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의 원리와 60갑자 순환의 비밀

사주팔자의 원리와 60갑자 순환의 비밀

G 누네띠네 1 1,948 04.16 12:11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 이 열 글자는 바로 천간입니다.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예요.

그리고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
이건 지지라고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각각 세 달씩 나눠서 순서대로 이어지죠.
마치 사계절이 끊임없이 흐르듯, 천간과 지지도 쉼 없이 순환합니다.

하루가 아침에서 밤으로 이어지는 것처럼요.

천간은 열 개, 지지는 열두 개. 이 둘이 만나면 총 60가지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그게 바로 우리가 말하는 60갑자입니다.

갑자, 을축, 병인, 정묘... 이런 식으로 순환하면서, 60번째 조합이 끝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는 구조죠.
그래서 60년이 지나 다시 태어난 해의 간지로 돌아오는 걸 환갑이라 부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병신년에 태어나셨다면, 60년 후 다시 병신년이 돌아오게 됩니다.
바로 이 순환의 개념을 바탕으로 사주를 보는 거죠.

태어난 연, 월, 일, 시 – 이 네 가지 기준에 각각 천간과 지지가 붙습니다.
총 여덟 글자, 그래서 사주팔자라고 부릅니다.

간혹 여덟 글자 중 똑같은 글자가 반복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병신년, 병신월, 병신일, 병신시처럼요.

극단적인 예로 계해년, 계해월, 계해일, 계해시처럼 완전히 동일한 간지로 구성된 팔자도 실제로 존재합니다.
60갑자 전체를 분석해보면, 이런 경우가 대략 10가지 정도 나옵니다. 정말 흥미롭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생년월일만 알아서는 정확한 사주풀이가 어렵습니다.
음력인지 양력인지, 태어난 시간이 언제였는지까지 정확하게 알아야 간지로 바꿀 수 있고, 그래야 제대로 된 분석이 가능해집니다.

예전에는 이런 계산을 모두 책을 보며 수작업으로 했지만, 요즘은 만세력 앱이 잘 되어 있어서 훨씬 수월하죠.
그러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한 채 앱만 의지하면 중요한 결정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습니다.

왜 그 결과가 나왔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이런 걸 제대로 이해하려면 만세력 책을 통해 공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제 사주팔자가 왜 60갑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는지 감이 좀 오시지요?
60개의 간지 조합이 시간의 흐름을 상징하고, 그 조합이 곧 개인의 운명과 흐름을 읽어내는 열쇠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 열쇠를 구성하는 글자들이 바로 천간과 지지입니다.
이 둘을 아울러 간지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오행입니다. 목, 화, 토, 금, 수 – 이 다섯 가지 기운이 세상의 모든 흐름을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병은 불, 신은 금, 임은 물처럼 각각의 간지를 오행으로 환산하는 방식이죠.
이렇게 하면 보다 다양한 해석이 가능해집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행은 다섯 가지뿐이니, 아무래도 세세한 분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천간은 10개, 지지는 12개. 좀 더 촘촘한 틀을 제공하죠.

그래서 사주에서는 간지가 중심이 되고, 오행은 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한 보조 도구로 활용됩니다.
장기는 장기알로, 바둑은 바둑알로 두듯이, 사주풀이에서는 간지를 기본 재료로 삼는다는 뜻입니다.

오행만으로 모든 걸 해석할 수는 없습니다.
사주팔자는 간지라는 언어를 통해 시간의 흐름과 인간의 운명을 읽어내는 학문입니다.
그리고 오행은 그 안에서 하나의 기준점이 되는 역할을 할 뿐입니다.

사주의 원리를 이해하다 보면, 단순한 미신처럼 보이던 이 세계가 사실은 시간과 순환의 원리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체계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우리가 왜 60년마다 환갑을 기념하고, 왜 간지의 조합이 중요하게 여겨지는지. 그 모든 이유가 이 순환과 연결되어 있는 겁니다.

Comments

결국 사주는... 60가지 맛의 아이스크림 같은 거구나? 순환하다 보면 다시 내 차례 오는ㅋㅋ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