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음양! 음과 양의 속성

(사주) 음양! 음과 양의 속성

G 헬렌 1 937 2023.09.21 15:58

예를 들어, 라면 한 봉지를 끓인다고 치자.
라면은 아직 잔뜩 오그라 들어 있는 상태다.

이 때의 라면은 음의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라면은 보글보글 김이 나는 맛있는 라면이라는 꿈을 품고 있다.

이 때 라면은 음의 상태이지만 양이라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나저나 라면은 왜 그렇게 오그라 들어 봉지에 포장마저 되어 있는 것일까?
이 때 라면은 마치 가능성을 자신의 품에 안고 있는 씨앗과도 같다.

씨앗을 보면 어떤가 잔뜩 오그라 붙어 있다. 게다가 때를 타지 않고 열매 속에 숨어 있다.
양으로 나아가려는 꿈을 품은 채 나는 순결하니 함부로 뜯지 마시오라는 암시를 풍긴다.

라면이 양의 가능성을 자신의 것으로 선취할 때 비로소 라면은 풀어지고 늘어진다.
자신의 것을 내어놓는다.

그런가 하면 껌은 어떤가?
껌 또한 포장을 뜯고 씹기 전에는 절대 말랑말랑한 양의 속성을 보여주지 않는다.

아직 탄생하기 전의 아기는 몸을 어떻게 하고 있는가? 잔뜩 웅크리고 있다.
아기는 엄마의 뱃속에 포장되어 마치 그렇게 잔뜩 움크림으로써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준비하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있는 듯 하다.

음은 순결하다. 음은 오그라들어 있다. 음은 가능성을 품고 있다.

반면, 보글보글 맛있게 끓여진 라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끓여지기 전에 잔뜩 오그라 붙어 있지 않았더라면 지금과 같은 가능성을 펼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힘겹게 인내해왔다.

매장 진열대에서 손님의 간택을 기다리며, 그때그때의 시세에 따라 반응하는 라면의 매출량에 희망과 절망을 오갔을 것이다.

이제 이렇게 완성된 라면을 보라.
조리를 위해 알맞은 양의 물과 불의 양이 필요했고 바야흐로 라면은 매끈한 면발과 향기를 뽐내고 있다.

양은 섹시하다. 양은 화려하다. 양은 풀어졌다. 양은 이제 섭취될 순간만 남았다.

음에서 양으로 넘어온 라면은 마침내 자신의 가능성을 펼치기가 바쁘게 섭취되어 이 세상으로부터 사라질 순간 만이 남았다.
이것은 또 다른 양에서 음으로 넘어가는 국면이다.

라면의 육은 사람들의 뒷구멍으로 빠지고 라면의 넋은 사람들의 라면의 맛 평가와 검토 후에 새로운 2세의 라면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이렇게 라면의 인생은 돌고 돈다.

음이라는 건 봉지에 싸여져 조리되기 직전의 라면과 같다.

이 때 라면에게 중요한 건 무엇인가.
가능성을 품고 있느냐 없느냐다.

뜯어보았더니 곰팡이가 슬었거나, 산산히 조깨진 라면이 있다.
이렇게 되면 음의 가능성은 현저히 깎여버린다.

반면, 양이라는 건 화끈한 김을 밀어올리면서 완성된 라면으로 태어났다는 거다.
이 때 중요한 건 라면을 먹어줄 사람이 있느냐 없느냐다.

나는 실컷 뽐을 내고 있는데 막상 먹어줄 사람이 없다면 이 보다 썰렁한 귀결이 어디 있겠는가.

태양이 떴는데 받쳐줄 어둠이 없다면? 나는 잘 났는데 평가해줄 사람이 없다면 썰렁함을 떠나 슬픈 일이 된다.
평가를 떠나 일단 먹어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비록 꽃은 지고 라면은 뒷구멍으로 사라질지언정.

음양은 오고 가지만, 음은 양을 품어야만 아름답고, 양은 음을 품어야만 조화가 된다.

현실과 이상, 정신과 본능, 외양과 쓸모,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가려진 커텐 틈.
오글오글과 보글보글. 이 둘은 언뜻 대립되는 가치인 것 같지만 그러나 현실은 이상을 품고, 본능은 정신을 품어야 조화롭다.

겨울생이 화를 보아 음양의 조화를 이루었다는 건 신라면이 곰팡이가 슬지 않은 채 자신의 가능성을 잘 품고 있다는 것과 같고, 여름생이 수를 보아 음양의 조화를 이루었다는 건 라면이 잘 끓여졌는데, 파리만 날릴 게 아니라 먹어줄 사람이 있고 평가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것과 같다.

수일간이 화를 보아도 마찬가지이고, 화일간이 수를 보아도 마찬가지의 의미이다.

금목으로 태어나든 토로 태어나든 결국은 빛날 것인가, 가능성을 품은 채로 미래를 도모할 것인가의 문제 사이에서 움직인다.
반짝이는 이면과 암약하는 이면.

각자가 어떤 역할을 부여받았든 음양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인간 삶의 파노라마는 펼쳐진다.

Comments

뽀글 뽀글 뽀글 뽀글 맛좋은 라면에.. 비유를 해주셨네요
머리에 쏙쏙 드오는 예시예요
그래서 제 사주의 계절적 흐름을 생각해보니.. 이제샤 더욱 이해가 팍 팍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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