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사태 터지고 알리, 테무가 오히려 망한 이유
쿠팡 개인정보 터졌을 때 다들 똑같은 생각했을 거다. 이 정도면 이용자 대거 빠질 거고, 그 빈자리 알리나 테무 같은 데서 다 먹겠지 싶었을 거다. 나도 솔직히 그렇게 봤다. 가격 싸고 물량 밀어붙이는 데는 중국 플랫폼이 워낙 전통 강자니까 말이다. 근데 결과는 완전 반대였다. 쿠팡에서 빠져나간 사람 수보다, 중국 플랫폼에서 빠져나간 사람이 더 충격적이었다.
데이터 까보니까 진짜 웃기다. 쿠팡은 한 달 사이에 100만 명 넘게 빠졌는데, 그 와중에 알리 이용자는 17퍼센트가 증발했다. 테무는 더 심각해서 결제 건수가 반토막 수준이다. 이건 단순히 사람들이 앱 안 들어간 게 아니라, 들어가도 지갑을 안 연다는 얘기다. 구경만 하고 나오는 거다. 이쯤 되면 반사이익은커녕 역풍 맞은 거다.
이유가 뭐냐고 물으면 답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이번 쿠팡 사태가 단순한 서비스 사고가 아니라 개인정보 문제였다는 거다. 거기에 중국 국적 직원 얘기까지 얹히면서, 소비자 머릿속에 딱 하나로 정리돼버렸다. 개인정보 유출 위험과 중국 플랫폼. 이 조합이 찍힌 순간 게임 끝난 거다. 정보 털릴까 무서워서 쿠팡 나왔는데, 그 다음 선택지가 알리나 테무일 수가 있겠냐.
게다가 이 불신은 하루아침에 생긴 게 아니다. 알리도 예전에 보안 문제로 과징금 맞았고, 테무도 비슷한 전력 있다. 평소엔 그냥 찝찝한 정도였던 게, 이번 쿠팡 사태로 한 번에 터진 거다. 사람들 생각보다 단순하면서도 냉정하다. 한 번 위험하다고 인식되면 가격 아무리 싸도 바로 손절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진짜 결정타는 제품 안전성이었다. 화장품, 주방용품, 생활용품 이런 거 조사했는데 가짜가 줄줄이 나왔다. 그것도 그냥 짝퉁 수준이 아니라 성분 자체가 문제 있는 것들이다. 피부 뒤집어지고, 정수기 필터는 물만 통과시키는 깡통 수준이라는 얘기 나오니까 분위기 바로 얼어붙었다. 이건 가성비 문제가 아니다. 몸에 닿고 입에 들어가는 건 선 넘으면 끝이다.
중국 플랫폼 앱 써본 사람은 알 거다. 열자마자 팝업 폭탄, 룰렛, 초대 이벤트, 뭔 게임하듯이 유도하는 화면. 처음엔 싸니까 참고 쓴다. 근데 그게 반복되면 그냥 피곤해진다. 쇼핑은 편하려고 하는 건데, 오히려 체력 빨린다. 거기에 배송은 여전히 오래 걸리고 품질은 복불복인데, 환율 오르니까 예전만큼 싸지도 않다. 이러면 굳이 위험 감수할 이유가 없다.
그래서 쿠팡 떠난 100만 명이 어디 갔냐면, 의외로 답은 국내 플랫폼이었다. 그중에서도 네이버가 제일 크게 먹었다. 이미 쓰던 서비스고, 검색부터 결제까지 손에 익어 있으니까 진입 장벽이 없다. 거기에 컬리랑 손잡고 새벽배송까지 붙이니까 쿠팡 쓰던 사람들 입장에선 대체재로 딱 맞았다.
11번가나 지마켓 같은 곳도 슬금슬금 살아났다. 특히 11번가는 이용자랑 결제 둘 다 확실히 튀었다. 이게 의미하는 게 크다. 예전엔 무조건 싸고 빠른 게 최고였는데, 지금은 조금 느리고 조금 비싸도 괜찮으니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데로 가겠다는 흐름으로 바뀐 거다. 소비 기준이 바뀐 거다.
중국 플랫폼들이 한국 시장을 너무 얕봤다. 가격 하나면 다 뚫릴 거라고 본 거다. 근데 한국 소비자들 기준은 생각보다 훨씬 까다롭다. 개인정보, 제품 안전, 서비스 신뢰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삐끗하면 바로 등 돌린다. 이번 사태는 그게 아주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건이다.
쿠팡은 타격 입었지만, 중국 플랫폼은 그 충격을 그대로 흡수해버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국내 플랫폼들이 숨통을 틔웠다. 결과적으로 보면 이커머스 판이 더 건강해졌다고 봐도 된다. 이제 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준은 싸냐 안 싸냐가 아니다. 믿을 수 있냐 없냐다. 이거 모르면 앞으로도 계속 털릴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