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신운처럼 좋은 운일 때는 어떤 거냐면, 회사에서 일이 좀 괜찮게 풀릴 때야.
예를 들어, 너한테 맞는 프로젝트가 딱 주어지고, 그에 필요한 역량을 늘리기 위해서 무슨 교육이든 투자든 하고 싶어져.
평소 같으면 머리가 아플 것 같은 업무 스킬도 흥미롭게 느껴지고, 하루 8시간 넘게 일하고도 체력이 남아.
그리고 이걸 하면 잘 될 거라는 무언의 감 같은 것도 있어서 긍정적인 기운이 계속 유지되지.
분위기도 좋고, 주변의 방해도 적고, 업무의 효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는 시기야.
이럴 땐 정말 '이건 되겠다' 싶어져서 계속 가게 되지.
반면에 기신운때 안 좋은 운일 때는 우울증이 오거나 기운이 바닥을 칠 때야.
해야 한다는 건 알고는 있지만, 진짜 하기 싫고 몸이 천근만근.
회사에서 주어진 일이 산더미 같고 도저히 손에 잡히지 않는 느낌이지.
무슨 실험용 쥐마냥 바쁘긴 한데 성과가 없고, 그러다 보면 내가 뭐 하고 있나 싶어.
그때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도 모호하고, 그저 하루하루 버티는 것 같지.
머릿속은 혼란스럽고 집중력은 떨어져서 쓸데없는 자료 찾으러 다니거나 하다가 정작 중요한 일은 못 하고, 그냥 체력도 없고 도서관에 나른하게 앉아 있는 사람처럼 아무것도 아닌 시간만 보내는 거야.
뭐, 회사를 다니는 건지 다니는 척하는 건지 헷갈리는 그런 느낌이랄까.
교운기는 기신운때 제대로 개털리고 난 다음 회복하는 과정인데, 이때가 진짜 심각해.
여기서 살아남으려고 막 아무거나 시도해보는 상태라고 할 수 있음.
이전에 실패했던 방향에서 벗어나 좋은 쪽으로 가려고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진짜 몰입해서 열심히 하게 돼.
한 6개월에서 1년 정도를 힘겹게 버티고 난 뒤에 그게 결국 성과로 이어지곤 하지.
그때의 고통스러운 경험 때문에 사람 자체가 바뀌고, 더 강해지게 돼.
어른들이 그러잖아, 인생에서 한 번은 크게 힘든 시기가 온다고.
이걸 이겨내면 안 좋은 일이 와도 어떻게든 넘길 수 있게 돼.
그만큼 내가 병신짓을 덜 하게 되고, 나 자신을 더 알게 되니까 말이야.
그런 경험을 통해서 어느 순간 나 자신에 대해 잘 알게되서 그렇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