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팔자와 여름

사주팔자와 여름

G 설화 1 752 2023.10.26 14:09

여름은 만물이 무성해지는 시기이다.
여름은 일단 덥고 봐야 한다.

무더운 가운데 가끔씩의 장마는 더위를 식혀가는 휴식과 같은 기간이 되어주곤 했다.

최근 여름엔 비가 너무 많이 왔다.
여름 같지 않은 여름이었다.

차라리 푹푹 찔 망정 여름이 여름 같지 않으니 뭔가 어색하다는 느낌.
휴가 가기에도 애매하고, 휴가 안가기에도 애매해져버렸다.

그러나 휴가는 차선으로 하더라도, 곳곳에서 흉작이였다.

태양이 쨍쨍 내려쬐줘서 만물의 가능성을 최고도로 뽑아줘야 할 여름이 그 모양이었으니 다가올 추수기가 걱정이였고, 예상대로 과일값과 채소값은 폭등했다.

라면으로 치면 예열 이후에 팔팔 끓어줘야 할 시점에 물이 부족하지도 않은데 대뜸 찬물을 부어버린 격이다.

물량을 잘 맞추지 않은 상태에서는 그래도 물을 넣어주면 좋은데 애초에 물량을 잘 맞춰서 끓였을 때와 비교하면 맛이 떨어진다.

그것 참 신기한 일이다.
왜 그런지는 나도 모르겠다.

암튼 여름은 일단 덥고 봐야 한다.
화를 아무리 봐도 상관없다.

그때는 화가 주인공인 그런 시기이기 때문이다.

단, 조건이 따른다.
화가 치열한 만큼 수가 그 치열함을 받쳐줘야 한다.

화가 잔뜩 열을 내는데 수가 받쳐주지 않으면 배우가 팬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과 같다.

여름에 수가 없으면서 목화가 무성하면, 라면이 물이 마름과 동시에 불이 붙는다.
이 때 라면은 불 붙는 재료가 되어버린다.

아직 라면을 끓이는 과정이기 때문에 가을의 서늘한 금기가 대놓고 나설 필요도 없다.

다만, 봄에 비하면 여름의 금은 그 역량이 한결 주목이 된다.
왜냐하면 여름은 수가 마르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희한하게도 수가 마르는 여름에 금은 태어난다. 맛있는 냄새가 풀풀나면 여기저기서 평가할 사람이 몰려드는 셈이다.

금은 수의 근원이 되어준다.

여름에는 화가 치열하고, 수가 받쳐주면서 금은 금생수를 잘해주면 된다.

금은 심사위원이다.
젓가락을 들이대면서 섣불리 나서기보다는 가만히 바라보면서 맛있겠다 기대된다 응원을 해줘야 한다.

물론 끓여야 할 대상인 라면도 분명해야 하고, 토는 괜히 나서면 수를 극하고 금을 매금시키며 화를 설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아직 주인장이 나서서 렌지 불을 끄거나, 물을 덜어내거나, 잔뜩 기대감을 품고 있는 심사위원을 쫓아낼 때가 아닌 셈이다.
이렇게 조화가 잘 갖춰졌을 때 여름은 가장 아름다워진다.

 
丙戊丙丁

辰子午卯

 
이 사주는 여름에 화가 치열하다.
중국집의 센 불을 연상케 한다.

수가 받쳐주고 있는가를 본다.
지지 자수와 시지 진중 계수를 보았다.

수가 금의 보조를 받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 수를 본 게 중요하다.

라면은 어딨나?
년지 묘목이 화에 둘러싸여 있다.

초년에 관인의 갈등을 겪을 수 있다.
관은 외할머니 인은 어머니, 외할머니가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했다.

관은 배우자, 관입장에서 오화는 식상.
이 사주의 배우자는 진로 고민에 빠져 있다가 뒤늦게 공부에 매진하는 케이스이다.

이 사주가 자수를 보았으나 자수가 자오충으로 흔들리고 있다.
오화는 인성 공부, 자수는 재성 점수. 꽤 공부를 잘 했을 텐데 대학교 들어갈 시점에 기대에 미칠 만큼의 대학을 들어갔을지 의심된다.

수기를 점차 진토로 대체해가는 형국이다.

결혼하고 나서 재성은 시어머니, 시어머니의 덕이 점차 줄고 동서의 덕을 기대할 수 있다.

화기에 약간 상한 라면이지만, 그럭저럭 물량을 맞춰주어 먹어볼 만한 라면이 되었다. 

Comments

역시 사주가 다 다르듯...라면 끓이는 방법도 다 제각각 이라지요. 그나마 먹어볼만하다니 다행입니다.
궁물이 끝내줘야 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