로 동고르트.

이 곳은 그냥 북한을 생각하면 편하다.

실제 모델도 중국과 북한의 여러 모습을 가져왔다.

개미들은 동고르트의 수령을 조종하여 이 독재 국가를 통치하는 고도의 정치적 수단을 사용하기에 이르렀고

그를 바탕으로 거대한 음모를 꾸민다.

헌터 협회나 국제 기구의 높으신 분들은 이미 배후에 개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음에도

국가라는 특성 탓에 제대로 된 정치적, 군사적 대응을 하지 못했다.

별개로 한 사단장 개미가 자신을 새로운 여왕이라 지칭하며 세력을 키운 곳이 있는데

바로 유성가라는 곳이다.

이 곳 또한 외부의 간섭을 심하게 배척하는 지역으로

"우리는 아무것도 거부하지 않는다. 그러니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빼았지 마라."를 모토로 하고 있다.

작중에서 전세계 인간들이 등록하고 있는 주민 코드도 없는 것이 바로 유성가 주민이며

외부에서 유성가에 대해 알려진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외부에 배타적인 곳이니 개미가 안심하고 침략할 수 있다.

사실 개미도 생물에 불과한 만큼 제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적극적인 군사적 대응이면 이들을 소탕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저런 환경의 특수성 때문에 국제 기구가 직접 나서기는 어려웠고

굳이 헌터 협회가 번거롭게 책임을 지고 소규모 팀으로 소탕을 시도해야만 했다.

동고르트나 유성가는 개미가 의도적으로 픽한 장소지만

그것도 NGL이라는 행운의 스타팅 지역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정말 스타팅 가챠 하나 잘 뽑아서 인류를 위협한 놈들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