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간 계좌이체 국세청 자동 보고라는 말의 진실

가족 간 계좌이체 국세청 자동 보고라는 말의 진실

G ㅇㅇ 1 14 01.20 18:36

 

가족 간 돈 거래, 괜히 찝찝한 이유는 다들 한 번쯤 겪어보셨을 겁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주는 건 너무 흔한 일인데, 이상하게 이 주제만 나오면 다들 조심스러워집니다. 현금으로 주면 괜찮은 건지, 계좌이체를 하면 바로 국세청에 찍히는 건지, 나중에 상속세 조사라도 나오면 문제 되는 건 아닌지 이런 고민들 말입니다. 실제로 세무사들한테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 바로 이 부분이라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천만 원 이상 계좌이체를 하면 자동으로 국세청에 보고된다고 알고 계시는데, 이건 정확히 말하면 절반만 맞는 이야기입니다. 천만 원 이상 현금을 출금하면 금융정보분석원, 그러니까 FIU에 보고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계좌이체는 현금 거래가 아니기 때문에 금액이 크다고 해서 자동으로 국세청에 실시간 보고되는 형태는 아닙니다. 국세청이 모든 국민 계좌를 상시로 들여다보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안심해도 되는 건 아닙니다. 세무조사나 상속세 조사, 자금출처 조사가 시작되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때는 정식 절차를 거쳐서 과거 10년치 계좌이체 내역까지 전부 확인합니다. 이 과정에서 돈의 성격이 명확하지 않으면 생활비였던 돈도 증여로 뒤집힐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족 간 계좌이체는 목적에 따라 관리가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세 가지입니다. 생활비나 치료비로 주는 돈, 실제로 빌려주는 돈, 그리고 순수한 증여입니다.

생활비나 치료비는 세법상 비과세입니다. 다만 중요한 전제가 있습니다.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범위여야 하고, 기록이 남아 있어야 합니다. 이체할 때 메모란에 생활비, 병원비, 치료비 정산 같은 내용을 남겨두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몇 년 지나면 당사자도 기억 못 합니다. 실제 상속세 조사에서 피상속인이 돌아가신 뒤 가족들이 이 돈이 뭔지 설명 못 해서 과세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가족 간 돈을 빌려주는 경우는 더 까다롭습니다. 국세청은 가족 간 금전 거래를 기본적으로 증여로 의심합니다. 이걸 증여 추정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빌려준 돈이라면 차용증은 거의 필수라고 봐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확정일자라도 받아두는 게 좋습니다. 공증까지 받으면 가장 좋지만 비용이 부담되면 확정일자만 받아도 입증력은 생깁니다.

이자 문제도 많이들 헷갈려 하시는데, 무이자로 빌려줘도 연 이자 상당액이 천만 원을 넘지 않으면 증여로 보지 않습니다. 현재 법정 이자율이 4.6퍼센트이기 때문에 계산해보면 약 2억 1천7백만 원까지는 무이자 대여도 증여세가 과세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건 이론적인 기준이고, 실제 조사에서는 차용증, 이자 지급, 상환 여부까지 전부 봅니다. 차용증만 써놓고 상환이 없으면 결국 증여로 뒤집힙니다.

계좌이체 목적이 명확한 증여라면 차라리 신고하는 게 맞습니다. 숨긴다고 안전해지지 않습니다. 증여세는 제도를 활용하면 충분히 줄일 수 있습니다. 부모 자식 간에는 10년마다 증여재산 공제가 적용됩니다. 미성년자는 2천만 원, 성년은 5천만 원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태어나서 1살 때 2천만 원, 11살에 2천만 원, 21살에 5천만 원, 31살에 5천만 원을 증여하면 총 1억 4천만 원을 세금 없이 이전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혼인 시점이 겹치면 혼인 증여 공제로 1억 원을 추가할 수 있어서 총 2억 4천만 원까지 비과세로 가능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최저 세율 구간까지 활용하면 더 많은 금액도 가능합니다. 증여세는 1억 원까지 10퍼센트 세율이 적용됩니다. 공제를 고려해서 미성년자 시기에 1억 2천만 원, 성년 이후에는 1억 5천만 원씩 나눠서 증여하면 누적 약 5억 4천만 원을 증여하면서 세금은 약 4천만 원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습니다. 같은 금액을 한 번에 주면 세금이 8천만 원에서 9천만 원 가까이 나옵니다. 차이가 큽니다.

현금 출금 이야기도 많이 나옵니다. 천만 원 이상 현금 출금은 FIU에 보고됩니다. 쪼개서 출금해도 반복되면 의심 거래로 보고됩니다. 여러 은행 계좌를 활용해서 ATM 한도인 600만 원씩 분산 출금하면 형식적으로는 보고를 피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자식이 받은 현금을 계좌에 입금하는 순간 바로 연결됩니다. 현금으로 부동산, 주식, 자동차를 사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결국 생활비로 쓰는 수밖에 없는데, 소비 수준이 소득 대비 과하면 PCI 분석에 걸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금으로 주고받는 방식은 출금도 어렵고, 사용도 어렵습니다. 이럴 바에는 제도 안에서 증여 신고하고, 자금 출처를 깨끗하게 만들어주는 게 훨씬 낫습니다.

자녀 명의 금융상품도 마찬가지입니다. 명의만 빌린 차명이라면 증여가 아닐 수도 있지만, 차명 자체가 증여 추정 대상입니다. 입증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자녀에게 주는 목적이라면 증여로 보고 공제 범위 내에서 진행하는 게 맞습니다. 특히 주식처럼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자산을 일찍 증여하면 효과는 훨씬 커집니다.

가족 간 돈 거래는 숨길수록 리스크가 커지고, 정리할수록 안전해집니다. 현금이 답도 아니고, 무신고가 해법도 아닙니다. 기록, 신고, 분산 증여 이 세 가지만 지켜도 세금 문제로 뒤탈 날 일은 거의 없습니다.

Comments

현금이 답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제일 애매한 방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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