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이 고도로 발전하면 인류는 행복할까?

문명이 고도로 발전하면 인류는 행복할까?

G 벨비디어 0 4,687 2020.10.30 20:57


 

인류의 역사는 문명의 역사이다. 인류만큼 지구상에 문명의 꽃을 피운 생명체가 있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주거 환경 한 가지만 보더라도 금석지감을 금할 수가 없다.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인류의 주거는 주로 동굴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인류학자들은 동굴 속에서 인류가 살았던 흔적으로 신, 구석기 시대의 석기들을 발견해 내고 있으며 때로는 두개골의 파편을 찾아내 원인(原人)들이 오늘날 인류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규명해 내고 있다.

건축술의 발달은 서서히 완만한 듯 하면서도 현대 산업기술이 급진적으로 발전하면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다. 높이와 넓이에서, 그리고 건축의 기하학적 외양과 고도의 기술적인 내부 기능과 함께 온갖 편의성을 생각해 볼 때 과거의 인류라면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극치의 경지에 도달해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현재 지구상에는 원시시대의 주거환경과 거의 다를 바 없는 지역과 아울러 중간적인 단계를 거처서 고도의 발단된 모습까지 모든 단계가 지역별로 동시에 존재하고 있다.

 

고대로부터 인류는 끊임없이 주거환경을 개선해 왔는데 그것은 ‘발전’이라는 말로 정의되어 왔다. 그러나 발전이니 발달이니 개발이니 하는 개념은 인류문명의 외형적인 모습을 표현하는데 불과한 것이었다. 그것은 왜냐하면 부단히 발전해온 주거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발전과 비례해서 행복했느냐는 문제에 부닥치기 때문이다.

좀더 편리하게 좀더 안락하게 좀더 문화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우리의 주거는 발전을 거듭해 온 것이 사실이다. 삶의 원천이 행복에 있다면 과연 외형적으로 화려하고 편리한 주거가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 의아할 뿐이다.

이것은 인류 문명의 발달과 물질적인 욕구가 삶의 원천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집의 크고 작음이, 집의 화려함과 소박함이 결국 그 집에 사는 사람의 행복을 결정적으로 좌우하지 못 한다는 뜻이다.

누구나 부유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부유한 것이 삶의 행복을 보장한다고 믿는다면 그 부유함을 위한 모든 노력과 시간은 허무한 결과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어떤 지인은 이렇게 말했다.


"수년 전 밴쿠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정말 화려하고 거대한 저택을 직접 설계해서 지어보았습니다. 실내 수영장이 있는 커다란 거실에 앉아서 멀리 베이커산을 바라보고 정원에서 뿜어 나오는 분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마음은 갑자기 울울하고 무거워졌습니다.

남들은 다 좋은 집에 산다고 부러워하는데 자신은 도무지 허망한 기분에 사로잡혀 한동안 도리어 우울증으로 고생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 집의 반의 반짜리 조촐한 집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집의 크기가 삶의 행복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유엔에서는 각 국의 행복지수를 측정해서 매년 발표하고 있다.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느냐를 지수화한 것이다. 그런데 외형적으로 못 사는 나라의 사람들이 도리어 더 행복을 느끼며 산다는 것이다.

그 주된 원인은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은 더 잘 사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며 살기 때문에 더 가져야겠다는 욕구에 사로잡히게 되고 또한 상대적인 빈곤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에 못 사는 나라 사람들은 물질적인 생활에 매달리지 않기 때문에 도리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생활을 하며 서로 돕고 정을 나누며 살게 되며 또한 자기 보다 잘 사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더 갖기를 갈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탄이라는 나라는 인도북부 히말라야산맥의 밑자락에 위치한 인구 100만에 불과한 작은 왕국이다. 외형적으로 보면 아주 못 사는 나라에 속한다.

상하수도 시설은 물론이고 전기도 별로 공급되지 않아 거의 등잔불을 밝히고 도로가 제대로 없는 것은 말할 것 없고 교통수단도 아주 열악하기 그지없다.

이런 나라에 영어선생을 구한다는 한 줄의 광고를 보고 캐나다 동부에서 대학을 나오고 결혼을 앞두었던 제이미 제파라는 20대 초반의 아가씨가 자원을 하게 된다.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문명세계의 온갖 혜택을 맛보며 살아온 한 서양여성이 벽은 낡아 떨어지고 벼룩과 이가 득실거리는 집에서 수돗물도 나오지 않고 등잔불을 밝혀야 하는 비문명의 생활을 견디며 시골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생활 속에서 제이미는 과거 자기가 영위해온 생활이 너무 불필요하고 혼란스럽고 수고스러운 일들 속에 묻혀 있었다는 것을 절감하게 된다. 제이미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라는 책을 통해서 그곳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커다란 깨달음을 안겨주는 땅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

"내가 이곳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모든 것에 이음매가 없다는 것이다. 난 숲을 지나서 마을로 걸어 나왔다. 거기에는 어떤 차이나 구별도 없었다. 나는 한 순간 자연 속에 있고 다음 순간 문명 속에 있었다. 집들은 진흙과 돌과 나무로 지어지고, 그 재료들은 주변의 땅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어떤 것도 특별히 두드러지지 않고, 어떤 것도 눈에 거슬리지 않았다."

제이미는 비문명의 그 땅과 사람들을 사랑하게 되었다.


"떠나는 것은 꿈에서 깨어나는 것과 같을 것이다. 나는 생각했다. 다시는 이처럼 강렬하고 멋진 꿈을 꿀 수 없을 거라고. 깨어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떠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여기서 충분히 살 때까지, 이곳이 나의 피와 뼈와 세포에 스며들 때가지, 이곳이 내 안을 가득 채우고 나를 변화시킬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 뒤에도 떠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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