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화인다는 인간관계에서 제일 피해야 할 조합 중 하나다.

병화는 태양이다. 타오르고 비춘다. 중심이 되길 원한다.
그 자체로 이미 나 좀 봐줘 에너지를 가진 존재다. 주변의 시선을 먹고사는 별이다.

여기에 자기중심성을 강화시키는 인성이 덕지덕지 붙거나 일지, 월지에 붙으면..?
나는 옳고, 나는 고귀하고, 나는 특별하다는 착각을 무한히 확대시킨다.

자존감이 아니라, 자존심이다.
존나게 큰 자존심.

건드리면 폭발하고, 인정 안 해주면 뒤에서 지랄하고, 자기보다 잘난 사람은 무조건 견제한다.
그냥 안정적이고 자기 인생 잘 사는 사람조차도 싫어한다.

자기는 여전히 세상의 중심에 있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엔 화려하고, 친절하고, 에너지 넘친다.
말도 잘하고, 공감도 잘하고, 왠지 나를 잘 이해해주는 사람 같다.
그런데 조금만 친해져보면 느낌이 온다.

자꾸 자기 이야기만 하고
늘 자기가 상처받았다는 식으로 대화를 끌고 가고
늘 누군가를 깎아내려야 하고
이게 병화인다의 기본 패턴이다.

칭찬은 자기만 받아야 하고, 조명도 자기만 받아야 하고, 중심도 자기가 되어야 한다.
다른 누가 주목받거나 안정돼 보이면 그게 곧 위협이 된다.
그래서 끊임없이 비교한다. 끊임없이 이간질한다.

병화인다의 세계에서는 자신은 늘 피해자다.
세상은 자기에게 박하고, 사람들은 자기를 오해하고, 현실은 불공정하다는 서사가 기본 장착되어 있다.

그래서 문제는 전부 남탓이다. 절대 자기 문제로 돌아보지 않는다.
누군가 관계에서 지치고 떠나도, 그건 그 사람이 나를 몰라줘서일 뿐이다.

그렇게 또 다른 가해자를 만들어낸다.
당연히  주변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탈진한다.

계속 위로해줘야 하고, 맞장구 쳐줘야 하고, 인정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바로 돌변한다.

무시당했다, 배신당했다, 자기는 늘 당하기만 한다는 피해자 모드로 스위치 전환.
그럼 또 다른 누군가가 와서 위로해주고 끌어안고 들어줘야 한다.

이 패턴이 무한 반복이다. 정신력 쪽쪽 빨린다.

병화인다는 사람을 자원으로 본다.
관계라는 게 주고받는 것이어야 하는데, 병화인다는 받는 것만 원한다.

그것도 고귀한 자신에게 마땅히 주어져야 할 보상처럼 여긴다.
사람을 챙겨준다면  그게 사랑이나 호의가 아니다.

나중에 반드시 받아야 할 빚처럼 계산하고 있다.
그래서 그 빚 못 받으면 폭주한다.

내가 너한테 뭘 해줬는데~
넌 나한테 이럴 수 없어...

관계를 무기화한다. 추잡하게, 집요하게, 끝까지.

병화인다의 무대는 자기 서사다.
자기는 무조건 특별하고, 세상은 자기 위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 착각.

이게 인성을 통해 종교처럼 굳어진다.
설득이 안 된다.

이해를 구해도 소용없다.
왜냐면 애초에 상대를 이해할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는 태양이고, 나머지는 다 궤도에 있는 위성일 뿐이니까.

정답은 하나다. 손절.
빠르게, 명확하게, 흔들림 없이.

언젠가는 변하겠지라는 기대?
병화인다에겐 통하지 않는다.

왜냐면 자기 문제를 인정하는 순간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 오류를 인정하면 존재 자체가 무너진다고 믿는다.

그러니 절대 안 변한다.
변했다는 척만 할 뿐 본질은 끝까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