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여자친구가 계속 SNS로 메시지를 보낸다

죽은 여자친구가 계속 SNS로 메시지를 보낸다

19 제로콜라 0 4,098 2020.10.25 18:16

 

내 죽은 여자친구가 페이스북으로 계속 메시지를 보내. 

스크린 샷도 찍었다고. 정말 뭘 해야될지 모르겠어.




방금 다른 메시지를 받았는데 이건 저번 메시지들보다 훨씬 심각해...

그래서 오늘 지금까지 일어난 일에 대해 적어보려고 해.


내 여자친구는 2012년 8월 7일에 죽었어. 

일 끝나고 집으로 운전해서 돌아오는데, 빨간불에 달리던 어떤 사람 때문에 삼중 충돌사고에 휘말리고 말았어.

결국 내 여자친구는 그 자리에서 몇분만에 죽고 말았어.


그때 우리는 서로 사귄지 5년쯤 됐었어.

여자친구는 결혼에 대한 큰 생각은 별로 없었지만 (구닥다리같다고 얘기했었거든), 

만일 살아있었다면 3개월 안에 결혼했었을거야.

내 여친은 또 되게 활발했어. 항상 사람들이 엄두도 안내는 걸 선택하던 애였으니까.

캠핑 할때를 가장 행복해했지만, 새로운 기술이나 신제품 같은게 나오면 먼저 득달같이 달려드는 애이기도 했어.

그리고 항상 걔한테선 시나몬 향이 났었어.


그렇긴 해도, 내 여자친구가 완벽한건 아니었어. 

그 애는 "내가 먼저 죽으면, 나한테 좋은말만 하지마. 나한테 욕도 안하면, 진짜 몹쓸짓하는건줄 알아. 

나도 단점은 산더미처럼 있고, 그것도 내 일부분이란 말야." 같은 말을 항상 하곤 했었어.

그래서 이건 에밀리를 위한거야.

걔가 좋다고 말했던 음악이랑 진짜로 걔가 좋아했던 음악은 정말 무진장 다른거였어.

애정 표현이라곤 옆으로 나란히 껴안기만 하고.

그리고 걘 진짜 발가락도 엄청 길었어, 침팬지처럼 말야.


알아, 나도. 되게 관계없는 이야기를 지껄이고 있다는걸.

하지만 너희가 그 애가 어떤애였는지 알지도 못한채 이 이야기를 하는건 맞지 않다고 생각하니까.


본론으로 넘어가자고.

에밀리가 죽고 나고 13개월쯤이 되었을무렵, 그 애가 나에게 처음으로 메시지를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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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9월 4일 






모든것이 시작된건 이때부터였어.

난 에밀리의 페이스북 계정을 닫아놓진 않았어.

그래야 가끔 메세지도 보낼수도 있고, 담벼락에 글도 쓸수 있고, 사진첩도 둘러볼수 있으니까.

보내주기엔 (음..에밀리도 같이 말야) 너무 끝이구나 라고 느껴졌거든.

그리고 에밀리의 엄마(수잔)한테도 페이지 접근을 허용해놨어.

그게 무슨말이냐하면, 수잔도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알고 있고 3분정도 웹사이트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거지. 

(아님 그냥 컴퓨터를 하고 있었던가.)

잠깐 혼란스러웠지만, 난 수잔이 보냈겠구나 하고 넘어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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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6일





난 수잔한테서 에밀리가 죽은 이후로 에밀리의 페이스북에 한번도 로그인한적 없다는 확답을 들었어.

에밀리는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냈으니까, 난 바로 컴퓨터 꽤나 만지던 

에밀리의 '친구'들중 하나가 나를 아주 엿멕이려고 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어.

그것도 아주 최악의 방법으로 말야.


난 바로 나랑 채팅을 하는 누군가가 나랑 한 채팅 기록에서 오래된 메세지를 꺼내 재활용하고 있다는걸 깨달았어.

그 'the wheels on the bus' 는 우리가 로드 트립하는 동안 무슨 노래를 틀지 얘기하다가 나온거였거든.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말야.

'안녕'이라고 말은 수없이 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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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2월  즈음, 에밀리가 내 사진에 자기를 태그하기 시작했어.

알림이야 받았지만, 내가 확인할때 즈음엔 항상 태그는 대부분 사라지고 없었어.

그러다 처음으로 그걸 확인했을땐, 진짜 누군가가 한대 얻어맞은듯한 기분이었어.

'그 애'는 자기가 있을만한 그럴듯한 곳이나 종종 시간을 보내던 장소에 자기를 태그했어.

여기 두 장의 스크린샷이 있어.

(하나는 4월, 다른 하나는 6월에서부터야. 내가 발견한건 이 두장뿐이라, 

내가 쓰고 있는 시간대랑은 조금 시간차가 있네:


















이 때 즈음부터, 난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었어.

너무 열받아가지고 잠이 안왔거든.


몇주마다 한번 꼴로 그 사람은 아무 사진에나 자기를 태그하곤 했어.

이걸 알아챈 다른 친구들도 좀 ↗같은 버그 같은게 아니냐고 얘기했었고.

최근엔 이런 현상을 눈치를 챘지만, 아무말 안하고 있던 친구들도 있었단걸 알아냈어.

몇몇은 날 친구 목록에서 이미 삭제했더라고.


이쯤 되면, 너희들중 몇몇도 왜 내가 그냥 내 페이스북 프로필을 없애지 않나 의아해할거야.

그랬으면 좋았을텐데 말야.

나도 잠시동안 그렇게 해본적이 있었어.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가지 않을땐, 채팅할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게 참 좋았어.

그 애 이름 옆에 초록불이 떠있지 않다면야, 에밀리의 페이지를 들리는것도 참 좋았어.

