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해서 시골 살며 느낀점 정리

귀농해서 시골 살며 느낀점 정리

G 시골아재 0 1,743 2020.12.20 13:35



나는 주변에 KTX는 커녕 편의점도 없는


시골에서 귀농귀촌해서 열심히 비비고 살고 있다.


여기 사람들이 귀농과 시골에 대한 이미지가 너무 각박한것 같아 내 경험을 써 보려 한다.



1. 텃새 없다. 사람들이 시골 이야기만 하면 텃새가 어쩌고 하는데 텃새 없음.  적어도 나랑 여기에 귀농한 사람들은 텃새 딱히 경험해본적도 본적도 없음. 뭐, 다른동네에 있는가보지~~ 



2. 집수리비등 각종 지원해줌. 귀농귀촌할때 빈집중 1가옥 택해서 들어올 수 있는데 지자체마다 다르지만 집수리비 지원해주더라.



3. 일정 농지 가꿀시에 면세유줌. 일톤트럭 끌고 댕기면 의외로 기름값좀 들어가는데 농지 몇평이상 가꾸거나 소 몇두 이상 키우면 면세유줌. 이게 꽤 되서 나는 일년내내 면세유로 차 끌고 다니고도 남았었음.



4. 사람들 신경쓸 일이없음. 도시에서 일할땐 주변사람 관심이 부담스러웠었음

"왜 결혼안하느냐?"

"너도 승진해야지."

"그런 자세로는 크게못돼 임마! "

"너 그러다 후회한다. 결혼은 하는게 좋은거야"

이런 쓸대없는 충고와 관심가져주는 사람이 많아서 개인적으론 정말 싫었음. 근데 농촌와서는 내일 내가하면 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이득,손해도 내가 감수하면 그만이니까 마음도 편하고 눈치볼 필요도 없고, 시골 아재들이 개썅마이웨이인게 이해가 되더라.



5. 인터넷 빠름. 도시도 빠르지만 시골에도 기가인터넷 들어와서 스팀겜하는데 불편함 없더라. 


6. 택배 잘옴. 쿠팡같은건 안되지만 일반택배는 다음날에 착착 집앞까지 잘 배달해줌. 도시에서도 퇴근하고 쇼핑한뒤 다음날 퇴근할때 집앞에 있는거 갖고 들어갔던 나는 그 루틴이 그대로 이어지는중임.



7. 도둑걱정 없음. 

사람이 주변에 살지를 않으니 문잠구고 다니질 않음. 도둑 하나도 안맞고 주변 사람들도 다 문 안잠구고 다님.




8. 미세먼지 없음.

미세먼지가 아주 심한날이면 미세먼지가 낄때가 있지만 서울이나 안산, 인천만큼 심하지 않더라. 맑은날도 많고 공기도 깨끗함.



9. 반려견이 밝고 명랑해짐.

도시에서 살때는 산책타임도 따로 갖고 그때만 같이 나가고 항상 목줄메고 그외에는 집안에 처박혀 있었는데 시골 내려오니 자유롭게 뛰어놀고 마당도 넓고 나이는 더 먹었는데 성격은 훨씬 밝아짐.




10. 수입이 생각보다 좋음.

귀농해서 첫해, 두번째해에는 솔직히 작물선택 실패와 농사실패[태풍으로] 손해를 좀 봤는데 어차피 인부대서 하는거 아니라 손해가 크진 않았음. 세번째해에 한번 성공하니 그동안의 손해가 만회되더라. 그뒤부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렸는데 기름값, 전기세, 농약값, 진짜 농번기때 인부용역비등 다 때고도 월 300~400이상 순수익 올라오는거 같음.

3년먼저 내려온 40대후반 형님은 딸기농사 짓는데 일년에 순수익 1억 5천정도 올림.[이 집은 와이프랑 형이랑 둘이서 진짜 밤낮으로 인부대어가면서 딸기 농사짓고 시간날때는 생강,마늘,양파도함]


물론 농사일 매우 힘듬... 



11. 나가는 돈이없음.

집이 거의 뭐 내집이나 마찬가지이다보니까 대출이자도 없고 집관련으로 나가는돈이 아무것도 없음. 



12. 펜션처럼 쓸 수 있음.

집에 빈방이 있어서 친구들 종종 불러서 바베큐 파티 하곤 했는데 나중에 한친구가 앞에 호수도 있고 팬션해도 되겠다는 말에 팬션해봤음.

