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유일한 편의점을 운영했던 점장

북한 유일한 편의점을 운영했던 점장

G 스네이크 0 2,472 2021.03.25 15:06






난 편의점 점장이었다. 편의점은 개성공단 내에 있었다. 북한 유일의 편의점이다. 신입사원이던 2008년 10월부터 약 8년 동안 이 편의점을 맡았다. 2004년 12월 개성공단점을 시작으로, 2013년 4월 문을 연 개성공단지원센터점까지 총 3개 점포를 담당했다.  

‘북한 편의점 점장’이란 건 생각보다 힘든 일이었다. 일단 한 달에 두 번 주말에 남한으로 나오는 것 외엔 개성공단 내 숙소에 머물러야 했다. 남북 합의에 따라 스마트폰처럼 사진과 영상을 기록할 수 있는 기기는 사용할 수 없는 곳이다. 남한의 가족이나 친지와의 연락은 모두 사전에 허가된 회사 유선전화로만 해야 했다. 국제전화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은행거래도 인터넷 뱅킹이 아니라, 폰 뱅킹으로만 가능하다. 업무 전화 등을 합쳐 한 달 전화비만 80만원가량이 들었다. 신문이나 잡지 반입도 어려웠다. 그래서 주말에 남한에 나올 때면 ‘휴가 나오는 군인’ 같은 기분이었다. 북한에서 일하는 대신 회사에선 ‘기타 수당’을 더 챙겨줬다.

점포에서 나를 비롯, 남자직원 둘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북한 근로자였다. 점포 3곳을 합쳐 9명의 북한 사람이 우리의 동료였다. 근무는 오전 9시쯤 시작해, 오후 11시면 끝이 났다. 북한 직원들도 오전 9시면 출근했다.

북한 직원들은 한 달 70달러 정도를 급여로 가져갔다. 개성공단 내에선 편의점이 인기 직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들은 6개월~1년 정도 근무한 뒤 "○○일부턴 다른 사람이 나온다"고 일방 통보하고 모습을 감췄다. '왜 그만둬야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 등은 묻지 않는 게 그곳에선 불문율이었다.

점포에선 술과 담배 등을 합쳐 700여 가지 제품을 팔았다. 한국 일반 점포의 3분의 1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터넷이 ‘터지지’ 않다 보니 일일이 상품 코드를 따로 입력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많았다. 원화도 안 받고, 신용카드도 사용할 수 없었다. 물건은 오로지 달러로만 팔았다. 편의점 고객은 남한 관리자들이 많이 찾았지만 북한 근로자도 적지 않았다. 팔아야 할 상품은 매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의 물류센터에서 배송됐다.  

북한 근로자에게 인기 상품은 단연 코카콜라와 초코파이, 신라면이 꼽혔다. 또 아이스 커피류가 하루 100잔 이상 팔렸다. 아이스 커피는 ‘얼음’ 자체가 귀했고, 흔하디흔한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 그곳에선 '레어템(드문 아이템)'으로 통했기 때문이다. 나름 ‘자본주의의 맛’이랄까. 편의점은 또 남한 사람들에겐 힐링의 공간이었다. 북측 근무자들에게는 반대로 남한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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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괴 인민 한달 월급 70달러


한국돈으로 7만 9천원


많이 쳐줘도 북한 노동자의 하루 일당은 약 3천원도 안되는 셈.


그마저도 인기 직업.


북한 인민의 가치는 하루 3천원 밖에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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