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관격이지만, 정관과 칠살의 용법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정관은 보호해서 써먹어야 하는 것이고, 칠살은 식상으로 제해서 써먹는다.
정관을 보호하는 것은 재와 인성이 된다.
정관과 칠살은 식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가장 차이가 나는데 정관은 식상을 바라보면 상관견관하게 되고, 칠살은 식상을 바라보아야 격이 완성된다.
이것은 관격을 살펴보는 하나의 팁이 되는데 관격이 식상을 띄웠을 때, 관운을 잘 써먹고 있다면 제복된 칠살이라 보고, 그렇지 않다면 상관견관되어 파격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정관이 재와 인성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것은 식상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함이다.
정관이 재를 보면, 식상이 관을 때리려는 순간 식상생재 재생관으로 이어지고, 관인상생이 되고 있다면 식상에 의한 파극을 인성에 의해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게 된다.
그러나 같은 재생관이라 하더라도 위치에 의해 다를 수가 있는데, 가령
戊甲癸 <- 庚
寅
이렇게 되면 운에서 경신금이 들어올 때 갑목이 계수로 인해 보호가 되는 반면
戊壬甲 <- 庚
寅
이렇게 되면 운은 년월일시를 거치게 되므로 관이 식상에 의해 먼저 노출되게 되므로 운에 의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게 된다.
비록 팔자 원국 안에서 성격되었다 하더라도 이처럼 글자의 위치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생기게 된다.
자평진전을 보면 정관은 극히 민감하다.
식상에 노출되어서도 안되고 두 번째로 형충파해가 깃드는 것 또한 싫어한다.
자평진전이 쓰여진 때는 청기 중엽, 통치 구조가 완성되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인데, 관은 내가 모시는 주군이 된다.
내가 모시는 주군이 형충맞아 있거나 혹은 식상에 의해서 다치게 된다거나 하는 것은 대단히 불길한 일이 된다.
여기서 관이 식상에 의해 다치게 된다는 건, 식상은 관을 제하는 것이므로 관을 권위로 보면 권위의 권위가 된다.
내가 모시는 권위가 그 위의 권위에 의해 내사를 당하게 되거나 하여 짤리지 않아야 함을 암시한다.
때문에 정관을 제대로 잘 써먹는 건 참 어려운 일이 되는데, 요즘과 같은 난세에는 오히려 관이 좀 형충 맞아 어떠리, 오히려 좀 특이하고 괴상해져야 뜨는 시대가 아닌가 말이다.
그러나 특출나도록 괴상하고 이상하지 않으면 뜨기는커녕 오히려 사장될 리스크도 만만치 않게 크므로 이 부분은 좀더 연구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관이 재를 보아 보호됨은 재격이 관을 보아 재생관으로 성격됨과 유사한데, 정관이 인성을 보아 성격되면, 인성은 학업성이 되어 학업을 통한 관의 성취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재생관 또한 학업의 성취와 무관하지 않으나 재생관이 되면 일단 부친이 짱짱해서 과외를 시키든, 부친의 인맥을 동원하든 하여 나를 직장에 꽂아준다고 보게 된다.
같은 직장 안에서 관인상생으로 치고 올라간다면, 승진시험을 잘 봐서가 되고, 재생관으로 치고 올라간다면 줄을 잘 서거나 로비를 잘해서가 된다.
재생관은 관을 잘 생해준다는 것이니 내가 모시는 주군에 충성하는 보좌 역할을 잘하게 된다.
인성은 내가 사랑을 받는 성분이다.
관인상생은 관의 이쁨을 받는 것이고, 재생관은 관에게 이뻐 보이도록 노력하는 셈이 된다.
또 다른 의미로 재생관으로 성격된 사주가 모시는 관은 관 입장에서 재는 관의 인성이 되므로, 인사권을 가진 관에게 알랑방귀를 잘 뀌는 셈이 되고, 관인상생으로 성격된 사주가 모시는 관은 관 입장에서 인은 식상이 되므로 실질적인 능력을 보이는 실력 있는 관에게 이쁨을 받게 되는 셈이다.
능력자한테 이쁨을 받으려면 그만큼 인성으로 공부를 잘해서 자격을 인정 받아야 할 것이다.
칠살격은 반드시 식상의 제복을 필요로 하게 되는데, 살은 나를 괴롭히는 존재가 되어 결코 보호해서는 안되고 상생하려 해도 상생이 잘 되지 않는 존재가 된다.
