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기본적으로 회피 본능을 가지고 있어요. 쉽게 말해 자신의 단점을 숨기려는 본능인데, 이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나타나는 현상이죠. 물론 보정 없이 사진을 올리는 사람도 있지만, 20대와 30대에서는 극소수에 불과해요.
인스타그램 같은 SNS는 본인의 일상을 업로드하기 때문에 얼굴이 노출될 수밖에 없어요. 이런 회피 본능은 보정을 통해 나타나게 되죠. 팔자주름, 사각턱, 피부 톤, 여드름, 기미, 잡티 등을 감추려는 형태로 나타나요. 심지어 다리를 늘려 남자는 183cm, 여자는 170cm으로 보이게 하려는 사람도 많아요.
문제는 여기서 나타나요. 보정이 일상이 되고 익숙해지면, 거울을 통해 보는 내 얼굴과 신체에 괴리감을 느끼게 돼요. 현실의 내가 초라해지고 작아지는 감정을 경험하는 사람도 많고, 심하게 나아가면 리플리 증후군이 발현될 수도 있어요.
사실 신체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회피 본능은 다양하게 나타나요. 예를 들어, 3년 준비한 자격증 시험 기간을 1년 6개월로 줄여 말하거나, 운전면허 시험에 여러 번 낙방했지만 한 번에 합격했다고 말하는 경우죠. 어릴 때 운동을 잘했다는 등의 이야기도 있어요.
앞서 말한 회피 본능과 동시에 사람들은 기대 본능도 가지고 있어요. 본인이 학습한 결과 그 이상을 기대하는 보상 심리가 있기 때문이죠. 사진을 통해 50의 만족감을 느꼈다면, 보상 심리와 기대 심리로 현실에서는 60이나 70을 기대하게 돼요. 그러나 실제로 실물을 보게 되면 그 기대는 처참하게 낮아져 다양한 형태의 반응으로 나타나요. 분노, 우울, 비난 등의 감정으로 말이죠.
이렇게 상처를 받는 것보다는 현실의 나를 이해하고 사랑하며 과한 보정은 지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해요. 어차피 사람의 실물은 한 번쯤은 무조건 보게 되거나 노출되니까요.
인스타그램, 틱톡 등 SNS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모두, 보정과 필터로 꾸민 온라인상의 내 모습보다는 현실의 내 모습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보자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