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묘호렌게쿄(南無妙法蓮華經), 이거 한 번쯤 들어봤을 수도 있음.
길을 가다보면 SGI라는 약자가 보이면 창가학회임.
창가학회 인터내셔널(Soka Gakkai International)의 약자로 19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한국에도 있음.
일본 불교 하면 떠오르는 일본의 불교중 하나로 생각보다 이게 일본 사회에서 은근히 영향력이 크다.
원래 묘호렌게쿄(妙法蓮華經)라는 게 법화경(法華經)을 의미하는데, 여기다가 남묘(南無)를 붙여서 법화경에 귀의한다는 뜻으로 만든 게 남묘호렌게쿄임.
근데 그냥 불경 읽는 차원이 아니라, 이걸 계속 반복해서 외우면 인생이 바뀐다, 운명이 바뀐다,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 게 핵심이다.
일종의 주문 같은 개념인데, 일본에서는 이걸 엄청 신봉하는 사람들도 많고, 반대로 거부감 가지는 사람들도 많음.
이걸 강조하는 대표적인 종파가 니치렌종(日蓮宗)인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창시자가 니치렌(日蓮)이라는 승려임.
이 양반이 13세기 일본에서 불교 개혁을 외치면서 기존의 정토종, 천태종, 선종 같은 것들 다 까고 오직 법화경만이 진짜 불교라고 주장함.
그리고 남묘호렌게쿄를 외우는 게 모든 문제의 해답이라는 식으로 밀어붙였는데, 당시 일본 사회에서는 꽤나 급진적인 사상이었음.
심지어 막부한테 찍혀서 유배까지 가고, 암살 위협도 받았던 인물임.
니치렌종은 일본 내에서도 여러 갈래로 갈라졌는데, 그중에서도 창가학회(創価学会)라는 단체가 가장 유명함.
원래는 니치렌종 중 하나인 일련정종(日蓮正宗)의 신도 조직이었는데, 나중에 독립하면서 정치 세력화까지 해버림.
지금 일본에서 공명당(公明党)이라고 불리는 정당이 있는데, 이게 창가학회의 정치적 기반임.
즉, 불교 단체가 그냥 신앙 활동만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정치에도 개입하는 거지.
이 때문에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많고, 특히 우파층에서는 창가학회를 별로 좋게 보지 않음.
근데 이 남묘호렌게쿄라는 게 왜 이렇게 신봉되냐면, 그냥 외우기만 하면 된다, 다른 거 필요 없다, 이런 단순한 논리 때문임.
어떤 문제에 부딪히든, 돈이 없든, 건강이 안 좋든, 인간관계가 꼬이든, 그냥 남묘호렌게쿄를 계속 외우면 해결된다는 식임.
그러다 보니 인생이 막막한 사람들한테는 굉장히 강한 설득력을 가짐.
특히 전후 일본이 혼란스러웠을 때, 삶이 팍팍했던 사람들이 이걸 붙잡고 희망을 찾았다는 점에서 한국의 일부 신흥 종교랑 비슷한 면도 있음.
하지만 비판도 많음.
기본적으로 진짜 효과가 있냐? 라는 근본적인 의문부터 시작해서, 창가학회 같은 단체의 지나친 정치 개입, 내부 권력 구조 문제, 심지어 신도들한테 헌금을 강요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옴.
종교 단체라면 헌금이나 기부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과거에는 신도들에게 일정 금액 이상을 내라고 하거나, 재정적으로 압박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함.
그리고 창가학회 같은 경우, 신도들한테 남묘호렌게쿄를 외우도록 강요하는 경우도 있어서 이게 사이비랑 뭐가 다르냐는 비판도 존재함.
일본 내에서도 창가학회 출신이었다가 나중에 탈퇴한 사람들이 폭로하는 내용들이 꽤 있는데, 강압적인 분위기라든가, 신도 관리 시스템 같은 게 상당히 폐쇄적이라는 말이 많음.
갓본의 불교라 매력적이긴 한데 불교라고 하기엔 뭔가 애매한 부분도 있고, 종교적인 신앙을 넘어서 정치적, 사회적인 영향력까지 미치다 보니 논란이 좀 있는 곳임.
일본 불교 자체가 원래 기존의 불교와는 많이 다르고, 국가와 얽히면서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는데, 그중에서도 니치렌종과 창가학회는 독보적인 위치라고 할 수 있음.
사이비라고 하는 사람 있는데 창가학회는 일본 내에서 법적으로 인정된 종교 법인임.
한국에서도 등록된 단체라 불법 종교로 취급받지는 않음.
창가학회는 교육, 평화운동, 환경운동 같은 활동을 하면서 좋은 이미지도 쌓으려 노력하고 특히 해외에서는 불교 기반의 평화운동 단체로 홍보하는 경우가 많다.
보통 불교 하면 명상, 참선, 깨달음 같은 걸 떠올리는데, 창가학회는 그런 거 없음.
오직 남묘호렌게쿄를 반복해서 외우면서 소원을 비는 게 전부라는 것.
우리동네 (부산 광안리)에도 있던데 빌딩급 건물 하나 통채가 SGI 건물이더라 지나가다가 놀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