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리는 수술실에도 칼이 필요하고, 가축을 도축하는 도살장에도 칼이 필요하다.
또 사람을 해치는 범죄자 손에도 칼이 있다.
그런데 요즘 역학판을 보면 칼이라는 속성 하나에만 집착한다.
칼이 있으면 무조건 위험하다고 단정 짓는 식이다.
이게 지금 사주 해석판의 가장 큰 병폐다.
예를 들어 겁재나 양인을 칼로 비유할 수 있다.
기가 강해져서 그 기운이 월지에 오면 칼을 쥔 형상이라 한다.
그런데 그 칼을 어떻게 쓰느냐가 문제다.
의사 손에 있으면 생명을 살리고, 판사 손에 있으면 정의를 세우며, 기자 손에 있으면 부패를 드러낸다.
하지만 무지한 사람들 손에 들어가면 남을 해치고 자기 인생을 베어버리는 흉기가 된다.
지금 대부분의 단식풀이들은 겁재나 상관 같은 글자를 마치 흉신의 대명사처럼 취급한다.
그건 무지한 해석이다.
사주는 글자 하나로 단정할 수 있는 학문이 아니다.
글자 하나하나가 전체 형태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어디에 쓰이느냐가 핵심이다.
겁재, 상관, 편관, 편인 같은 글자들도 귀하게 쓰이면 복이 되고, 반대로 식신, 정인, 정관, 재성 같은 글자도 잘못 쓰이면 병이 된다. 중요한 건 무엇을 가졌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느냐다.
사주를 제대로 공부할 마음도, 구조를 볼 눈도 없는 사람들은 제발 남의 사주를 함부로 논하지 마라.
엉터리 해석은 단순한 착오가 아니라 업이다.
사람의 가능성을 잘못 단정하고, 희망을 꺾는 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