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인성과 순수함

(사주) 인성과 순수함

G 헬렌 2 2,568 2023.08.23 13:16

우리가 무언가를 수용하여 이해하고 비로소 깨달음이 다가올 때 자신도 모르게 살짝 미소가 번지게 된다.
아하 그렇구나.

늘 생글생글 웃는 미소란 누구에게도 세상 무엇에도 긍정적이라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열려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한 사람은 사람들의 이목과 관심을 끌게 된다.

거절의 경험과 배신의 경험. 이러한 것들을 겪어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누군가에게 그것은 상처의 경험으로 남아 마음 속에 크고 작은 방어벽을 만들게 된다.

저 사람이 거절하면 어떡하지? 괜찮아 난 쿨한 남자니까.
저 사람이 날 이용하면 어떡하지? 괜찮아 신상 털어서 복수하면 되니까.

그러나 거절하는 까칠함을 미리 염두에 넣지 않아도, 미리부터 이용 당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지 않아도 좋을 느낌의 사람이 있다.
신기하게도 그러한 느낌의 사람이 있다.

그가 처음부터 긍정적이고 누구에게든 이해의 폭이 열려 있어 사람들의 신뢰를 얻게 되었는지, 사람들의 신뢰가 그를 그렇게 만들었지에 대해서는 미스테리로 남겨두도록 하자.
그를 생각하면 왠지 어머니 같은 포근함이 느껴진다.

한편으로 아이와 같은 순수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성현들은 아이들의 마음을 닮아야 한다고 한 번씩 얘기하고 이 세상을 떠난다.

예수 가라사대, 너희가 아이 같이 되지 않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

나는 천국이 실제로 있는 제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천국이 없다고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건 그 어떤 기쁨의 공간이자 행복의 공간 정도로 이해한다.

나는 순수함과 포근함이란 단어를 생각하면 산울림의 김창완 아저씨를 떠올리게 된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자면 어찌나 포근하면서도 티 없이 맑은지. 그가 '하얀 거탑'에서 속물적인 의사 연기를 보여주었을 때, 그래서 나는 더욱 충격을 받았는지 모른다.

누군가는 말할 것이다.
순수는 이용 당하기 좋을 먹잇감일 뿐이라고.

그러나 의외로 아무런 삿됨이 없는 사람을 이용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왠지 모르게, 엄청나게 캥기게 된다. 이용하려고 다가가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상한 포쓰가 있다.

중국 영화 가운데 '맹정盲井'이라는 영화가 있다.
별로 유명하지 않은 영화이다.

이 영화에는 사기꾼 두 사람이 등장한다.
촌뜨기를 꼬드겨 광산으로 데려가 살해한 다음, 광산주를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이들은 갓 사춘기가 지난 소년을 꼬드겨 광산으로 데려가게 된다.

그 다음부터가 재밌다.
이들은 도저히 그냥 소년을 어떻게 해보기에는 마음이 걸렸던지 소년에게 술도 사주고, 여자를 사주기도 한다.

그러나 소년은 꿋꿋이 아닌 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인다.
소년은 여자 앞에서 마치 자신이 훼손 당하기라도 한 것 같은 반응을 보인다.

그들은 소년에게서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마침내 이 소년을 어떻게 하려는 순간, 두 사람 사이에는 분열이 일어난다.

두 사람은 소년을 끝내 어떻게 해보지 못하고 결국, 광산에서 다투고 대립하다 그들이 줄곧 해온 것처럼 자멸한다.

소년에게 곡괭이를 들고 다가가는 순간, 그들은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왜 망설였던 것일까.

나는 생각한다.
순수보다 강한 건 없다고.

그리고 순수야말로 지혜의 엑기스이자 정수라고.

그것은 퍼주고 퍼주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과도 같다.

지혜는 아무리 나누어도 고갈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어지며, 사랑은 나누고 나누어도 흩어지지 않고 오히려 자신에게 자꾸만 흘러 돌아온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이 엄혹한 세계를 살아가면서 자신의 숭고함을 지켜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말할 수 없는 강력함을 가진 것이다.

세상에 대해 열려 있다고 해서 무작정 다 받아주는 건 순수가 아니다.

오히려 가릴 건 분명히 가려서 받아줘야 한다.
순수가 하늘을 향한 마음이라 해서 지상에 발 붙이지 않은 공허한 마음과는 또 거리가 멀다.

순수는 수용하지만 오히려 철저히 냉정해야 하고 이상을 추구하지만 철저히 현실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렇듯 쉽게 순수를 말하지만 순수하기가 힘들고, 좋은 인성을 말하지만 좋은 인성을 가지기는 쉽지 않다.
물론 나도 그러하다.

자꾸만 삿되지려 하고 때로는 가감없이 받아들여 배탈이 나기도 하며, 때로는 인색하여 밥맛이란 소릴 듣기도 한다.
그렇다면 역시 인성은 팔자의 문제인가.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련다.
그렇게 되면 살 이유가 없다.

소년을 헤치려던 두 남자는 왜 망설이게 되었을까?
그들도 한 때는 소년이었고 소년의 마음을 가져보았으며, 아무리 비틀리고 뒤틀어진 인간도 한 때는 무구한 아이였다.

그 마음만 기억하고 잊지 않으며 되살릴 수 있다면, 우리는 언제나 강할 수 있다.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는 포쓰를 가져볼 수 있으며 기꺼이 수용하며 나눠줄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져볼 수 있다.

사자들의 손에 떨어진 소년이 어떻게 손 안대고 코 풀 수 있었는지를 기억하자.

아이처럼. 아이처럼.

그때는 가진 것 없었지만 모두들 한 짝씩의 날개를 가지고 있었어요.

갖고 싶던 장난감과 인형 이젠 모두 가질 수 있게 되었지만

눈물로 젖은 날개 다시 펼 수 없다면 삶은 언제나 제자리일 거예요.

Comments

G 피오 2023.08.23 13:17
잘 읽었습니다..김동률의 아이처럼 이란 노래 있어요..^^나이 들면서 많아지는 건 생각이라죠?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지면 순수하기는 참 어려운거 같아요;
말에는 여러 가지 용법이 있죠.
때로는 명령을 해야 하기도 하고 자기 주장을 해야 하기도 합니다.

이 때 인성을 써서 말하는 사람은 차분한 말투를 가지게 되죠.
관살이 냉철함이라면 인성은 온화하고 차분합니다. 

그러나 식상의 명랑함이든, 재성의 리더쉽이든, 인성과 연관지어 말투가 성립되면, 약간의 애교가 들어가게 되죠.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뭔가를 해달라고 할 때 이거 '좀' 해줘, 처럼 '좀'이란 단어가 들어가게 됩니다.

부드러움이 첨가되는 것죠.

또는 말의 끝에 'ㅎㅎ'가 들어가게 됩니다.
웃음이 살짝 들어가죠.

또는 말의 끝에 '~'가 들어간다. 그냥 '그러지 말아요', 와 '그러지 말아요~'에는 분명한 어감의 차이가 있죠.
이러한 것을 인성이 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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