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은 바꿀 수 있는 걸까?
많은 사람들이 운명은 정해져 있지만,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이 말이 사람들에게 잘못된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면?
실제로 세상에는 정해진 운명이 없다.
"원래 그렇게 될 일이었다"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세상은 마치 정해진 것처럼 흘러간다.
왜 그럴까?
세상의 원리는 거대한 계산기와 같다.
우리가 하는 행동이 결과를 만들어 내는 법칙이 있고, 이 흐름을 우리는 인연법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어 1+1을 계산하면 언제 어디서나 2가 나온다.
하지만 계산기 자체에는 1+1=2라는 사실이 저장되어 있지 않다.
결과는 원리에 따라 나오는 것이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노력하면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유는 운명이 정해져 있어서가 아니다.
애초에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인간의 노력 또한 절대적인 것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내가 노력해서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인간은 자기 의지대로 모든 것을 결정하지 못한다.
과학적으로도 인간이 무언가를 선택할 때 이미 뇌에서 결정이 내려진 뒤에야 우리는 그걸 내가 선택했다고 인식한다고 밝혀졌다.
다시 말해,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은 의지의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없다는 뜻일까? 꼭 그렇진 않다.
인간에게 있는 것은 의지가 아니라 의식이다.
그리고 그 의식이 변하면 행동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면 결과도 달라진다.
의식에서 나온 행동만이 우주가 반응하는 유일한 변수인 것이다.
운명을 바꿀 순 없어도,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운명은 마치 계절과 같다.
인간이 여름을 겨울로 바꿀 순 없지만, 겨울이 온다는 걸 알고 미리 대비할 수는 있다.
운명 역시 마찬가지다.
무언가를 바꾸겠다고 억지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흐름을 읽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그 노력에 대한 보상이 꼭 따라오는 것도 아니다.
"이만큼 했으니까 이만큼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기대를 가지면 오히려 실망하기 쉽다.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게 주어진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맞춰 나아가는 것이다.
무작정 운명을 개척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지금 내 앞에 놓인 상황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노력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흐름을 읽고 적절히 대응하는 태도다.
운명을 바꾸겠다는 생각 자체가 어쩌면 인간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흐름을 이해하고, 거기에 맞춰 살아가는 것이다.
남자가 여자가 될 수 없고, 태양이 달이 될 수 없듯이 운명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