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에서 수와 화가 나온다. 당연히 수가 음이고 화가 양이다.
양을 말할 것 같으면 병화는 양 중에 양이 된다. 병화는 스스로 완성된 존재이기 때문에 목의 생을 따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 병화는 다만 자신의 빛이 얼마나 멀리 퍼지느냐가 문제가 된다. 목에 대해서도 내가 직접 받아 먹어 먹어야 할 어머니의 생으로 인식하는 대신에 자신의 빛을 가리는 토를 제하는 수단으로 인식한다.
정화는 양 중에서도 음에 속한다. 비록 양에 속하긴 하더라도 음은 보다 현실적이다. 때문에 일단 스스로가 먹고 살아야 한다. 정화는 목에 대하여 자신이 받아 먹어야 할 어머니의 생으로 인식하는 것이 더 커진다. 그 중에서도 갑목의 생이 일단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이 어지간히 치열해지면 병화처럼 수를 얻어 빛을 퍼뜨리려고 한다.
병화가 빛이 멀리 퍼지는 게 중요하고, 정화가 오래 타는 게 중요하고 이차적으로 빛을 퍼뜨리는 것이 중요하다면, 수는 잘 흘러가는 것이 중요하다. 화에 비해 수는 보다 현실적이다. 수는 금의 생에 의지하여 토의 물길을 따라 잘 흐르면 된다. 토가 두터우면 목으로 물길을 터주고, 토가 허하면 화로 물길을 도와준다.
수는 금을 근원으로 삼는데, 임계수를 막론하고 일단은 금의 생이 중요해진다. 일단 금의 생을 받아 먹어야 한다. 수는 금에 의지하여야만 멀리 오래 흐른다. 다만 수에 대해서도 음양간의 차이가 있어 임수는 자신의 계절을 만나게 되면 금의 생이 그렇게 필요하지가 않다.
그러나 음 중의 음인 계수는 자신의 계절을 만남에도 불구하고 금의 생을 원한다. 특히 계수는 신금의 생이 중요한데, 음간은 음간끼리 돕고 양간은 양간끼리 돕는다는 대원칙에서 어긋나지 않는다.
계수는 신금의 생을 일단 봐야 근원을 얻어 오래도록 촉촉함을 유지할 수 있는데, 봄 여름에는 화에 의해 신금이 손상될까 두렵고, 가을 겨울에는 신금이 한기에 얼까봐 두렵다.
때문에 봄, 여름에는 신금이 정화에 의해 타격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가을 겨울에는 병화를 통해 신금이 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진술축미월에는 금이 흙에 묻혀 있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임수는 금의 생을 받은 이후에도 한편으로 범람할까 두려워 무토로 제방을 쌓아주는 것이 좋다. 범람하면 목이 떠내려가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된다. 비록 음양 가운데 음이 되는 수에 해당하긴 하지만 임수는 금의 생을 받은 이후에는 관을 운용하려 한다.
이 때에 병화는 무토가 허할 때 무토를 더 튼실히 해주는 역할이 된다. 병화는 임수를 통해 빛나고자 하지만, 임수는 병화를 통해 자신의 물길을 만들어주는 무토를 더 단단하게 하길 원한다.
그러나 병화가 양 중의 양이니 스스로 완성되었다면, 계수는 음 중의 음이라 항시 불완전하다. 신금을 보고 있다 하더라도 계수는 어지간해서는 무토를 운용하려 하지 않는다. 무토를 보아 관운을 운용하려 하기보다는 차라리 화격이 되기를 더 원한다. 계수는 지극히 약하다.
예를들어 병화는 화기라 햇볕에 해당하니 세상 구석구석을 비춰주길 바라고, 정화는 화질이라 열 그자체지요.
따라서 정화는 목이란 불쏘시개가 필요한 것이지요.
신금은 당연히 자신을 녹이는 정화를 두려워하는 것이고요.
추운 겨울에는 따뜻한 햇볕(병화)이 구석구석 비춰진다면 신금은 얼지 않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