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죽음

아버지의 죽음

G 렌탈안구 0 4,218 2020.12.13 01:06

아버지가 사기를 당했다. 아버지 친구의 말에 속아 투자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그 때문에 온 가족이 거리에 나앉기 일보직전이 되었다.

나와 오빠는 학교를 빠지면서까지 아르바이트를 해 집에 생활비를 보탰다.

그렇지만 크게 무너진 집안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아버지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그 이후 우리집은 암울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알았는지 아버지 친구는 우리 집에 와서 머리를 조아리고 사죄했다.

엄마는 매몰차게 거절했고, 오빠는 야구배트로 아저씨를 흠씬 두들겼다.

아저씨는 그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우리집 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다.

다른 변명같은 것도 없고 그저 죄송합니다. 라고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동정할 필요 없어! 아버지가 죽었다고!]



오빠는 언제나 그렇게 소리질렀다. 나도 처음에는 증오와 원망을 쏟았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 같았다.

속죄를 하듯 항상 얻어맞을 걸 알면서도 매일매일 집 앞으로 오는 것이 어딘가 불쌍해 보이기도 했으므로‥‥.

게다가 급속도로 쇠약해져가는 얼굴을 보고있자니 모두들 견딜 수 없는 기분이 되어가고 있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던 날, 오빠는 이전보다 훨씬 더 그를 흠씬 때렸다.



[우린 당신을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

[당신은 살아서 우리집에 한 발자국도 들일 수 없어! 용서할 수 인간 같으니!]



그 이후로 약 일주일간 그 아저씨는 집에 사과하러 오지 않았다.

나는 중상이라 입원했다고 생각했지만 엄마와 오빠는 제 풀에 지쳐 포기한 모양이라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러던 어느날 꽤나 묵직하고 큰 상자가 집에 배달되었다.

보내는 사람 이름에는 그 아저씨의 이름이 쓰여있었다.

이런걸 보내봤자 아무 소용 없는데‥‥. 대체 무엇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상자의 포장 끈을 자르려는데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포장 끈 사이로 작은 편지가 끼워져 있던 것이었다.



[지금이라면 용서 받을 수 있습니까?]



그렇다면, 상자 안에 있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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