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甲) 소나무가 경(庚) 도끼를 보면 무조건 상극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갑(甲) 일간이 너무 억세어 숲을 이뤘다면, 소위 말하는 극신강입니다. 이때 팔자에 관살이 없는 갑(甲) 일간은 자연히 고집이 강하거나 드세고 자제력이 약한데, 경(庚) 금을 만나면 괜히 그 사람 앞에서는 절제가 되고 자제하게 됩니다.
위와 같은 갑(甲) 여성이 만일 여장부라면 경(庚) 남자를 만나면 이상하게 그 사람 앞에서는 순종적일 수도 있습니다. 호랑이가 고양이마냥 애교를 부리겠지요. ^^
그러나 신약한 갑(甲) 여성이 신강한 경(庚)을 만나면 치이게 됩니다. 나를 억제하려 하거나 상처를 주게 되거나, 왜냐하면 갑(甲) 나무가 경(庚) 도끼에 손상되고 상처 입는 것은 자연스러운 물리적 법칙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갑(甲) 여성이 너무 강한데 상대인 경(庚)이 너무 신약하다면? 그땐 도리어 왕성한 나무(갑)를 도끼(경)로 제어하려다 도끼 날이 부러지고 맙니다. 이를 목다금절(木多金折)이라 합니다. 이 경우 갑(甲) 여자분은 속으로 "ㅎㅎ 까불고 있네.. 네가 남자인 척 해봐야 내 눈엔 귀여워 보인다."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궁합도 이처럼 전체로 해석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갑(甲)과 경(庚)은 충이니 나쁘고, 기(己)와 갑(甲)은 합이니 좋다고 하는 것은 오류가 많게 됩니다.
을(乙) 여성이 경(庚) 남자를 만나면 일단은 합이라 반은 먹고 들어갑니다. 그러나 여자분 천간이 을(乙), 신(辛), 경(庚)이라면 처음엔 좋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자꾸 내게 상처를 줍니다. 근묘화실상(根苗化實象) 처음엔 을경합(乙庚合) 했다가 나중엔 을신(乙辛) 때리기 때문입니다.
혹은 일찍 만났던 과거의 그리운 그 낭군 경(庚)은 참 좋았는데, 지금 만나는 신(辛)은 싫습니다.
을(乙)은 새입니다. 경(庚)은 새장이지요. 을(乙) 새가 새장(경)에 갇혔습니다. 나를 옭아매는 저 남자... 분명 나를 좋아하긴 하는데 나를 새장 속에 가두려 합니다. 심하면 의처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남자 때문에 답답하기도 합니다.
을(乙)이 신(辛)을 만나면 을(乙) 꽃잎에 상처(辛)가 납니다. 을(乙) 여성이 신강하여 목왕(木旺)하면 신(辛)의 남성은 나를 가지치기 이쁘게 다듬어줍니다. 말 그대로 "자기야, 자기는 이 가방이 어울려. 자기는 이 색깔이 더 예뻐." 그러나 신약한 을(乙) 여성이 신강한 신(辛) 남자를 만나면 자꾸 꽃잎에 상처를 줍니다.
을(乙) 꽃은 병(丙) 태양을 사랑합니다. 광합성입니다. 염양려화(艶陽麗花)입니다. 을(乙) 꽃이 병(丙) 태양을 보니 얼마나 아름다울까요? 을(乙) 여성이 병(丙) 남자를 만나니 선남선녀입니다. 내 남자 병(丙)이 나를 을(乙) 화사하게 비춰줍니다.
그러나 이를 단순히 이렇게만 볼 수는 없습니다. 을(乙) 꽃이라도 팔자에 일점 수(水)가 없고 조열한 명조인데 병(丙) 남자를 만나면, 태양이 꽃을 비춰주는 것이 아니라 말려 죽이는 것입니다. 이런 궁합이라면 여자분이 남자에게 쉽게 실증을 느끼거나 짜증이 일어납니다. 왜 짜증일까요? 안 그래도 뜨거운 팔자인데 병(丙)을 만나면 더욱 덥기 때문입니다. 더우면 짜증이 납니다.
이와는 반대로 신(辛) 여성이 안 그래도 팔자가 너무 차가워 꽁꽁 얼어있는데, 축(丑) 월생이나 해(亥), 자(子) 생을 만나면? 짜증날까요? 아니요, 얼어 죽겠으니 우울합니다.
궁합도 이와 같이 자연의 이치대로 추리해 가시면 더욱 재미있는 섬세한 통변이 가능해지리라 봅니다. 사주는 추리하는 추명학입니다.
뜨거운 그녀에게 남자가 꼬입니다. 그 남자분들 사주는 대부분 차가운 경우가 많습니다. 신기하죠? 이것이 음양(陰陽)입니다. 서로 다른 것이 합이 되는 것이지, 같은 것이 합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허니 "내 남편, 남친은 나와 너무 달라." 이게 정상입니다. 그 다른 것을 인정하고 서로 합하려 노력할 때 진정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는 걱정할 필요가 없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