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창업하고 자살생각한 이야기

편의점 창업하고 자살생각한 이야기

23 엘사 1 3,728 2020.05.26 22:26




26살에 대학졸업을 했습니다.

중견기업에 입사해 월 150만원씩 저축했습니다.


1,800만원 내고 사고난 투싼 IX 중고로 구매하고, 나머진 열심히 돈 모았습니다. 
31살이 되어 수중에 8천만원 정도 있는 상태로 퇴사합니다. 

이직 생각했는데 네이버에 편의점 점주모집 광고글에 이끌렸습니다.


바로 XX리테일에 상담했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 주변에 편의점 컨설팅 통해서 들어갈 만한 자리 찾아놓는 곳입니다.

3군데정도 추천받고 

1번 투자 : 5천만원 투자 후 순수익의 40% 내꺼  
2번 투자 : 1.2억 투자후 순수익의 53% 내꺼  

1번으로 가면 알바생보다 더 못번다는 말이 많아서 5천만원 60개월로 대출받고 2번 시작했습니다. 

초반에는 월순수익 5~600 찍으면서 완전 성공한 기분이였습니다.

친구들이랑 모이면 월수익 500이면 대기업 임원이라는 둥 하며 꿈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6개월뒤....같은 아파트 단지에 같은 메이커 편의점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리테일 본사에 항의해도 안되고 말 그대로 수익 반토막 났습니다. 

그래도 월수익 300이면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위로하며 대출금도 차곡차곡 갚고 돈 모아서 편의점 하나 더차 리면 좋겠다고 계획했습니다.

그리고 또 몇개월뒤에 시내 이마트 롯데마트에서 만원 이상만 사도 집에 배달해주는 서비스 등장하고 동네 슈퍼에서마저 배달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동네 아줌마들 오면 여기는 아이스크림이 왜이렇게 비싸냐 우산은 왜비싸냐 클레임을 계속 겁니다.
결국 월수익 100따리로 떨어지고 알바생 한명 굴리면서 하루 16시씩 일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진짜 맨날 삶이 삶같지도 않고 하루 16시간 일하는데 월 160밖에 안되는데 월 140정도 대출로 빠지고 돈이 없어서 매번 편의점 폐기로 삼시새끼 때우고 은행대출 받아서 부모님 용돈 드렸습니다. 

동네 마트에서 마케팅 할수록 편의점 수익 내려가고 월 대출금 갚으려고 다른데 또 대출을 받는 상황까지 왔습니다.

후문 편의점 점주가 망하면 수익 250정도는 나올거라고 보고 꾸역꾸역 월 50~100씩 적자나는데 이어나갔습니다..


리테일직원들은 아무리 사정말해도 안들어 줍니다.

애초에 후문 편의점 컨설팅 내준거 부터가 사람이 아닌 악마놈이였죠. 

결국 2년정도 버티다가 빚 5,500만원 남고 편의점 접었습니다.

정말 일하면서 빚이 쌓인다는건 진짜 짜증나는 상황입니다. 

조선소 숙노하면서 한달에 200씩 저금해서 2년 6개월 만에 빚다갚고 수중에 700만원 정도 남은상태로 조선소 그만뒀습니다.


차라리 회사생활 계속했으면 결혼이라도 했거나 이정도까지 스트레스 안받았을텐데 말이죠. 

죽을 생각 수백번 했던거 같은데 지금 안죽고 몸 멀쩡한거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사업자는 무조건 + 보다 - 를 봐야 합니다.

반드시 손실 줄어야 됩니다.


진짜 언제어디서 위기가 올지 모릅니다.

Comments

1 나그네 2020.05.27 02:03
이제부터 잘 될 겁니다.

Congratulation! You win the 44 Lucky Point!

유머 베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