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책감과 도덕적 책임

죄책감과 도덕적 책임

G 파이브 1 30 07.10 06:03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 죄를 짓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마 감성적으로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몰라. 그런데 실제로 그런 주장을 한 철학자가 있어. 바로 피터 싱어라는 윤리학자인데, 그는 우리가 대부분 매순간 도덕적으로 나쁜 일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해. 왜냐하면 죽어가는 사람들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지.

피터 싱어의 논리를 한번 살펴보자. 당신이 어떤 연못가를 지나가는데 물에 빠진 아이가 살려 달라고 소리치고 있어. 그 연못은 깊지 않아서 아이를 구하려고 들어간다고 해도 당신이 위험에 처할 일은 없다는 걸 알고 있지. 당신은 지금 딱히 급한 일도 없고, 귀중한 물건도 지니고 있지 않아. 단지 아이를 구하려고 연못에 들어가면 입고 있는 옷을 버리게 될 뿐이야.

이 상황에서 아이의 처절한 울부짖음을 모른 채 지나친다면, 도덕적 비난을 피할 수 없다는 건 분명해.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당신의 행위가 도덕적으로 잘못됐다고 비난할 거야. 게다가 물에 빠진 아이가 당신의 외면 때문에 죽게 된다면, 당신의 도덕적 책임은 더욱 커질 거야.

지금도 어려움에 처한 나라에서는 수많은 어린이들이 영양실조 등의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어. 당신은 아마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거야. 모든 어린이를 구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몇 명은 구할 수 있다는 건 확실하지.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전화 한 통을 걸거나, 인터넷을 통해 어린이 구호단체에 돈을 기부하는 일뿐이야. 큰 돈이 필요하지도 않아. 당신이 입고 있는 옷을 살 정도의 돈이면 충분히 한 어린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어.

이 경우 만약 당신이 기부를 하지 않는다면, 연못에 빠진 아이를 외면한 것과 똑같은 도덕적 비난을 받을 거야. 죽어가는 아이를 알고도 모른 척했기 때문이지. 

 

더 나아가 기부하는 대신 그 돈으로 옷, 핸드폰, 시계 등의 사치품을 산다면,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행동이야. 그 돈이면 많은 어린이를 살릴 수 있는데, 그 사실을 외면하고 당신의 개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기 때문이지. 이는 마치 중요한 일 때문에 시간이 아까워서 연못에 빠진 아이를 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어.

어떤가? 상당히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는 주장이지 않아? 아마 기부를 성실히 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이 주장을 반박하고 싶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반박할 수 있을까? 그게 과제야. 만약 이 주장을 반박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백화점에서 쇼핑할 때마다 아주 큰 죄책감을 느껴야 할지도 몰라. 그 돈이면 분명히 한 어린이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 텐데, 우리가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으니까.

나는 피터 싱어의 주장을 부분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 우리는 도덕적으로 더 나쁜 사람들이야. 왜냐하면 우리의 능력과 시간, 돈을 도덕적으로 더 중요한 일에 쓸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면서도 모른 척하고 있지 않니? 

 

우리는 그것들을 우리의 욕망을 채우는 데 쓰고 있잖아. 지금 법적인 문제를 따지고 있는 게 아니야. 당연히 내 돈을 내가 원하는 데 쓴다고 해서 누가 잡아가진 않지. 만약 그런다면 그건 오히려 도덕주의 파시즘일 거야.

하지만 어떤 정당성의 문제와 별개로, 도덕적으로 덜 중요한 일에 우리의 자원을 쓰는 것은 비난받기 어려운 행동으로 보이기도 해.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원하는 데 쓰지 말고 전부 다 기부하는 것도 말이 안 되지. 

 

나는 그것이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보상을 인정해 주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건전한 사회 구조를 해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싱어의 주장을 기억하면서 언제나 마음 한켠에 약간의 무게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해외여행에 돈을 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세상에 어려움에 처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만약 더욱 많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그런 생각을 품고 살아간다면, 그것이 씨앗이 되어 실제로 선한 행동도 많이 발생하고 세상도 더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믿어.

Comments

그 아이 목숨을 구하는게 도덕적인 일이 맞을까?
지구의 입장에서 보면 100억명이나 되는 인구가 줄어야 오히려 건강해지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