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망했다는 말이 입에 달라붙을 때가 분명히 온다. 돈이든, 일자리든, 인간관계든 하나쯤은 꼭 터진다. 크게 망한 사람도 있고, 지금 막 망해가는 중인 사람도 있고, 솔직히 말해서 이대로 가면 망하겠다는 예감 때문에 잠 설치는 사람도 많다.
근데 나는 망했다는 표현 자체가 좀 틀렸다고 본다. 정확하게 말하면 지금까지는 망했다가 맞다. 이 말 하나 빠지면 인생 해석이 완전히 달라진다.
대부분은 망했다는 상태를 최종 결과처럼 받아들인다. 그래서 거기서 멈춘다. 다시 할 생각을 안 한다. 사실 못 하는 게 맞다. 자존감이 박살 나 있고, 손에는 상처만 남아 있고, 마음은 이미 몇 번을 접은 상태니까. 근데 성공이라는 건 애초에 한 번에 깨지는 게 아니다. 바위 같은 거다. 전력으로 몇 번 내려친다고 부서질 재질이 아니다. 조금씩, 오래, 계속 두드려야 금이 간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착각하는 지점이 여기다. 풀파워로 몇 번 해보고 안 되면 이건 내 길이 아니라고 결론 내린다. 손 아프고, 피 나고, 체력 다 빠지면 거기서 끝이다. 근데 그 상태는 망한 게 아니라 그냥 과정 중간이다. 계속 안 했기 때문에 망한 걸로 남는 거다.
비틀즈 얘기 다들 알잖아. 음반사 50군데에서 거절당했다는 거. 그냥 숫자로 들으면 대단하다에서 끝난다. 근데 그게 내 인생이라고 생각해보면 20번만 거절당해도 이미 자존심 박살 난다.
30번 넘어가면 이 바닥 나랑 안 맞는다고 말하기 시작하고, 40번이면 주변에서 말린다. 그 시점의 비틀즈는 명백하게 망한 밴드였다. 결과만 보면 전설이지만, 과정만 떼어놓고 보면 실패 덩어리였다.
에디슨도 마찬가지다. 전구 하나 만들겠다고 1만 번 넘게 실패했다. 이건 의지가 세다는 말로 포장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그냥 미친 수준이다.
보통은 100번도 못 버틴다. 링컨도 그렇다. 파산하고, 사랑하는 사람 잃고, 선거 나갈 때마다 떨어지고, 정신까지 무너졌다. 그때 기준으로 보면 성공 인생이라고 부를 구석이 없다.
근데 이 사람들 공통점이 하나 있다. 계속했다는 거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아무 생각 없이 똑같은 짓을 반복했다는 게 아니다. 계속하면서 바꿨다.
방식도, 접근도, 말하는 방법도 전부 바꿨다. 에디슨이 1만 번 동안 같은 실험만 했을 리 없다. 비틀즈도 같은 말로 50번 문전박대 당하지 않았을 거다.
망하면 망할수록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는 말이 그냥 정신승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근데 계산해보면 맞는 말이다. 비틀즈는 49번째 거절까지 왔을 때, 그 다음은 성공 아니면 실패 둘 중 하나였다. 확률이 50퍼까지 올라간 상태였다. 제일 많이 망했을 때가 제일 성공에 가까웠던 순간이다.
문제는 우리는 거기까지 안 간다는 거다. 10번 망하고 포기한다. 20번 실패하고 방향 틀어버린다. 그러고 나서 인생이 망했다고 말한다. 사실은 망한 게 아니라 그냥 중간에서 내려온 거다.
갓생이 뭔지 정확하게 정의할 수는 없지만, 하나는 확실하다. 지금까지 원하는 결과를 못 얻었다면, 다시 하는 게 맞다. 계속하는 게 맞다.
망했다는 생각이 들 때야말로 멈출 타이밍이 아니라, 방식을 바꿔서 다시 시작할 타이밍이다. 여기서 멈추면 진짜 망한 거고, 다시 하면 아직 진행 중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