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30대는 인생의 황금기중의 황금기임.
그 황금기가 최악의 기신운이 되는거임.

몸은 멀쩡한데 손에 쥔 건 없어.
하고 싶은 것도 있고, 해야 할 것도 넘쳐나는데, 뭐만 하면 삽질이야.
이유는 단 하나 지금이 기신운이기 때문이야.

그게 얼마나 열 받는지 아는 사람은 알 거야.
기운이 나서 달리려고 하는데, 발목에 모래주머니가 열 개는 묶여 있는 느낌?
터널은 끝이 안 보이는데, 속도는 줄지도 않고 계속 맞고만 있는 느낌?

20대 초반에는 누구든 쌓기 시작해야 하는데 기신운들에게는 지옥의 입구 스타트임.
사회 진출하는 그때부터 그냥 시작부터 인생이 회색지대.

무기력한데, 무기력하면 안 되고 버텨야 하는데, 버틸 힘은 없어.
놓고 싶어도 놓을 수가 없어. 놓는 순간 끝이니까.

쉬고 싶어도 못쉼.
돈도 경험도 필요한 시기인가.

그렇다고 뭘 해도 열심히 하면 할수록 더 세게 처맞는 구조인게 좆같은거임.
그리고 이 패턴 무한하게 반복됨.

힘 좀 내본다 -> 맞는다 -> 무너진다 -> 다시 일어난다 -> 또 맞는다.
너무 잔인하잖아?

무슨 RPG 게임이면 맷집 키우라고 퀘스트 주겠지만, 여긴 현실이고, 진짜로 몸도 마음도 다 너덜너덜해지는 현실이거든.

몸은 멀쩡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되는 게 없어.
이게 진짜 미치는 거지.

자유의 껍데기 안에 갇힌 무력감이랄까?

사회는 이 시기에 모든 걸 요구한다.
직업, 돈, 인간관계, 결혼, 꿈, 목표까지도 말이야.

다 지금 해야 한다고 말하지만...기신운은 하나도 이룰수가 없다고.
그 모든 시도를 할 때마다 세상이 날 일부러 엿먹이는 것처럼 돌아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