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글) 유니클로 대신 탑텐에서 옷 사는게 애국이라고?

(진지글) 유니클로 대신 탑텐에서 옷 사는게 애국이라고?

G 독버섯 2 3,527 2020.11.15 13:39



한국 정신대 문제 대책협의회(정대협)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서 벌어진 회계 부정 문제는 얕거나 감상적인 역사인식이 어떤 폐단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증명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름을 판 알량한 돈벌이쯤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 사태는, 권력과 자본이 그간 어떻게 땅따먹기를 해왔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정대협과 정의연은 일본을 ‘악’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했다. 그들은 비나 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으로 달려가 일본을 나무란 할머니들의 앙상한 주먹질을 후원금으로 바꿔 쟁였다.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 의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로 출마해 배지를 달기까지 했다.


윤 의원은 의혹을 방어하며 정대협과 자기에 대한 공격을 ‘친일세력의 모략’으로 퉁치려고 했다.

대중의 신파적 반응을 도출하는 데 목적을 둔 윤 의원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보란 듯이 위력을 발휘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이 일제 피해자인 할머니들보다 윤 의원을 옹호하는 데 열중하는 풍경은 실로 초현실적이다.

기득권이 첨예한 사회 이슈를 단순화해 자기 쪽으로 끌어들임으로써 서식지를 확장한다는 자본주의 작동원리를 윤 의원 사태에서도 확인하는 것은 씁쓸하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도 마찬가지다.

기득권이 축적한 부, 명예, 권력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법적 혹은 도덕적 일탈에 대한 비판을 검찰개혁 반대론자나 친일세력의 저항 따위로 매도하는 목불인견을 우리는 목도한다. 


지난 4·15 총선 때 일각의 여권 지지자가 여당과 야당의 대결을 ‘한일전’에 빗대고 이런 점이 상당히 먹혔다는 점은 ‘친일 대 반일’ 프레임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또 그 위력이 얼마나 가공한지 보여준다.


국가주의나 반공주의와 더불어 지배이념으로서 민족주의가 본뜻과 달리 한국을 오랫동안 골병들게 한 병인이었다는 점을 새삼 실감한다. 

개혁, 반일, 민족 따위의 말이 기득권의 선동 구호로 쓰이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퍼뜨린 독버섯 포자가 한국 곳곳으로 퍼졌다. 그 포자가 낙하해 군락을 형성한 곳 중 하나가 다름 아닌 경제계다. 


지난 4월 탑텐, 지오지아, 올젠 등의 의류 브랜드를 전개하는 신성통상에서 별난 소식 하나가 들려왔다.

‘직원과 고객이 행복한 회사’라는 슬로건을 내건 회사가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직원 수십 명에게 ‘당일 해고 통보’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개월 뒤인 지난 6월에도 만만찮은 소식이 전해졌다.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이 임산부 앞에서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간부들에게 ‘이 XX’ ‘저 XX’ 등의 욕설을 뱉었다는 주장이 직원에게서 나왔다. 


신성통상은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에 대한 불매운동이 번지자 ‘3·1운동 기념 티셔츠’ ‘광복절 티셔츠’ 등을 제작하는 등 애국 마케팅에 나선 바 있다.


독도의 날을 맞아 프로모션을 전개하거나 의류 및 판매수익금을 기부하는 등 선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런 회사에서 벌어진 암약은, 자본주의에는 약육강식이 존재할 뿐 친일과 반일, 혹은 진보와 보수의 경계가 없다는 점을 웅변하는 듯하다.


하긴 일본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세븐일레븐이 독립운동가 김좌진 장군의 얼굴을 박은 티셔츠를 떡 하니 내다 파는 곳에 우리는 살고 있다.


권력과 자본이 이처럼 안과 밖이 제각기인 행각을 지속하는 비결은 뭘까.


사회구성원의 얕고 감상적인 역사인식을 자양분으로 삼아 번식하기 때문은 아닐까. 역사나 사회라는 거대 담론까지 끌어와 사적 욕망에 금칠을 하는 행위나 진영 이익을 위해 이런 짓에 눈을 감는 행위는 도긴개긴이다.


이런 구조에서 방출된 독버섯 포자가 경제계에서도 싹을 틔워 애국, 윤리, 진보의 탈을 쓴 ‘제 배 불리기’가 대물림하는 것은 아닐까.


유니클로의 반대말을 탑텐으로 여기는 시국엔 언짢은 구석이 있다.

윤미향 의원을 비판하는 것이 친일로 이어지지 않는 것처럼, 유니클로 옷을 덜 사고 탑텐 옷을 많이 사는 행위가 애국으로 이어지진 않는다.


‘반일 종족주의’를 구역질 나는 책으로 비난하는 이들에게서도 얼마든지 악취가 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진실은 이처럼 간혹 불편하거나 메스꺼울 수 있다.

Comments

G ㅇㅇ 2020.11.22 22:51
주적은 북한과 중국인데 일본으로 바꾸려는 것 자체가
중국인들의 공작이라는 걸 모르는 미개한 한국인들

한국인들은 멍청한데 부지런해서 더 답이 없다
전 고용주였던 곳. 반일로 승승장구 할 당시 정작 미얀마 생산공장 발령 얼마 안된 지사장님은 몇달 간 하루도 못 쉬고 일 하시다가 의문스럽게 과로사…

민주당 의원 비서실 있던 친구도 니 회사 사내유치원 있어야 할 회사인데 벌금으로 매년 떼우고 있다고 함 ( 그러나 이 친구도 좌파; 아이러니함. 니가 좋아하고 지자하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이 기업이 정작 약자나 여성권은 신경 안쓴다는 걸)

그때 깨달았음 사람들이 정말 무지하고 선동당하기 좋구나. 평창 롱패딩 반일감정으로 탑텐을 소비하자 애국기업 이지랄하는데 정작 노동자 당일해고, 가족들에게 주식 몰아주고 주주기만 상장폐지, 노동자 과로사, 등등 민주당이 욕하는 짓 정작 자기들이 다 하고있는 이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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