만약 칠살을 재성으로 보호하고 있거나 인성으로 보호하게 되면, 여간 씁쓸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재생살에 대해서는 재격에서 논했고, 따지고 보면 격국이란 게 돌고 돌기 때문에, 제복해서 먹어야 할 건 제복해서 먹고, 보호할 건 보호하고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재생살이 되면 나를 괴롭히는 살을 재성, 돈으로 보호하게 되니 돈 벌어서 허명에 소비하게 되는데, 인성마저 살을 보호하게 되면, 인성은 인내하고 이해하는 성분이 되어 이 살을 쫓아내기는커녕 이해하고 인내하는 성향까지 나타나게 된다.
칠살격이 식상으로 성격됨은, 식상은 권위의 권위가 되므로 권위를 다루고자 하는 속성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인 행정시스템이 관이라면 이러한 관을 다루는 권위는 일종의 암행어사와 같아서 감사원 국정원이라든가 내사과, 검찰 중에서도 중수부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러나 같은 칠살격의 성격이라 하더라도 그 고저가 다르니, 비평가가 되기도 하고, 기자가 되기도 하고, 예술가가 되기도 하는 등, 그러나 칠살격으로 성격된 사람들의 주요 업무는 권위의 감시이며 비판, 교정과 연관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관격이라 하더라도 식상에 의지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시간이 자유로운 프리랜서의 성향이 나타나게 된다.
이 중에서도 칠살격으로 성격된 여명은 조금은 아쉬움이 생기게 되는데, 관을 때려잡아야 하는 식신제살의 성격상 남편과 무정하게 됨은 어쩔 수가 없게 된다.
따지고 보면 정관 칠살을 막론하고 여명이 관격에 식상 띄워서 남편이랑 사이 좋기는 좀체 어려운 셈이 된다.
여기서 상관견관과 식신제살의 차이를 구분해야 하는데, 상관견관은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게 되어 윗사람이라든가 권위와 마찰하기 쉬운데, 식신제살의 경우는 실질적인 책략을 구사하게 되어 오히려 관의 인정을 받게 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식상제살로 성격된 명의 경우, 정관격이 식상에 노출되는 것을 기피하는 것과 같이 인성에 노출되는 것을 기피한다.
식상제살의 상신은 식상이 되는데 인성이 식상을 파극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관격에 식상이 뜬 경우에 한하여, 인성운에 승진이 되거나 입사하는 경우가 있고, 식상이 뜬 운에 승진이 되는 경우가 있는데, 전자라면 상관견관의 명인데 인성이 식상을 제극해주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되고, 후자라면 오히려 식상으로 성격된 경우가 되어 인성운이 오는 것을 기피하게 된다.
이것은 견관상관이냐 식신제살이냐를 파악하는 또다른 단초가 된다.
전자가 되면, 인성운에 관운이 좋고, 식상운에 패가 되고, 후자가 되면, 식상운에 관운이 좋고 인성운에 패가 된다.
칠살격의 경우, 재생살은 위험하다. 그러나 칠살격이 성격되려면 식상이 뜨고 안 뜨고를 떠나 우선 칠살이 강해야 하는데 칠살이 약할 경우 재를 보는 것은 기쁘게 된다.
물론 식상은 기본으로 보아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재성이 격국을 성격시켜주는 글자가 되어 식상과 재성을 동시에 쓰는 사주가 된다.
재성은 식상을 파극시키는 인성을 재극인으로 잡아주는 역할 또한 하기 때문이다.
자평진전을 읽어보면, 인수격은 편인이든 정인이든 생하는 것이 같기 때문에 크게 구별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지만, 관격에 대해서는 칠살이냐 정관이냐를 엄밀히 구분해야 한다고 하였다. 또 한편으로 격국은 월령에서 구하나 반드시 계절적인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고도 하였다.
이것은 무토가 갑목을 본다고 해서 무조건 칠살이라 보기 어렵고, 을목을 본다고 해서 무조건 정관이라 보기 어렵다는 말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또 하나는 일간 대 관의 음양을 볼 때 무토 입장에서 갑목이 칠살이긴 하지만, 사주 전체의 구성에서 볼 때 그리고 해당하는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볼 때 갑목이 정관으로 행세하는 경우도 있다.
팔자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이러한 현상이 항상 나타나기 때문에 문점자와의 소통은 필수가 된다.
마치 깊은 밤 달빛이 비치는 강가를 홀로 유영하는 작은 배를 보는 듯 합니다.
아름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