이불하고 다라이하고 사고 냉장고 티비 넣고 청소싹하고 앞에 의자랑 바베큐 그릴 놓고 사업자 신고하고 장사 딱 한해해봤는데 생각외로 인터넷 광고만으로도 손님이 제법 오더라.

그런데 나는 손님들 가고 나면 청소하는거랑 그릴 닦는거 이런것도 귀찮고 사람 상대하는거 귀찮아서 딱 한해하고 때려치웠는데 이것도 작정하고 하면 돈좀 되겠더라. 


나는 한해 딱하고 안한다고 때려치우고 전기포트, 티비, 이런거 지인한테 다 주고 사업자도 소득없으로 신고하면서 유지만하는중.



13. 층간소음 걱정없음.

도시 살때는 층간소음이 은근히 스트레스였음.

잘라고 누우면 윗층에서 애들이 뛰어노는데 작은 소리에도 민감해져서 한시간은 뒤척이다가 자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풀벌레 우는소리, 나무 흔들리는 소리, 바람소리밖에 안남. 



14. 집에서 풀 사운드로 영화볼 수 있음.

LG티비 산 이후로 집에서 풀사운드로 영화틀어놓고 본적이 없는데 시골 와서 진짜 창문이 떨릴 정도로 큰  사운드로 영화틀어놓고 봤음.

ㅋㅋ 얼마나 크나 싶어서 틀어놓은 채로 밖에 나와봤는데 집밖으로 소리 다나오더라.

나와봤자 주변 3키로안에 우리집외에 다른집 없어서 상관없지만 ㅋㅋㅋ 나중에 고물상에서 버려진 전축같은거 주워다가 자체적으로 홈시어터 구축해보려고 하다가 귀찮아서 때려치우고 아직도 전축 스피커만 서있음. 



15. 나만의 세차장 및 헬스장 구축가능

마당에 그냥 비닐하우스나 조립식으로 뚝딱뚝딱 지으면 바로 헬스장이랑 세차장 완료였다.

시골 특징상 차 하부에 흙이 많이 튀어서 세차하려고 세차용품 이것저것 많았는데 집에서 직접 광도 내고 하부세차도 하고 다 가능했었음. 



16. 귀농귀촌으로 자금대출 싸게해줌.

이자가 엄청싼 정부대출 받을 수 있는데 나는 그돈으로 농지사서 농사시작했음. 주변에 보면 버려진 농지 많아서 대충 쇼부치면 땅사는거는 일도 아니었음.

다만 농사일 염두에 두고 농기계출입가능한지, 응달은 아닌지, 물은 잘 오는지, 데꾸빠꾸는 맞는지, 돌이 많이 받히진 않는지, 멧돼지가 자주 다니는 길목은 아닌지등을 잘 봐야함.

농사지으면 일찍일어나야함. 좀 일찍일어나서 대충 밥먹고 일갔다가농사짓고 오후 2시나 3시에 일마치고 들어와서 맨날 스팀겜하고 놀다가 저녁되면 개랑 산책하고 씻고 밥먹고 치우고 

빨래하고 또 스팀겜좀 하면서 친구랑 이야기하고 놀다가 발닦고 자고 그랬는데 개인적으론 큰 불편함 없었고 잘살았던거 같음.




17. 젊은사람 귀농귀촌 모임 많음.

군청 갔을때 귀농귀촌 하려는 사람들 모임있는데 가서 이야기나 해줄수 있느냐 해서 갔는데 귀농귀촌청년모임같은게 있더라고.

생각보다 귀농귀촌하는 젊은사람들로 구성된 모임이 여기저기 많더라.

기술센터가서 썰이나 풀고 하다가 그것도 귀찮아져서 안가긴했는데 그 사람들이랑 친해져서 아직도 몇명은 연락하고 지냄. 



직장댕길때는 인간관계로 인해서 스트레스 심했고 여친 사귀는것도 하나의 스트레스 요소였는데 시골에 있으니 아무도 터치안하고 너무 좋다... 명절에 돈벌은걸로 효도 해드리면 부모님도 산골짝에서 절흉내 내는건 아닌갑다 싶어서 터치안했었음. 


나같이 솔플 라이프 즐기는 사람한테는 나쁘지 않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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