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공부 순서의 첫번째는 천간과 지지입니다

사주 공부 순서의 첫번째는 천간과 지지입니다

G 첩첩산중 1 2,273 2024.11.16 11:11

사주 독학의 첫걸음은 천간(天干)과 지지(地支)입니다.
천간은 열 가지이니 십천간(十天干)이라고도 하고, 지지는 열두 가지이니 십이지(十二支)라고도 합니다.

보통 독학자분들은 천간지지를 외울 때 무조건 암기 위주로 가는 경우가 많은데, 나쁘진 않습니다만 될 수 있으면 글자 자체의 의미와 같이 음미하면서 외우시면 좋습니다.
분명 시간이 지나 글자 해석에 천양지차를 보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갑(甲)은 나무구나, 큰 나무구나, 소나무구나, 높은 곳이구나, 천간 중에 첫 번째니 1번이구나...

1번은 우두머리 기질 아닐까?

라는 등으로 외우시면 용희신 몰라도 대략적인 선에서 남의 사주 유추도 가능하실 겁니다.

보통 지지를 외우실 때 자축인묘 순으로 외우는 분들도 많지만, 인묘진 사오미 순으로 외우시는 게 암기나 계절 이해에 도움 되실 겁니다.
한 해의 시작은 인월(寅月)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하나씩 외우기보다는 3개씩 묶어서 외우면 좋습니다.

인(寅)·묘(卯)·진(辰): 봄이구나, 색은 녹색이구나 (물론 진(辰)은 황색입니다).

인(寅)은 첫봄이니 아직 찬 기가 있겠구나, 묘(卯)는 완연한 봄이구나...

이렇게 3개씩 계절로 묶어서 외우시면 암기가 쉽습니다.
다음 지장간까지 숙지하시면 상생과 상극을 외웁니다.

목(木)은 화(火)를 생하고, 화(火)는 토(土)를 생하고...

목(木)은 토(土)를 극하고, 토(土)는 수(水)를 극하고...

이 상생상극을 잘 꿰차시면 대략적인 육친 관계의 감이 오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갑(甲)·무(戊)·을(乙)·갑(甲), 인(寅)·진(辰)·묘(卯)·자(子): 이런 가상의 명식이 있다고 할 때 상생상극만 잘 숙지하셔도

"어! 많은 木이 土일간 나를 극하네. 그 木은 관살이니 남자나 직장이네. 쎈 남자 만나려나?"

물론 이는 단식입니다만 처음엔 이렇게 출발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독학자께서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이면 가능합니다.

즉, 일주일이면 대충 내 주변 친구들을 단식으로 한두 가지는 재미로 봐줄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십성까지 곁들여야 하니 2주는 잡아야겠네요.)

상생과 상극 다음은 합(合)과 충(沖)을 공부하시고, 합충이 끝나면 형충파해(刑沖破害)를, 그다음 십성(十星) 공부를 합니다.
이 십성(十星)은 사주의 꽃이기도 합니다.

이 십성과 상생상극만 제대로 공부하셔도 용희신 빼고 그 사람의 가정사와 육친 관계가 보입니다.
허니 십성 공부는 다다익선입니다.

보통 십성(十星) 공부를 할 즈음 신살(神殺)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십니다.
허나 신살(神殺)은 우선 12신살(十二神殺) 정도만 공부하시고, 기타 신살은 일단은 배제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독학자 중에는 두 부류가 있는데, 하나는 위 기초를 숙지 후 신살 공부를 하는 분이고, 다른 하나는 위 기초 없이 인터넷으로 신살만 보는 분입니다.

이 두 부류는 둘 다 초학자라도 그 깊이는 천양지차입니다.
특히 후자인 분들이 인터넷에서 상문살이니 뭐니 하며 스스로 걱정을 자아내십니다.

허니 신살은 기초가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접근하면 결과적으로 헤매게 될 수 있습니다.

십성(十星) 공부가 어느 정도 무르익으면 관법(官法) 공부를 합니다.
관법(官法)에는 크게 다섯 종류가 있는데,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관법이 억부법(抑扶法)과 격국법(格局法)입니다.

용신도 어떤 관법이냐에 따라 다르니 선택을 잘하셔야 합니다.

독학자가 가장 헷갈려 하시는 게 용신(用神)입니다.
용신(用神)에도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허니 어떤 관법으로 공부할지 정한 후 1년 정도는 그 관법으로만 공부하셔야지, 중간에 다른 관법을 섞어보시면 머리에 쥐가 나고 성과도 없게 됩니다.

특히 독학자분들은 유튜브를 많이 보시는데,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오늘 피클 선생 거 보다가 내일은 소무승 선생 걸 본다?

"어? 피클 선생은 이럴 때 이게 용신이라 하는데, 소무승 선생은 또 아니라 하네..."

서로 관법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주하면 다 같은 이론인 줄 알지만, 선생마다 관법이 틀릴 수 있습니다.

허니 아직 내 관법 체계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저것 섞어보시는 것은 독약이 됩니다.

보통 길게는 자기 관법을 2년에서 3년 정도 공부합니다.
이 시기가 사실 가장 위험한 시기입니다.

내가 배운 관법이 최고인 줄 알고, 예를 들어 나는 격국인데 상대는 억부다, 둘이 싸웁니다.
이 시기가 가장 많이 싸울 때입니다.

허나 이 시기가 지속될 즈음 슬슬 깨닫게 됩니다.
임상(臨床)을 해보니 실전에서 내가 배운 관법 하나만으론 도저히 답이 안 나올 때가 많은 것입니다.

그러다 회의가 들고 타 관법을 공부해봅니다.
다시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여러 관법에 자유자재하게 됩니다.

정(丁)·경(庚)·임(壬)·임(壬)

미(未)·자(子)·자(子)·자(子)

丁庚壬壬

未子子子

이 가상의 사주를 억부로 풀어보겠습니다.

신약하니 土가 용신일까요? 아닙니다.
금수상관에 팔자가 너무 차가우니 이때는 신약해도 火가 용신입니다.

이 경우는 억부나 격국이 일순위가 아니라 조후가 일순위입니다.

여러분이 흔히 들어보셨을 "금수상관희(金水傷官喜, 要)견관(見官)"이 바로 이것입니다.
여러분이 억부만 하신 분이면 위 사주 신약하니 火운에 고통이라고 오판하실 것이고, 격국만 파신 분이면 토가 구웅신이라고 오판하실 겁니다.

이래서 사주는 여러 관법을 두루 익히는 것이고, 실제로 3대 도사나 박청화 같은 분들은 한 관법에 매달리지 않습니다.
해서 박청화 선생이 말하길 "무기는 많을수록 좋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인 독학자의 길(道)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잘 하시면, 인연 있는 여러분께서도 타인 사주를 감명해줄 날이 그리 멀지 않음을 기망해봅니다.

Comments

G ㅇㅇ 2024.11.16 11:12
내가 처음 사주공부를 했을때 이 글을 봤다면 어땠을까.....
마음 다 잡고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해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