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재는 비견하고는 완전히 다르다.
비견이 같은 편처럼 보이지만 결국 나눠 쓰는 관계라면 겁재는 같은 성질로 태어나서 내 걸 빼앗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놈이다.
그래서 이름이 劫(빼앗을 겁)이고 재물(財)과 엮이면 그 성질이 그대로 드러난다.
재성은 돈, 자원, 인맥 같은 현실적인 이익을 뜻하는데 겁재가 옆에 있으면 이걸 순순히 가질 수가 없다.
벌면 빼앗기고, 조금 모이면 누군가 손 내밀고, 사업하면 경쟁자가 달라붙는다.
혼자만 조용히 먹고 사는 구조가 안 나온다.
관성 근처의 겁재는 또 다르다.
관성은 권위, 자리, 직위를 뜻하는데 겁재가 붙으면 그 자리 하나를 놓고 끝없는 경쟁이 벌어진다.
정치판이든 회사든, 혹은 동네 작은 조직이든, 누가 왕 노릇하느냐를 두고 부딪히는 일이 일상이다.
태생적으로 그런 환경이 깔리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가만히 있어도 누군가 시비를 건다.
겁재가 강하게 작용하는 사람은 평생이 승부판이다.
쉽게 얻는 건 없고, 지키려면 싸워야 한다.
그 싸움이 돈이면 금전다툼, 권력이면 자리싸움, 인맥이면 사람 뺏기 싸움으로 나온다.
운이 좋으면 이런 경쟁 속에서 남의 걸 빼앗아 내 세력을 키우지만 운이 나쁘면 내가 모은 걸 통째로 털린다.
그래서 기본적인 성향은 남이 잘 되는 꼴 못 보고, 자신도 뺏기기 싫어하니 공격성과 경계심이 강해진다.
항상 뭔가 걸려 있고 눈치 싸움, 힘 싸움이 기본 세팅이라.
겁재인 갑목과 등라계갑을 이루는데
물론 병화 없으면 결과가 좋다고 단정지을 순 없겠지만, 그럼에도 다른 일간들과 같이 흉하지는 않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