丁      己      戊      丁      坤
卯      未      申      巳      命  35세

먼저 사주 하나 보도록 하겠다.
뭐 좋은 사주 되시겠다.

일지의 미토의 동태에 대해서 함 파악해보도록 하겠다.

미토는 과연 토일까? 라는 아주 뻔한 질문부터 시작해봐야 할 것 같다.
미토는 토가 맞나? 그럼 토이지 수인가? 흣흣

미토는 여름의 운동을 받아 가을로 넘기면서 한편으로는 목의 해묘미 운동을 종결 짓는 역할을 한다.

미토는 사오미 방합도 하고 해묘미 삼합도 한다.
이때 방합이란 형제의 합으로 묘사하고 삼합은 사회적인 목적을 둔 합이라 묘사한다.

그럼 미토 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하고 물으신다면
나는 화의 환경에 태어나 목의 꿈을 품고 사는 자요, 라고 말할 것 같다.

그럼 너는 사람들이 다 토라고 부르는데 어찌 화와 목을 달고 살아가느뇨? 물을 수가 있겠다.
너가 가장 너 다울 때는 언제뇨?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이 가장 자신 다울 때는 꿈을 꾸고 있는 자신을 느낄 때이며 꿈을 현실로 이룩해가는 자신을 느낄 때일 것이다.

미토의 현실은 화이지만 그는 목의 꿈을 꾼다.
미토의 입장이 되어 사계절을 순환해보자.

겨울이 되어 해수를 만나면 미토는 바야흐로 해묘미 목운동의 시초가 열림을 느낀다.
이 때 미토는 겉으로는 토이지만 실상은 목의 형태를 띄고 있다.

내 꿈이 시작되는 시기인데 굳이 토의 껍질을 쓰고 있을 필요가 어디 있느뇨? 한다.
미토 입장에서 해수는 지살이 된다.

지살은 열림, 시작. 이 때 땅이 흔들리고 삼합운동을 위한 이동이 시작된다.

자수를 만나면, 년살이다 도화. 토가 목의 껍데기를 걸치고 나 수생목 해주세요 하면서 수의 왕에게 알랑방귀를 살랑살랑 뀐다.

축이 오면 축미충. 미토가 개고되어 목이 활개를 치고, 해묘미 운동을 방해하던 사유축 운동이 관속으로 들어간다.

다음으로 인묘진을 거치면서 미토는 더 이상 꺼리낄게 없다지만, 인목을 바라보면 신살로 망신이다.
묘목은 아직 기다려야 하고 인목을 바라보니 내가 기다리던 꿈이 바야흐로 이뤄질 때가 왔다고 설레발치다가 망신을 당하는 경우이다.

인미 귀문은 인미 망신으로 읽어도 된다.

진토에 이르러 반안살. 말 안장에 올라 풍부한 목운동의 기운을 마지막으로 느낀 다음 사오미가 오면서 미토는 조바심을 내기 시작한다.

미토가 사화를 만나면 역마이다.
목은 이제 끝날 때가 됐으니 상대방이 알아채기 전에 다 싸짊어지고 도망쳐야 한다.

미토가 사오미를 만나면 자수에게 알랑 방귀를 뀌던 수준 이상으로의 변신이 이루어진다. 내가 언제 목운동에 참가했소라면서 슬며시 화인척을 한다.
몰랐어요? 나 당신 식구였어요? 한다.

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목의 꿈을 품고 있던 미토 입장에서는 여간 이 인연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미가 오화를 보면 육해살. 오화라는 인연이 싫어 만약 거부하게 되면 여섯 가지 해악이 발생한다.

미토는 겨울과 목의 계절을 거칠 때는 목으로 변신, 여름에는 화로 변신, 그렇다면 가을이 되면 어케 할까?
겁탈하는 겁살, 감옥에 갇히는 재살, 한 숨 쉬며 하늘만 바라보게 되는 천살. 금기가 왕성해서 미토의 꿈인 목은 자연스럽게 숨겨야 하는 상황.

이때야말로 미토는 토의 역할을 가장 충실히 한다.
토생금 해줄게요. 하면서 자신의 꿈을 숨긴 채 토로서 살아간다.

이제 다시 사주를 보자.

丁      己      戊      丁      坤
卯      未      申      巳      命  35세

이 미토는 가을의 미토이다. 화를 가장하는 미토도 아니고, 목의 세상이라 마음껏 자신의 꿈을 펼치는 미토는 더더욱 아니다.
가을의 기운에 꾸벅 숙여주면서 난 사실 진짜 토였소 라며 또 다시 변신한 미토이다.

그런데 저 미토를 옆에서 자꾸 묘미로 꼬시고 있다.
비록 해묘미를 좋아하는 미토이긴 하나 계절이라는 대원칙 앞에서 괜히 나섰다가 짤리는 거 아님? 하면서 의혹스러워하는 눈초리가 느껴진다.

이 미토의 움직임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눈치가 굉장히 빠른 사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