에밀리가 살아있을때도 난 이미 사회랑 많이 동떨어져서 살아왔는데.

걔의 죽음은 날 거의 은둔자 급으로 바꿔놔버렸어.

그리고 페이스북과 MMO게임만이 내 유일한 사회적 통로였어 (지금도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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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5일,  난 에밀리 계정의 해커라고 생각한 사람에게 메세지를 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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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난 '대답'을 받았어.




몇개월 지나고 기록을 훑어보면서 알아차린건데, 내 말도 재활용하고 있더라.


여기 보면 내 대답이 꽤 무기력해보일거야.

난 의도적으로 그 사람에게 감정적인 '미끼' ('너무 끔찍하잖아.')를 던진거야.

자기가 하고있는 놀이에 계속 흥미를 가질수 있게 말야.

난 이 사람이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즐기는 부류구나 하는 가정하에 일을 처리해 나갔어.

난 컴퓨터 관련 포럼에 글도 올리면서, 페이스북에 연락해 이 사람을 추적할 방법도 찾아보는 중이였어.

그러기 위해선 난 이 사람을 내 근처에 두게 만들어야 했어.

'증거'를 잡을수 있게 말야.


아, 다른 사람들이 묻기 전에 말야.

난 이미 비밀번호랑 보안 정보는 셀수없이 바꿔왔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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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이 메세지를 받았어.


무슨 말이 뒤죽박죽 섞인것 같애.

우리의 대화가 그래왔던것처럼, 이번에도 에밀리가 예전에 보냈던 메세지를 재활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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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아직 아무런 실마리도 찾아내지 못했어.

페이스북에선 에밀리의 페이지가 어디서 접속됐었나, 위치를 알려줬어.

하지만 걔가 죽고 난 이후의 위치는 다 설명이 될만한 장소들 뿐이었어. 

(내 집이라던지, 직장이라던지, 에밀리 어머님의 집이던가, 말이야.)


이번에 한 대답은 미끼로 한게 아니었어.

'요 네이선한테 물어봐'는 정말 설명하기도 식상한 농담이었지만, 

'그 애'가 그걸 다시 얘기하는건 정말 뿅뿅 소름이 돋았어.

현실에서였다면 아마 훨씬 보기 안좋았을거야, 정말로.


그 애의 마지막 메세지 몇줄은 날 겁먹게 만들긴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난 인정하지 않고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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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이거에 대해선 할 말도 없어.....


'추 우ㅓ'는 처음으로 그 애(?)가 만든 오리지널 단어였어.

그리고 최근엔 이 글이 악몽이 되어 나오고 있어.

에밀리가 끔찍하게 차가운 차 안에서 새파랗게 얼어붙은채로 있는 꿈을 말야.

그것도 계속.

난 따뜻한 밖에서 계속 걔한테 문 열라고 소리지르고 있는데, 걘 내가 거기 있는지도 모르고 있어.

그리고 가끔씩 걔 다리가 차 밖으로 나와있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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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4일 





난 사실 취해있지 않았어.

에밀리는 애교있는 편도 아니었고, 서로 '사랑해'라고 한다던지, 껴안는다던지, 

우리가 서로에게 있어서 얼만큼 의미가 있는지 같은거에 대해서 말하는걸 항상 부끄러워했어.

에밀린 내가 잔뜩 취해있을때를 훨씬 편해했었어.

그래서 자주 잔뜩 취한척을 하곤 했었고.


답장을 받고 나선, 난 에밀리의 페이지를 드디어 추모 페이지로 바꿔버렸어.

이게 조금이나마 이런 일들을 막아줄까 생각하면서 말야.

저 메세진 예전에 내가 친구네에서 집까지 데려주겠다고 에밀리를 설득할때 했던 예전 대화에서 나온거야.

이전 메세지와 비교해봤을땐, 이번 건 악의가 없는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사고가 일어났던 날, 계기판은 에밀리를 산산조각내버렸어.

에밀리의 다리는 오른쪽 엉덩이에서부터 왼쪽 허벅지까지 대각선으로 잘려나가버렸어.

그리고 그중 한쪽 다리는 뒷좌석 밑에서 발견됐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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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2012년 8월 7일. 








에밀리가 죽었던 날의 기록이야.

에밀린 보통 4시 반까지 직장에서 돌아오곤 했어.

음성 메세지 몇개 남긴거랑 같이 이 메세지가 내가 마지막으로 에밀리가 살아있을거라 생각하고 보낸 마지막 얘기였어.

내가 왜 지금 이걸 너희한테 보여주는진 곧 있음 알게 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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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2014년 7월 1일. 













그 걷게 해달라는 메세지를 받고나서 며칠 뒤, 난 에밀리의 페이지를 추모 페이지로 바꿔놨어.

그 이후 지금까지 메세지도 안왔고, 내 사진에 자길 태그걸지도 않았단 말야.


이젠 더 이상 뭘 해야할지 모르겠어. 내가 에밀리의 프로필을 죽인거야? 그게 에밀리였으면 어떡하지? 

토할것 같애. 도대체 뭐가 일어나는거지.


방금 페이스북 알림 소리를 들었어. 창을 바꿔 확인하기 너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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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알림을 확인했어.

글 정리하고 편집하고 있는데 울리더라고.

이게 그 메세지야.












저거 내 문이야...


저건 내 컴퓨터고...


사진은 밖에서 찍힌것 같고.

메세지는 세시간 전에 받았는데, 도저히 가서 확인하고 싶지 않아....


난 지금 차고에서 태블랫으로 적고 있고.

아무래도 지금은 안정이 필요해.

운전해서 친구네 가려고.



아까 허둥대다가 차고 문을 여는걸 깜빡해서 지금 하려고 마음을 다 잡는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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