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 눌리는 이야기

가위 눌리는 이야기

22 클로렐라 0 4,234 2020.08.30 22:41

 

일단 나는 27 남자고 취준생이다. 

집에서 어머니 여동생이랑 같이 살고있고 아파트 앞에 야트막한 산이 하나있어서 공기가 좋은데 음기가 다른 곳보단 센 곳이다. 터 자체가 그런 것도 있지만 나도 워낙 기가 약하고 허약한 체질이다.

 

12년 전에 아파트 입구에서 귀신한테 홀려서 엄마인줄 알고 따라갔던 적도 있었고(흰 옷 입은 형태를 엄마인줄 알고 움직이는 대로 따라갔는데 따라가보니 아무것도 없었다. 정작 우리 엄마는 좀 떨어진 장소에서 내가 하는 행동들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고 하더라), 가위도 예전에는 거의 맨날 눌렸었다.



이상한 꿈도 자주 꾸는데, 누군가 우리집을 들어올려고 하면 내가 현관 입구에서 필사적으로 막는 그런 꿈을 많이 꾼다. 그 형태가 꼬맹이 일때도 있고 남자들 일때도 있고 할머니 일때도 있고 뭐 그런식인데 대개는 내가 못들어오게 막는 걸로 끝나는데 가끔 우리집 안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어른들한테 물어보니 안좋은 꿈이라고들 하더라..



두 달 전에는 이런 꿈도 꿨었다. 아직도 생생하다.. 꿈속에서 엄마하고 동생이 나를 다급하게 부르더니 우리집 안방 구석 커튼있는 자리에 누군가 앉아있다고 나보고 가보라고 하더라.. 뭐 무서웠지만 난 남자니까 가봤는데 정말로 커튼 뒤의 구석에 누가 앉아있었다.. 의자에 앉아있어서 발만 보이는데.. 너무 무섭지만 얼른 쫓아내야겠다는 생각에 커튼을 걷어내고 보는데 왠 무섭게생긴 난생처음보는 할머니였다.

여튼 그 할머니를 붙잡고 집에서 쫓아내려고 나랑 엄마랑 용을 쓰는데 안나가고 버티는거다.. 그래서 내가 현관에 있는 화분으로 그 할머니 머리를 내려쳤는데 머리에 피가 나더니 나를 딱 노려보면서 하는 말이.. '넌 오늘 반드시 죽어' 이러더라.. 그 순간 소리지르면서 잠에서 깼는데 진짜 무서워서 미치겠더라.. 그 꿈꾸고 한 3일동안은 집 밖에 못나갔었다.



뭐 각설하고 오늘 얘기를 해보면, 한동안 가위에 안눌리다가 어제부터 가위에 눌린다. 두달 전에 그런 꿈을 꾸고 우리 엄마랑 내가 자는방에서 불경도 외우고 잠들기 전에 '지장보살'을 입으로 읊고 자고 해서그런지는 몰라도 한동안은 가위도 안눌리고 이상한 꿈도 많이 안꿨다. 그런데 어제는 오랜만에 가위에 눌렸다. 그냥 가위 눌리고 여자 두명이 내 주위에서 비웃으면서 조롱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끝났다. 

평소에 우리 엄마가 아침9시에 출근하시느라 내가 잠깐 잠에서 깬다음에 엄마 출근하면 다시 잠들거든. 새벽3~4시까지 공부하다가 자느라 너무 졸려서.. (취준생ㅠㅠ)



우리집 현관 입구에 센서등이있는데 이게 고장나서 평소에는 작동 안하다가 아주 가끔씩 아무것도 없는데 저절로 켜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가끔 아무것도 없는데 저녁에 켜지면 소름끼친다. 



근데 엄마가 출근하기 직전, 갑자기 센서등이 계속 켜지더라는거야.켜졌다가 꺼졌다가 다시 켜졌다가 꺼졌다가를 몇번 반복했다네. 물론 센서등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고 엄마도 그 근처에는 안갔다고..



엄마도 그 순간 소름이 끼쳤다면서 나보고 나와보라고 저거 왜저러냐고 하더라. 근데 난 근육통때문에 그냥 누워있었다. 

그리고나서 엄마 출근 후에 다시 잠을 자는데 가위가 눌렸다.. 거의 2시간 가량 계속 눌렸던거 같다. 간신히 가위를 풀고 다시 자면 또 가위눌리고 계속 그러는 와중에 지장보살을 읊으면 좀 나을까 싶어서 속으로 지장보살을 계속 읊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에서 남자도 여자도 아닌 이상한 목소리로 지장보살 지장보살 크킄ㅋ크 지장보살 지장보살... 이라고 마치 날 비웃듯이 계속 지장보살을 따라외는 목소리가 들리더라. 너무 소름끼치고 무서워가지고 지장보살 외는걸 멈추고 나도 모르게 눈을 살짝 떴다; 원래 가위눌리면 뭐가 보일까봐 눈을 안뜨는데 진짜 아차싶었다. 그나마 다행히 살짝떴는데 발밑에 검은 형체가 보이길래 바로 다시 억지로 눈을 감고 안볼려고 발버둥쳐서 자세히는 못봤다. 



근데 눈 감자마자 갑자기 그 목소리가 내 귀에다 대고 두달전에 엄마랑 책보고 읊었던 불경을 엄청빨리 외더라 씨발.. 중간중간에 웃으면서... 그거 듣고 진짜 너무 무서워서 기절했던 것 같다.. 나중에 여동생이 깨우면서 소리지르던데 왜그러냐고 또 뭔꿈꿨냐고 해서 일어나긴했다.. 

하여튼 이거때문인지 몰라도 오늘 몸이 너무 안좋다; 머리도 아프고 속도 안좋고.. 좀 있다가 불경이나 읽어볼려고..

맨날 눈팅만하다가 그래도 오늘겪은 일이라 생생할때 기록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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