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 9일차...경비는 매우 편한 직종이였다
아파트 경비 취직한지 9일차다.
이제 일도 어느정도 익숙해졌다.
우한 폐렴 때문인가.....
최근 경비가 할 일은 많지 않아 보인다.
방문객도, 찾아오는 입주민도 별로 없다.
택배도 별로 맡기지 않는다.
옛날에는 경비실 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하는데....
이정도면 사실상 얼굴마담으로 뽑은 것 같다.
4차산업이니, AI니 하는데 조만간 경비 자리도 모두 없어지지 않을까?
아줌마들이 가끔 먹을 껄 가져다 주곤 한다.
공장에서 나온 포장이 된 거라면 먹겠는데,
아줌마들이 주는건 이상하게 찝찝해서 받으면 다 버린다.
혹시 만화에 나오는 것처럼 아줌마들이 밤에 부르는 건 아닐까 상상했는데,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만약 부르면 스폰 요구해볼까 생각도 했다.
니들도 최하위 직업하면 체면이고 뭐고 눈에 보이는게 없어질꺼다.
그 구급차 막은 택시기사처럼 막장짓은 하지 않겠지만,
나의 자존심은 이미 밑바닥 끝 어둠의 심연에 가라앉은걸 느낀다....
내가 맡은 곳은 하나의 동이고, 약 500세대 가량 있는 곳이다.
나는 여기서 무려 16시간을 지킨다.
이후 7시간 취침을 한 뒤, 교대를 하고 집에 간다.
16시간동안 나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인사하는 것 이외에는 할 일이 없다.
어느덧 내 폰에는 이런 저런 게임들이 많이 깔리기 시작한다.
아무도 찾지 않는다
16시간동안
아무도...
나는 누굴까? 철학적인 생각도 잠깐 하게 된다.
이전에 공장에서 3시간 일하고 십분 쉬고 하던 것이 생각난다.
월급은 같은데 난 왜 공장에서 뺑이를 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