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그림은 송태조 조광윤이 축국을 즐기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인데,

이번글은 왜 중국의 축국은 현대적 축구로 발전하지 못했는가에 관하여 다뤄보려고 해

오늘날 FIFA에서 가장 오래된 형태의 축구로 인정하는 축국

그 최초의 기원은 황제 헌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도 하지만,

<황제헌원기> 자체가 그 진위가 매우 의심되는 책인 것을 감안하면,

축국에 대한 최초의 문헌적 기록은 전한때 유향의 '황제가 축국을 만들었다'는 기록을 그 최초로 보는 것이 더 진실에 부합하다고 볼 수 있으며,

사마천의 <사기>에서도 제나라 사람들이 축국을 즐겼던 일이 언급되고,

후한초기의 대학자 반고는 <한서>를 통하여 단편적인 기록이 아닌 축국에 대한 체계적인 기록을 남긴 최초의 인물이 되었어

* 안타깝게도 이 반고가 정리한 축국 관련 내용은 현재 실전됨

이 한대의 축국의 형태는 크게 두가지 였는데,

첫째는 구덩이를 파놓고 거기다 공을 넣는 것,

둘째는 별도의 경기장 없이 공을 높이 차 올려 올려차는 형태의 것 이었어

* 첫번째 방식의 축국은 군사훈련용으로 주로 각광을 받았고, 두번째 방식의 축국은 황족들이나 귀족들의 즐기는 여흥거리로서의 축국의 성격을 지녔어

이후 위진과 5호 16국, 수나라 시대를 거쳐 번영하고 개방적인 대제국 당나라가 세워짐으로서 축국은 더욱 오늘날의 축구와 비슷한 형태로 발전하는데,

서역에서 전해진 폴로의 영향으로 그물망을 세우고 공을 차넣는 형태의 오늘날 축구와도 상통하는 개념의 축국이 정립되었어

그리고 이러한 형태의 중국식 축국은 다시 서역으로 역수출되고,

또한 신라와 같은 주변국으로도 전해졌는데,

우리 역사에서 유명한 김춘추와 문희(김유신의 여동생)의 결혼으로 이어지는 축국 이야기의 배경 또한 이를 통하여 이해할 수 있을꺼야

그리고 5대 10국 시대를 거쳐 송나라때에도 축국은 여전히 중국인들의 큰 사랑을 받았는데,

맨 위의 그림의 주인공 송태조 조광윤 역시 유명한 축덕이었고,

수호지에서 간신으로 묘사되는 조구 또한 축국실력을 자랑하던 인물 이었으며,

이외에도 정위와 소슬이 축국에 관한 '레전드' 로서 그 이름이 전하여 지고 있는데,

이미 당나라때에 군사훈련 목적으로서 뿐만 아니라 유희적인 목적이 상당히 강해졌던 축국은 송나라 시대에 이르러, 

황제는 물론 서민들에게 까지 큰 사랑을 받는 중국의 대표적인 놀이문화로 그 공고한 위상을 갖추게 되었어

하지만 축국은 이후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현대축구의 발명은 중국이 아닌 영국에서 먼저 이루어지게 되었는데,

이와 관련하여 지적되어지는 크게 3가지 부분을 소개해보려고 해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송제국이 몽골에 의하여 멸망 당한 것으로,

기마민족인 그들은 말에서 하는 스포츠가 아닌 축국에 대해서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이로 인해 축국은 지배층도 즐기던 메이저 문화에서 민간의 놀이 문화로 격하 되었으며,

자연히 이전시대까지 있었던,

군사훈련 과목에서 축국 또한 제외되면서 이로인해 '체계적인 전술'의 확립 또한 중단되고 말았지

그리고 이후 명을 거쳐 들어선 청나라는 

한족문화와 한족백성들에 대한 강한 통제정책을 실시했는데,

축국 또한 그 대상이 되어서,

민간의 축국까지 금하는 법률이 반포되었어

하지만 축국 쇠퇴의 원인을 정복왕조들의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데,

원나라를 몰아내고 건국한 한족왕조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은,

 

"축국을 하는 자는 발을 자르겠다"고 조서를 내렸을만큼,

명나라는 강하게 축국을 탄압하였는데,

이는 중국 역사에서 최전성기로 불리우는 당송시절의 개방적인 사회분위기가 

명나라의 건국 이후 내외부 모두에 대한 철저한 통제정책을 기본으로 하는 사회로 바뀐 여파였으며,

당송시대 상업적 성장을 바탕으로한 자유로운 민간위주의 분위기에서

관료주의적 통제가 강화된 후대 중국으로의 전환과정에서 

유희문화의 상징이었던 축국 또한 탄압의 대상이 되고 쇠퇴한 것으로 볼 수 있어

* 마찬가지 맥락에서 사회분위기 자체가 군사훈련과 같은 몸을 쓰는 것이 점점 천시되고 '정신적인 것' 즉 '문'이 강조되던 것 또한 이 축국의 쇠퇴에 영향을 주게 되었지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축국의 쇠퇴는 유교사상의 최종적인 승리를 보여주는데,

'인'과 '예'를 강조하고 겸허, 온순, 선량,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유교사상은

격렬하고, 모험적이며, 죽어라 싸우고 경쟁하는 축국에 대한 거부감으로,

지속적으로 축국의 야생성을 제거하였으며,

결국 축국은 점차 대항 스포츠에서 유희 문화가 되어갔으나,

마침내 그 유희문화에 대해서조차 지배층은 통제의 칼날을 들었고 이것이 최종적으로 중국에서의 축국의 몰락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지

* 한마디로 현대 스포츠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공정'과 '경쟁'의 개념이 종법체제, 예의금기 등을 강조하던 전통 중국사회에서 자리 잡을 수 없었던 것 이것이 바로 축국의 쇠퇴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였다고 할 수 있을꺼야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가장 자극하는 스포츠라는 축구

그러한 원초적인 본능 때문에 현대축구의 정립 이전에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축구의 모태들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그것은 중국이 아닌 영국에서 '완성' 되었고,

중국이 뒤쳐지게 된 원인으로 몽골의 침입과 더불어 '통제사회' 그리고 그 '사상적 기반'에 대해 살펴 보았는데,

이번 글에서 다룬 주제는 축국에 불과하지만,

산업혁명을 포함하여 다른 중요한 역사관련 주제에 있어서도,

이 중국에서의 축국의 몰락은 한번 생각해 볼 가치가 있을 듯 도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