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와 승부욕

사주팔자와 승부욕

G 설화 1 584 2023.11.27 17:24

 

 

재는 내가 자극해야 할 성분이고, 관은 내가 자극받는 성분이다.
재는 내가 명령하는 대상이고, 관은 내가 명령을 받는 대상이다.

승부욕이란 건 내가 누군가의 밑에 들어가느냐 혹은 누군가를 밑에 두느냐와 깊은 연관을 맺는다.
여기서 말하는 승부욕은 비견 겁재의 승부욕과는 좀 다르다.

비견 겁재의 승부욕은 오히려 좀 순수하다.

내가 저 친구와 싸워서 이겨야지의 승부욕 혹은 나 자신과의 숭고한 싸움이라는 승부욕과, 저 친구를 내 밑에 둬야지 하는 승부욕은 차이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승부욕은 지배욕과 가깝다.

여기서 지배욕이란 말이 좀 무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이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짜 나쁜 건 지배만 해놓고 잘 안챙겨주거나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내 명령을 받지 않으려 하는 대상은 나보다 우위에 있으려고 하기에 관이 된다.
적 역시 관이다.

싸워서 이긴다는 건 내 위에 있으려는 자를 굴복시켜 내 아래 두는 것과도 같다.

관을 식상으로 쳐서 굴복시켜 나의 재로 만들어가는 과정. 이것이 승부사의 길이다.

나는 언제고 적을 제압하기 위하여 칼을 갈고 있다.
나는 관을 치기 위하여 식상을 연마하고 있다.

이러한 사람은 좀체 남에게 고개를 숙이려 하지 않는다.

일상에서 재관은 역동적인 흐름으로 나타난다.
누군가 나에게 들이댈 때 그는 나의 관이 되려는 꼼수를 쓰는 것이고 내가 그를 제압하려 하고 비로소 제압해냈을 때 그는 갑자기 재로 바뀐다.

선배를 대할 때면 우선은 제압 당해주는 관계가 되므로 관의 위치에서 바뀌는 법이 없지만, 만만한 소리를 하면 언제든 제압할 수 있는 대상이 된다.
그래서 재와의 관계가 유정한 사람은 갈수록 선배 만날 일이 없어지고 어쩌다 만나도 껄끄러워 한다.

일상은 크게는 재관의 역동적인 흐름이지만, 비식재관인의 역동적 흐름을 무시하지 못한다.
비겁이 나와 뜻을 함께 한다면 그는 계속해서 비겁이지만, 갑자기 나한테 들이댈 때 그는 관이 되고, 내가 제압한다면 그는 재가 되고, 조언을 해준다면 그는 인이 되고, 내가 챙겨줘야 할 땐 식이 된다.

하지만 친구가 왜 결국은 비겁으로 남느냐 하면 그는 큰 틀에서는 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나의 뜻과 크게 어긋남이 없는 형태로 오래도록 지속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주된 흐름은 내가 누군가의 재가 되어 충성할 것이냐, 아니면 내게 충성할 사람을 만드는가의 싸움.
제압하느냐 제압당하느냐의 싸움.

엄마 아빠가 싸우고 엄마와 동생이 싸우고, 나와 동생이 싸우고 나는 아빠와 싸운다.
나는 인생이 전쟁의 연속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갈등 없는 인생은 별 의미가 없다는 생각은 갖고 있다.

모든 일상이 이러한 싸움의 연속은 아니지만 삶이란 걸 떠받치고 있는 힘은 제압 당하느냐 제압하느냐의 끝없는 힘겨루기의 역동성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니체가 말하지 않았는가.
삶의 본질은 힘에의 의지. 그 외의 것이 아니라고.

인간은 언제 가장 기분이 나쁘고 침체되는가.

자신이 힘 떨어졌다고 느껴졌을 때.
자신이 입증할 수 있는 것이 오직 나약함 뿐으로 남겨졌을 때이다.

Comments

사람이라면 어딘가에선 누군가의 관이되고 누군가의 재가 되겠죠?

승부욕이라면, 지금의 경쟁 시대에 살아가는 제겐 좀더 융통성을 가지고 생각해야 될 부분이 아닌가~ 해요.

기왕이면 이제는 조금은 더 마음 편한 관으로 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