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9일차...경비는 매우 편한 직종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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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9일차...경비는 매우 편한 직종이였다

익명7 0 3818 0 0

 

아파트 경비 취직한지 9일차다.

이제 일도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우한 폐렴 때문인가.....

최근 경비가 할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방문객도, 찾아오는 입주민도 별로 없다.

택배도 별로 맡기지 않는다.

 

옛날에는 경비실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

 

이정도면 사실상 얼굴마담으로 뽑은 것 같다.

4차산업이니, AI니 하는데 조만간 경비 자리도 모두 없어지지 않을까?

 

아줌마들이 가끔 먹을 껄 가져다 주곤 한다.

공장에서 나온 포장이 된 거라면 먹겠는데,

아줌마들이 주는건 이상하게 찝찝해서 받으면 다 버린다.

 

혹시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줌마들이 밤에 부르는 건 아닐까 상상했는데,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만약 부르면 스폰 요구해볼까 생각도 했다.

 

니들도 최하위 직업하면 체면이고 뭐고 눈에 보이는게 없어질꺼다.

그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처럼 막장짓은 하지 않겠지만,

나의 자존심은 이미 밑바닥 끝 어둠의 심연에 가라앉은걸 느낀다....

 

내가 맡은 곳은 하나의 동이고, 약 500세대 가량 있는 곳이다.

 

나는 여기서 무려 16시간을 지킨다. 

이후 7시간 취침을 한 뒤, 교대를 하고 집에 간다.

 

16시간동안 나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다.


어느덧 내 폰에는 이런 저런 게임들이 많이 깔리기 시작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다

16시간동안

 

아무도...

 

나는 누굴까? 철학적인 생각도 잠깐 하게 된다. 

 

이전에 공장에서 3시간 일하고 십분 쉬고 하던 것이 생각난다.

월급은 같은데 난 왜 공장에서 뺑이를 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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