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엔 가난해도 양반이면 함부로 못 했다.
이유 간단하다. 관이 칼이었기 때문이다.
돈 없어도 어디서 감히 한 마디면 주변이 조용해졌다.
명분이 권력이었고, 관직은 면허였다.
근데 지금은? 명분 들고 오면 계산대에서 막힌다. 명예요. 삑~결제 실패.
요즘 권력은 재성이다. 현금이고, 유동성이고, 당장 움직이는 힘이다.
여기에 식상까지 붙으면 끝난다.
생산력, 콘텐츠, 말발, 대중 장악. 법과 도덕은 뒤에서 숨 고른다.
가난한 교수? 지식은 많다. 영향력은 없다. 그래서 취급은 깔끔한 백수다.
반대로 배움 짧아도 돈 많은 회장, 조회수 터지는 유튜버, BJ? 그 앞에선 서연고가 줄 서서 인사한다.
머리 숙이는 이유는 하나다. 학벌은 스펙이고, 자본은 심판이기 때문이다.
명예가 있으면 뭐하나. 월세는 명예로 안 낸다. 자존심은 이체가 안 된다.
돈 없는 명예는 트로피다. 먼지 쌓인 진열장에 놓인 자기위안용 컵. 반짝이지만 쓸모는 없다.
그래서 요즘 최고 패는 관이 아니라 식상재다.
만들고, 팔고, 흔들고, 벌어들이는 조합. 이게 현실이다.
기분 나쁘면 현실이 바뀌나? 안 바뀐다.
시대는 이미 계산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