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土)가 많은 사주

토(土)가 많은 사주

G 설화 1 15 12:42

토는 개성이 없다. 정체불명의 행성이다. 

목화금수는 자기 계절도 있고 정체성이 분명한데 토는 이상하다. 

 

목은 수를 찢고 화를 향해야 하니 명랑하고 철 없고 도전적이며 개혁적인 성향을 가진다. 

까불까불하는 게 귀엽긴 한데 철 없이 느껴질까 걱정이다. 

 

화는 꾸밈 없이 밝아서 사람들의 이목을 끈다. 외모도 뭔가 환한 게 있다. 

그러나 너무 숨기는 것 없이 드러내다 보니 사람이 가벼이 여겨질까 걱정이다. 

 

금은 목화의 밝음을 접고 수의 어둠으로 돌아가야 하니 뭔가 진지하다.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 했던가. 왠지 우수에 젖어 있는 눈길. 

 

수가 어둠이고 도 닦는 기질이긴 하지만, 이미 어둠이고 목을 향하니 어느 정도 긍정적인 활발함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래서 수를 향해가는 금이 어쩔 땐 수보다도 도의 세계를 향하는 느낌이다. 

진지할 땐 지지해질 필요가 있지만 무게 잡는 거 쪼큼 비호감으로 비칠까 걱정이다. 

목이 진보적이라면 금은 보수적이다. 

 

화가 문명적이고 세속적이라면 수는 종교적이고 암시적이다. 

수는 겨울을 상징하다시피 차분하고 사색적이며 생각이 깊고 그러나 만성화된 게으름과 우울증 올까 걱정이다. 

 

수는 울증. 화는 조증. 수화가 싸우면? 

조울증. 인성이 기신 역할하면 우울증인데 수의 울증이라는 느낌보다는 정신적인 불안정에 가깝다. 

 

이렇게 토를 제외한 사행은 자기 색깔이 분명한데 토는 그런 게 없다. 굿. 

그런데 대관절 토, 누구냐 넌?

사주가 잘 안 맞는 까닭은 개인마다 다른 환경적인 영향을 안고 살아가는 이유도 있겠지만, 토가 조화를 부리는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면, 토는 지지에 있어도 천간에 뜬 것처럼 둥둥 떠다닌다. 굿.

토는 개성이 없기 때문에 토일간으로 정해지면, 팔자에 다른 분명한 오행이 대세를 이루고 있거나 그렇지 않으면 목이라도 잘 키우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 화가 많으니까 화를 따라야겠네. 수가 분명하니까 수를 따라야겠네. 토가 방향성이 생긴다. 

 

혹은 목을 보아 토는 흙이니까 목을 키워야 한다는 자신의 이치에 부합하게 된다. 

김춘수의 꽃이 따로 없구만.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토는 다만 하나의 혼돈에 지나지 않았다.

토는 정체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팔자에 토가 많으면 일단 에헴, 쿨럭 하는 소리가 나와야 한다. 

팔자가 정해지면, 일괄적으로 비식재관인이 배치되긴 하지만 목화금수 + 토 라는 점을 언제까지나 잊지 말아야 한다.

계절론적으로 토가 의미가 있는 시기는 겨울이 된다. 

그 밖에 봄여름가을에는 토가 많으면 흠, 글쎄올시다가 된다. 

 

왜 그러냐 하면 무토는 목을 눌러주는 역할 기토는 계수를 보아 목의 뿌리를 배양하는 역할을 한다. 

목을 눌러준다는 게 무슨 말이냐 하면 겨울이 되면 목이 막 태어나서 자꾸 땅 밖으로 고개를 내밀고자 하는데 고개 내밀면 추위에 얼어붙는다. 

 

그러니까 아직은 네가 고개내밀 때가 아니니까 좀더 고개 박고 있으렴 하는 역할을 무토가 한다. 

그러면 기토가 목을 데리고 봄에 알차게 치고 나가라고 뿌리를 튼튼하게 배양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목이 배양은 끝나고 뿌리보다는 이파리와 줄기가 빼어나야 하는데, 무토가 목을 누르고 있으면 뚫고 나가기가 힘들다. 그리고 이미 뿌리 배양이 끝났는데 기토 보면 봄이 봄답지 아니하고 도로 겨울로 돌아가라는 말과 마찬가지가 된다.

봄에 토가 많으면 목이 뚫고 나오기가 힘들어 목에 손상이 간다.

여름이 되면 화가 가장 빼어나야 하는데 토가 있으면 화를 설기시켜버린다. 여름에는 꽃이 잘 핀다. 

그리고 꽃이 오랫동안 피도록 수의 공이 필요하지만, 그보다 우선은 일단 여름다워야 한다. 

 

여름에 수가 약하면 꽃이 금세 진다. 그러나 일단은 더워야 한다. 

일단 더워야지 목이 물을 빨아먹으려는 절실함이 생기고 그 고마움이 절절해진다. 

 

그런데 여름에 토가 많으면 별로 덥지가 않아진다. 

당연히 수가 별로 땡기지 않아진다.

여름에 토가 많으면 화를 설기시켜 목이 빼어나지 않게 된다. 

특히 무토가 대박인데, 음이 과하면 양이 되고 양이 과하면 음이 되는 음양의 법칙상 기토가 많으면 또한 무토로 읽는다.

가을이 되면 금이라는 결실이 가장 아름다워야 하는데, 토가 많으면 금이 매금된다. 

이때 무토는 금을 매금시키는데, 기토는 금을 녹슬게 한다. 즉, 금이 탁해진다.

가을에 토가 많으면 금이 흙묻거나 녹슬어서 아름답지가 않아진다. 

토는 목화금수가 가장 분명해지는 마디 마다에서 존재하는데 그래서 목도 아니고 화도 아니며, 화도 아니며 금도 아니고 등등이 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성격이란 반대로 어디에도 녹아들 수 있는 융통성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계절적인 관점에서 봄여름가을에 토가 많다는 건 때를 어긋나게 하는 요소가 되니 윤활유 같은 융통성보다는 때를 정체시키는 완고함으로 읽어준다. 

팁을 하나 더 드리자면, 기신 용신 뽑을 것도 없이 봄여름가을에 토 많으면 해당하는 육친성의 애로사항을 그냥 가감없이 거침없이 읽어주면 된다.

어떻게?

봄에 토 많으면 목이 손상당한다. 토 때문에 목이 못 컸구만.

여름에 토 많으면 역시 목에게 문제가 간다. 토 때문에 목이 아름답지 않구만.

가을에 토 많으면 금에게 문제가 간다. 

토 때문에 금이 아름답지 않구만, 그래서 수가 탁해지는 구만, 혹은 금이 때 묻어서 목을 제대로 못쳐주고 있구만.

Comments

ㄹㅇ 미쳤다 설화쌤 오랫만~ㅜ 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