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힘든 것도 있겠지만, 힘든 것보다 조건 자체가 지원자들이랑 좀 안 맞는 조건이더라.
> 추후 창업을 하게 되더라도 최소 5년간 제주도에서 저희와 함께, 제주도를 돈가스의 성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시길 바랍니다.
이게 약간 애매한 문구인데, 설마 연돈에서 5년은 아니더라도 어쨌든 제주도에서 5년동안 장사해야 된다는 이야기인데... 사실 대부분의 지원자가 '몇 달 빡세게 일하면서 노하우 배워서 내 동네에서 < 연돈 2호점 >이름으로 창업하리라' 생각하고 덤벼드는 걸텐데 자기 집 두고 제주도에서 창업해야 된다면 그 자체로 쉬운 이야기가 아니지. 금전적으로나 물리적으로나.
애초에 돈까스가 무슨 그렇게 어마무시하게 배우기 어려운 요리도 아니고, 연돈 역시 가성비가 어마어마한거지, 사실 맛 자체로만 보면 압도적인 맛은 또 아니고. 그냥 조건 자체가 비현실적이라서 떨어져 나가는거.
알바 면접 때 사장이 "오래 할거죠?" 묻는다고 "아니요 한달하고 관둘 겁니다" 대답하는 새끼 한 놈도 없지. 마찬가지야.
게다가 막상 해보니 일은 말도 안되게 빡세고, 급여는 짜고, 정확히 몇 년을 일하면 연돈 2호점 타이틀 쓸 수 있는지 불분명하고(채용공고에서도 이미 그게 불분명함), 또 그때까지도 연돈 돈까스의 인기가 유지될지도 의문이고(만약 한 2~3년 반짝하다가 슬슬 시들해지면 그 사람은 그냥 인생 버린거지), 막상 배워보니 노가다가 핵심일 뿐 뭔가 엄청난 노하우는 따로 없었다고 느꼈다거나(애초에 배우러 가는 사람들도 대부분 요리하는 사람일테니) 하면 관두는 각 나오는거지.
파인다이닝 주방 가면 쌍욕 쳐먹고 심지어 맞고 화상까지 입으면서 밤낮없이 개빡세게 몇 년씩 최저급여로 일하는 사람들도 수두룩한데 단순히 연돈의 노동강도가 높아서 다 튄다고는 좀 믿기 어렵지. (게다가 파인다이닝은 그 자체로 요리계의 경력이 되기도 하는데 연돈은 글쎄)
애초에 '인기 돈까스' 가게에 바라는 수준의 노동강도와 비전에는 한계가 있는건데, 그 이상을 사장이 바라면 모두가 힘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