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돈이 안 모이는 이유를 늘 바깥에서 찾았습니다. 월급이 적어서 그렇고, 타이밍이 안 좋아서 그렇고, 시장이 나빠서 그렇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이상할 정도로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조금 잘되면 꼭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고, 큰돈이 생기면 어김없이 빠져나갈 일이 생겼습니다.
그때부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항상 이 수준에서 멈출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더 잘될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었고, 정보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늘 비슷했습니다. 결국 문제는 환경이 아니라, 제 안에 이미 고정돼 있던 기준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돈에 대한 기준값을 가지고 삽니다. 이 정도면 나답다, 이 정도가 내 분수다 같은 선이 무의식에 박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선을 조금이라도 넘으면 불편해지고, 스스로 다시 끌어내리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씀씀이가 갑자기 커지거나, 굳이 안 해도 될 소비를 하거나, 집중하던 일을 중간에 놓아버리는 식입니다.
이걸 깨닫게 된 계기가 하나 있었습니다. 집에서 요리할 때 항상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는 습관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하고 있었는데, 이유를 따져보니 그냥 어릴 때부터 봐왔던 방식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방식에는 특별한 의미가 없었습니다. 환경 때문에 생긴 습관이었을 뿐이었습니다. 돈에 대한 태도도 똑같았습니다. 부모 세대에서 보고 자란 방식, 주변에서 흔히 보던 태도가 그대로 제 기준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과부터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통장 잔고, 수입과 지출, 소비 습관, 투자할 때의 태도, 돈 앞에서의 감정 반응까지 전부 살펴봤습니다. 그러고 나니 제가 어떤 돈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가 너무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돈을 다루는 방식이 늘 급했고, 오래 가져가는 걸 불안해했고, 안정이라는 명목으로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준은 자동으로 작동합니다. 마치 온도 조절기처럼 말입니다. 잠깐 수입이 늘어도, 운 좋게 돈이 들어와도, 결국엔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가게 만듭니다. 문제는 돈이 아니라 기준값입니다. 기준을 바꾸지 않으면, 어떤 행동을 해도 결과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저는 행동보다 먼저 생각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돈에 대해 떠오르는 첫 반응부터 점검했습니다. 이건 나랑 안 맞아, 이건 위험해, 이 정도면 충분해 같은 말들이 자동으로 튀어나오는 걸 그냥 두지 않았습니다. 대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조금씩 위로 올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감정이 달라지고, 감정이 달라지면 행동이 바뀝니다. 행동이 바뀌면 결과는 따라옵니다. 이 순서는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결과를 바꾸고 싶다면, 생각부터 손봐야 합니다. 다른 선택지를 떠올릴 수 있어야, 다른 행동이 나옵니다.
돈 문제로 계속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저는 그 사람이 게으르거나 능력이 부족해서라고 보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자기 기준을 한 번도 의심해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어떤 돈 기준을 가지고 살고 있는지조차 모른 채, 열심히만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저는 돈을 벌기 전에, 돈을 대하는 제 태도를 먼저 봅니다. 얼마를 벌 수 있느냐보다, 어디까지를 내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입니다. 기준이 바뀌지 않으면, 인생도 그 선을 넘지 않습니다.
당장 큰 변화가 없어 보여도 상관없습니다. 기준을 조정하는 순간부터, 흐름은 이미 바뀌기 시작합니다. 저는 그렇게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