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요원 명단 유출은 그냥 정보 사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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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요원 명단 유출은 그냥 정보 사고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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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터진 정보사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걸 단순히 군 내부 보안 사고라고 부르면 안 된다. 이건 사실상 사살 명단을 적국에 넘긴 거랑 다를 게 없다. 코드명부터 실명, 얼굴 사진, 활동 국가, 위장 직업, 심지어 차량 정보까지 한 번에 넘어갔다. 이 정도면 요원을 보호하던 모든 장치가 동시에 무너진 거다.

더 끔찍한 건 해킹이 아니라 내부자였다는 점이다. 20년 근속한 군무원이 고작 1억 6천만 원 받고 이 짓을 했다. 외부에서 뚫린 게 아니라 안에서 문을 열어준 거다. 수십 년 쌓아온 정보망이 하루 아침에 무너졌고, 현지에 남아 있던 협조자들은 지금도 생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블랙 요원이 뭔지 제대로 알아야 이 사건의 무게가 느껴진다. 이 사람들은 공식 신분이 없다. 외교관도 아니고, 문제가 생겨도 정부가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업가, 유학생, NGO 활동가로 위장해서 수년, 길게는 수십 년을 버틴다. 들키는 순간 보호는 없다. 잡히면 그냥 끝이다.

이런 사람들 명단이 통째로 넘어갔다는 건, 상대 입장에서 너무 친절한 선물이다. 이름만 아는 게 아니다. 얼굴을 알고, 생활 패턴을 알고, 차량 번호까지 안다. 이건 작전 실패 수준이 아니라 인적 자산 전멸이다.

이번에 급히 요원들을 철수시켰다고 해서 문제가 끝난 게 아니다. 오히려 그게 두 번째 타격이다. 현지에서 함께 일하던 협조자들 입장에서는 바로 신호가 온다. 저 사람들이 요원이었구나. 그 순간부터 체포, 고문, 처형 위험이 시작된다. 정보 요원 하나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중심으로 연결된 인간 관계 전체가 붕괴된다.

인적 정보는 위성이나 도청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김정일이 쓰러졌을 때 양치질이 가능하다는 정보 같은 건 현장에 사람이 있어야만 나온다. 이런 정보 하나를 얻기 위해 몇 년을 공들인다. 이번 사건으로 그런 망이 통째로 날아갔다.

더 소름 돋는 건 유출 방식이다. 개인 노트북에 옮기고, 중국 클라우드에 올리고, 게임 음성 메시지 기능으로 전달했다. 나중에 해킹당했다고 주장했지만, 그 전에 이미 모든 선을 넘었다. 고위급 정보를 개인 장비로 옮긴 순간 변명의 여지는 없다.

이 사건이 밝혀진 것도 아이러니하다. 우리 쪽에서 북한 위장 서버를 역추적하다가, 거기서 우리 블랙 요원 명단을 발견했다. 이게 왜 여기 있지라는 순간부터 내부 색출이 시작됐다. 조직 전체가 뒤집혔을 거다.

돈이 동기였다. 1억 6천. 적지 않은 돈이지만, 국가 기밀 가격치고는 말도 안 되게 싸다. 비슷한 사례는 이미 있었다. 수천만 원에 군사 기밀이 거래되는 형태다. 더 문제는 법이다. 제3자를 끼고 넘기면 간첩죄 적용이 애매하다. 북한은 이 허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이게 처음도 아니다. 과거에도 요원 한 명의 노출이 어떤 지옥으로 이어지는지 우리는 이미 봤다. 현지에서 신뢰했던 사람에게 신분이 새어나가고, 가족을 볼모로 잡히고, 고문과 협박 속에서 인간으로서 선택지를 박탈당한 사례들. 정보 요원에게 가장 무서운 건 총알이 아니라 배신이다.

지금 법과 제도는 이런 현실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간첩의 개념은 여전히 냉전 시대에 머물러 있고, 적은 우회하고 분산해서 움직인다. 정보는 국경을 가리지 않는다. 그런데 법은 여전히 국경에 묶여 있다.

이 사건의 본질은 이거다. 국가는 이름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위험한 일을 맡겨 놓고, 정작 그들을 지켜줄 최소한의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그 대가를 요원들과 협조자들이 대신 치르고 있다.

이 사람들은 훈장도 못 받을 수 있다. 가족에게도 자기 일을 말 못 한다. 죽어도 기록에 남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그 명단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됐다면, 그건 개인의 배신을 넘어 국가의 책임이다.

이 사건은 끝난 게 아니다.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이름 없이 움직이고 있다. 그들이 다음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이번 일은 반드시 끝까지 파고들어야 한다. 감정적인 분노가 아니라,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는 방향으로 말이다.

1 Comments
익명9 01.22 14:43  
1억 6천에 수십 년짜리 인적 자산을 날렸다는 게 말이 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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