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부부 이야기

<주역> 신혼부부 이야기

G 태극기 0 4,873 2020.06.02 23:48


주역은 수없이 많은 기간동안 쌓여진 데이터를 가지고 64괘를 만들어서 인간의 미래를 예측했던 것인데요.


우리 조상들은 이처럼 어려운 일을 잘 했었는데 후손들은 그 사상을 제대로 물려받지 못했습니다.

 

아주 옛날에 어떤 신혼부부의 이야기입니다.

아주 옛날이라서 당연히 연애결혼이 아니고 집안과 집안끼리의 중매결혼으로 만난 앳된 부부들입니다. 


둘은 서로를 보자마자 서로가 맘에 들면서 이끌리는 그런 찰떡궁합이었습니다.

두 신혼부부는 마치 연애를 하였던 사람들처럼 금방 서로 사랑의 감정이 생겼습니다.


집안의 부모들이 강제로 엮어버리는 그런 애정 없는 결혼이 아닌 듯 둘은 너무 금슬이 좋아서 금방 동네에 잉꼬부부라고 소문이 날 정도였습니다.


양가 집안의 부모와 어른들도 매우 흐뭇해하며 좋아 했지요. 

그런데 그만 이 두 잉꼬부부 사이에서도 문제가 발생을 하였습니다.


신랑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술을 배우고 나면서부터는, 밤늦게까지 술을 먹고 들어와서는 자기 부인을 몽둥이로 때리는 버릇이 생겼던 것입니다.


 


아내는 온 몸이 온통 몽둥이에 맞은 멍투성이였습니다. 한식경을 그렇게 아내를 몽둥이로 때리고는 곤드레만드레 자리에 누워서 코를 골면서 잠을 자곤 했습니다.


신랑은 그 다음날엔 자신의 행동을 전혀 기억을 못했습니다. 


아내가 지난밤에 신랑이 자신을 몽둥이로 구타하던 일을 얘기해 주면 신랑은 손바닥이 발바닥이 되도록 아내에게 빌었고 자책을 하였습니다. 그리곤 낮에는 단란한 가정의 자상한 남편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렇지만 다시 밤이 되면 신랑은 다시 술을 먹고서 만취해서는 광인이 되어 아내를 몽둥이로 구타하는 일이 계속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더니 나중에는 증세가 더 심해져서 술을 먹지 않아도 보름달만 뜬 밤이 되면 광인이 되어서 아내를 몽둥이로 구타해대곤 했습니다.


이런 일이 거의 삼년이나 반복이 되어서 이젠 아내도 힘겨워서 더는 못살 것 같았습니다.

하염없이 담 밖을 쳐다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을 때,  어떤 노스님이 대문앞에 탁발을 하러 왔습니다.  


아내는 노스님께 시주를 해 주려고 쌀을 한 되 퍼서 가지고 나와서는 노스님의 공양바루에 넣어 드렸습니다.


 


이 때 노스님은 젊고 앳된 부인의 멍든몰골을 보고서는 혀를 끌끌차며 말을 했습니다.


“택풍대과(澤風大過) 괘상(卦象)의 액운이로다.”하고서는 계속 말을 이었습니다.


“부인에게 액운이 끼어 있으니 생각이 있으시다면 소승이 방책을 말해 드리리다.” 


이에 아내는 해결책을 청했습니다.


노승이 말하길,


“전생에 남편은 하늘의 벌을 받아서 소로 태어 났었는데 당신은 그때 그 황소의 주인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무척이나 매질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 전생인연으로서 금생에는 부부로서 만났는데, 그때의 업장을 되돌려주려고 그렇게 공매를 맞고 있습니다.  


밤이 되기 전에 싸리 빗자루 세개를 풀어 한덩어리로 묶어서 그것을 안방문 옆에 세워놓으면 남편이 그것으로 때릴 것이나 아프진 않을 것이오.


한달이 가면 업장이 풀릴 것이니 너무 심려치는 마시오. 나무관세음보살...” 하면서 노승은 갔습니다.


노승이 시킨대로 했더니 과연 남편은 그 싸리몽둥이로 아내를 때리기 시작했답니다.


그리고 한달쯤 지날무렵에 남편의 구타습관은 신기하게 사라졌고 이젠 낮이고 밤이고 행복하게 살 수가 있었답니다.


 


그 후, 얼마가 지나서 또 그 노승이 대문앞에 나타났습니다.


부인은 너무 고마운 나머지 뛰어 나가서 허리를 숙여 고마움을 표시하며 그동안 모아 둔 큰 돈을 노승에게 시주를 하였으나 받지 아니하고 쌀 한공기만을 마지못해 받았습니다. 그리고 부인은 물었습니다.


“저도 여염집에서 자랐는지라서 사서삼경중에 있는 주역의 공부를 조금은 하였습니다. 그런데 노스님의 괘풀이를 잘 이해를 하지 못하겠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가르침을 좀 주시길 바랍니다.” 하며 노승에게 문의를 하였습니다.


노승은 빙그레 웃으면서 설명을 했습니다.


“택풍대과라 함은 택산함괘에서 아래 이효가 변하여서 생긴 것입니다. 두번째효는 아랫사람을 의미하고  산괘는 동북간방으로서 십이지지의 소(丑)에 해당합니다.  


규수는 소녀인 태(兌)괘에 해당하고 남편은 소였으니 방위로서 간(艮=산)이니 택산함괘가 되어서 부부금슬이 매우 좋지마는, 전생에 악연의 업보를 지음으로서 아래 이효(二爻)가 변하여서 택풍대과의 괘상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로서 파란을 겪고 다툼이 있게 되었는데 변괘 풍은 나무로서 몽둥이세례가 되었던 것이고  전생에 황소를 때린 숫자만큼 몽둥이로 맞은 수를 채워야 하므로 남편이 술에 취하거나 보름달이 뜰 때면 축시에 그렇게 몸둥이로 맞아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싸리빗자루를 묶은 싸리몽둥이는 한번에 수백대의 몽둥이매를 때린 계산이 되는 것이니 이렇게 빨리 업장소멸이 되는 것입니다.  


전생업장으로 택풍대과괘상이 되어버린 부부관계가 이젠 업장이 풀리면서 다시 택산함의 괘상이 되었으니 앞으로는 편안하고 단란한 가정이 될 것입니다.“ 하고 노승은 설명을 하였습니다.


이 설명을 들은 앳된 부인은 감탄과 감격을 하면서 눈물을 찔끔거리며 노스님에게 합장배례를 올렸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노스님의 절에 찾아가서 시주를 하고 하인들을 시켜서 절도 보수공사를 하게 하고 노스님의 속가제자가 되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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