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무력감과 슬픔에 빠졌다.
나의 사주는 신월의 정화로 무관성, 무인성 극신약 사주에 해당하고, 대운도 나를 돕지 않는 구조였다.

부모복, 남자복이 없다는 진단을 받으며 외롭고 힘든 사주라는 말을 들었을 때 정말 마음이 아팠다.

초년의 삶을 돌아보니 축술미 삼형살로 이루어진 학창 시절은 감옥 같은 시간이었고, 가족조차 나를 돌보지 않았기에 의지할 곳이 없었다.
이런 경험이 쌓이며 사람을 사귀는 것에 두려움이 생기고, 낯을 심하게 가리는 성격이 된 것 같다.

20대에 접어들며 관운으로 흐르는 대운이 시작되었지만, 이 또한 사주적 구성이 나에게 유리하지 않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관운이 들어서면서 이성에 대한 관심이 생겼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사주를 본 사람들은 내게 남자를 망하게 할 사주라며 부정적인 이야기를 쏟아냈다.

나도 평범하게 사랑받고 싶었는데,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무척 속상했다.
그러나 여러 사례를 통해 깨달은 점은 사주가 인생을 결정짓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무관이면 남자복, 남편복이 없다고 쉽게 단정하지만, 실제로 무관인 사람 중에도 좋은 결혼 생활을 유지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관이 기신이라면 관계에서 어려움이 따를 수 있지만, 관이 없다고 해서 반드시 불행한 것은 아니다.

배우자복을 판단할 때는 사주 전체적인 구성, 대운의 흐름, 상대방의 사주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관이 없어도 배우자궁이 용신이나 희신에 해당하면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 역시 사주적으로 힘든 해라던 갑진년에 예상 밖의 변화를 경험했다.
많은 사람들이 그 해에 나는 결혼은커녕 연애조차 힘들 것이라고 말했지만, 그 해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준비하게 되었다.

상대방은 나와는 다른 안정적인 사주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오행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으며, 인생에서 한이 없다고 할 정도로 긍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힘들어하거나 불안해할 때에도 그를 보며 많이 배우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

사주를 통해 배운 점은 남자를 선택할 때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무관인 사람들은 남자를 선택할 때 기준이 부족하거나 감정적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나 역시 처음에는 이상한 선택을 할 뻔한 경험이 있었지만, 이후로는 일반적인 기준을 참고하며 남자를 보는 관점을 정리했다.
최소한 성실하게 직장 생활을 하는지, 약자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부모님을 대하는 태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했다.

이런 기준은 단순히 사주를 넘어 연애와 결혼의 현실적인 부분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또한, 애착유형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게 되었다.
나는 불안정 공포형 애착이라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고, 항상 상대방의 마음이 변할까 봐 불안해했다.

전 남자친구도 비슷한 애착유형이라 싸울 때마다 심리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의 남자친구는 안정 애착형으로, 내 불안을 품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와 함께하면서 나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불안정 애착 유형을 가진 사람이라면 안정 애착 유형의 사람과 만나야 관계가 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배우자복은 단순히 사주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 서로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내 남자친구는 사주적으로 처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지만, 그 이유는 단지 사주 때문이 아니라 그가 사람들에게 진심을 다하고 관계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함께하면서 배우자복이란 상대방의 노력과 내 마음가짐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점을 느꼈다.

사주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는 긍정적인 태도로 인생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사주가 나쁘다고 해서 삶 전체가 불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노력과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사주를 핑계로 내 가능성을 제한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그 덕분에 지금의 행복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태어난 환경이나 운명이 어떻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작은 행복을 찾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 살아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