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에서 그릇이 크다는 것은 단순히 길신만 가득한 사주나 오행이 상생만 하는 사주를 뜻하지 않는다.
길신이 많고 형충회합이 없는 사주는 오히려 인생이 평탄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이런 사주는 극적인 전환점이나 어려움을 겪을 기회가 적기 때문에 크게 성장하거나 발복하기 어렵다.

진정으로 그릇이 큰 사주는 격과 용신뿐 아니라 기신도 힘을 가지고 있으며, 이 기신이 적절히 제복되고 조화를 이루는 특징을 가진다.

예를 들어, 병이 있는데 그 병을 해결할 약이 바로 옆에 있는 사주가 그렇다.
원국에 약이 없더라도 대운에서 필요한 약이 들어온다면 이는 큰 그릇을 가진 사주로 볼 수 있다.

형충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상황에서도 바로 합으로 해소되거나, 파격으로 갈 뻔했지만 상신이 이를 보완해 다시 격국이 안정되는 사주도 마찬가지다.

또한 오행이 단순히 상생만 이루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적절히 제화를 이루며 균형을 유지하는 사주야말로 큰 그릇을 가진 사주다.

이런 사주는 외부 환경의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

격국의 명칭에만 집착해서는 사주의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기 어렵다.
특정 격국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고정관념은 실제 사주를 읽는 데 방해가 될 뿐이다.

격국의 이름 자체에 귀천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같은 격국이라도 사주의 고저와 청탁에 따라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정관격이라도 90점짜리가 있는가 하면 60점도 안 되는 정관격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정관격은 상관격보다 낫다거나, 흉신격은 길신격보다 나쁘다는 식의 단순 비교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격국 내에서의 유정함과 유력함이다.
정관격은 정관격끼리, 상관격은 상관격끼리 그 성패와 고저를 논해야 한다.

특정 격국이 더 유정하고 유력하다면 그 격국이 더 귀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저 격의 이름만 보고 우열을 논하는 것은 사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태도다.

격국이 높은 사주, 즉 유정한 사주는 바로 모두를 아우르는 사주다.

여기서 기신이 단순히 흉신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신에 의해 감화되고 조화를 이루며 격을 도리어 돕는 역할을 할 때 이런 사주는 진정으로 귀한 사주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히 사주 안의 구성 요소만이 아니라, 그것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사주를 볼 때는 격국 명칭에 얽매이지 말고, 각 구성 요소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고 있는지, 기신과 상신이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고 있는지가 핵심이다.

그릇이 크다는 것은 단순한 길신이나 상생만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오히려 문제와 해결책이 함께 자리하며 균형을 이루는 데 있다.

이를 통해 나의 진정한 가능성을 발현하고, 그 결과로 인생에서 큰 성취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