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지 않는 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질리지 않는 매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G 달팽이 1 546 04.13 03:34

매력 없는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외모도, 말투도 아니야.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상대방의 에너지를 지나치게 소모하게 만든다는 점이야. 겉으로는 배려하고 존중하는 척하지만, 실상은 상대에게 너무 많은 걸 맡겨버리는 경우가 많지. 

 

이게 왜 문제냐면, 사람은 기본적으로 '내가 도움받을 수 있거나, 배울 수 있거나,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껴. 그런데 배울 것도 없고, 주관도 없고, 자꾸만 판단을 대신 요구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만나면 피곤해지기만 해.

이걸 더 쉽게 설명해 보자. 친구들 사이에 ‘도구’라는 가상의 인물이 있다고 해보자. 도구는 언제 어디서든 부르면 바로 튀어나와. 전화하면 "내일 시간 돼?" 라고 물을 필요도 없어. 그냥 온다는 걸 아니까. 

 

근데 어느 날 불렀더니 목발을 짚고 나오는 거야. "왜 아픈데 나왔어?" 하니까 “너네밖에 친구가 없어서 안 오면 안 될 거 같았어”라고 해. 미안해서 뭐 먹고 싶은지 물어봤더니 “아무거나 좋아, 너랑 식성 비슷하잖아” 이래. 그래서 아구찜을 갔는데, 결국 콩나물만 집고 있어. 맛이 비린데 그냥 참고 먹는 거래.

이런 친구, 겉으로 보면 배려심 많은 사람 같지만 실은 상대방을 엄청 부담스럽게 만들어. 뭘 좋아하는지도 안 말해, 식당도 내가 다 알아보고 정해야 해, 무슨 얘기 해도 본인 의견이 없어. 그럼 점점 이 친구와의 만남이 에너지를 충전하는 자리가 아니라 에너지를 빼앗기는 자리가 되는 거지.

그러면 이런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누구일까? 딱 한 부류 있어. 악한 사람들. 남을 이용하려고 들고, 지시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야. 자기가 군림하고 싶은 사람들은 도구 같은 사람을 딱 알아보고 붙잡아. 눈치 보고, 시키는 대로 하고, 의심하지 않고 따르는 사람 말이야.

혹시 이런 이야기 들으면서 “나 얘기하는 건가…” 싶은 사람도 있을 거야. 그런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 네가 지금 상상하는 ‘최악의 상황’은 사실 대부분 일어나지 않아. 

 

“이 말 했다가 손절 당하는 거 아니야?”, “나 싫어할 거 같은데?” 같은 불안은 그냥 내 안에서 만들어진 생각일 뿐이야. 그 음식 싫다고 말한다고 해서 아무 일도 안 생겨. 오히려 대다수 사람들은 확실하게 자기 생각 말하는 사람을 더 편하게 느껴.

때론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혼자 지내는 게 훨씬 편할 때도 있어. 그렇게 자기만의 시간을 갖다 보면, 신기하게도 오히려 그 자유롭고 단단한 분위기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다가와. 모든 사람에게 맞추려 애쓰지 말고, 그 에너지를 가족이나 진짜 소중한 사람에게 쓰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자존감이 생기고 나 자신이 편안해지면, 그때부터는 내가 원하는 관계에 스스로 다가갈 수 있어. 근데 여태 눈치만 보며 살던 사람이 갑자기 매력을 발산할 수 있을까? 쉽지 않아. 그래서 내 안의 콘텐츠를 쌓아야 해.

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 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서 디카프리오가 “이 펜을 나에게 팔아보세요”라고 하잖아. 대부분의 사람은 “이건 고급 펜이에요” 이런 식으로 설명해. 

 

하지만 진짜 영업 고수는 이렇게 말해. “여기 이름 좀 적어주시겠어요?” 상대가 “펜이 없는데요”라고 말하자, 그제야 펜이 필요한 상황이 생긴 거지. 매력도 똑같아. 내가 특별하고 고급인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가 나를 필요로 하게 만드는 상황을 만들어야 진짜 매력이야.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선 희소성이 필요해. 모두가 하는 걸 따라 하며 열심히 노력해도, 차별화가 되지 않으면 매력은 그리 높아지지 않아. 요즘 다들 하는 게임, 골프, 여행 자랑… 이건 평준화된 콘텐츠야. 다 하는 거니까 매력적이지 않아. 근데 ‘책 읽기’는 어떨까?

주변에 책 읽는 사람 많아? 많지 않지. 서점에 가서 책 한 권 읽는 거, 진짜 별 거 아닌데 막상 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 그 한 권이 대화를 풍부하게 만들어 주고,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도 센스 있게 보이게 해. 예를 들어 “어제 서점 들렀는데 요즘 기록에 관한 책이 많더라” 이렇게 말하면 그 자체로 좀 다르게 느껴지지?

가성비 좋은 콘텐츠, 그게 바로 책이야. 내가 가진 이야기가 게임, 유튜브, 군대 이야기뿐이라면, 새로운 사람 만날 때마다 똑같은 얘기 반복하게 돼. 그럼 당연히 질리겠지. 하지만 책을 읽고, 남들이 잘 하지 않는 것들에 조금만 발을 담그면, 평범한 대화 속에서도 **‘오, 쟤 뭔가 다르다’**라는 인상을 줄 수 있어.

다만 주의할 점이 있어. 내 매력을 다 드러내 버리면, 그다음부터는 질리기 시작한다는 거야. 스마트폰 신제품이 매 시즌 조금씩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이유가 뭔지 생각해봐. 한 번에 다 보여주면 다음 시즌엔 기대가 없거든. 사람도 마찬가지야. 너무 빨리 나를 다 보여주지 마. 조금씩 꺼내 보여주고, 뒤에서는 계속 나를 갈고닦는 거야.

진짜 매력은 ‘힘을 숨긴 찐따’ 스타일이야. 능력이 있으면서도 굳이 자랑하지 않는 태도, 필요할 때만 슬쩍 보여주는 여유. 그런 사람에게는 계속해서 기대하게 돼. ‘얘 다음엔 또 뭘 보여줄까?’ 하면서 말이야.

중요한 건, 내 안을 계속 채우는 동시에, 모든 걸 다 주지 않는 절제야. 그 두 가지를 균형 있게 해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은 널 보면서 이렇게 생각할 거야. “와, 저 사람은 능력도 있는데 배려까지 하네.” 이게 바로 진짜 질리지 않는 매력이지.

Comments

한국인은 착하면 일단 매력없다고 여기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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