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丁火)

<적천수> 정화(丁火)

G 일희일비 1 1,823 2023.06.27 17:59

다음은 사월과 오월의 '등불'이라는 노래다.

비오는 저녁 홀로 일어나 창밖을 보니
구름 사이로 푸른 빛을 보이는
내 하나 밖에 없는 등불을
외로운 나의 벗을 삼으니 축복받게 하소서
희망의 빛을 항상 볼수 있도록
내게 행운을 내리소서
넓고 외로운 세상에서
길고 어둔 여행길 너와 나누리

하나의 꽃을 만나기 위해 긴긴밤들을
보람되도록 우리 두사람
저 험한 세상 등불이 되리
넓고 외로운 세상에서
길고 어둔 여행길 너와 나누리
 

丁火柔中 內性昭融 抱乙而孝 合壬而忠

정화유중 내성소융 포을이효 합임이충

旺而不烈 衰而不窮 如有嫡母 可秋可冬

왕이불렬 쇠이불궁 여유적모 가추가동


아 따뜻하다. 힘이 되고 의지가 된다.
어떤 노래가 정화의 느낌을 가장 잘 살렸을까를 생각하면서 함 골라본 노래다.

만약 병화를 형상화한 노래를 고르라면 아마도 마그마의 '해야'가 아닐까.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똑같이 어둠 속에 있으면서 병화를 기다리는 마음과 정화에 의지하는 마음은 다른 것 같다.
병화가 뜨면 한 방에 이 어둠과 근심이 그치는 맛이 있는데, 정화는 어둠 속을 근근히 버티면서 주고 받는 따스한 마음과 같은 맛이 있는 것 같다.

그럼 이런 부분이 적천수 정화론에도 나와 있을까? 그건 . . 잘 모르겠시다.

丁火柔中 內性昭融

정화유중 내성소융


정화는 부드러운 가운데 밝고 녹이는 성정을 품고 있다.

이름하여 외유내강이라 할까.
유柔하다고 하니 문득 을목이 떠오른다.

을목은 부드러우나 부드러운 성정 자체를 무기 삼아 등라계갑을 친다든지 하여 살아남는 느낌이 있지만, 정화는 부드러워 보이나 그 내면에는 은근한 고집과 뚝심 같은 것을 갖고 있어 주위의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느낌이다.

抱乙而孝 合壬而忠

 

포을이효 합임이충

을목을 품어 효도하고, 임수와 합해 충성한다.

충과 효. 이 부분은 수창현절하여 절개를 나타내는 병화의 대목과 합치되는 부분이 있다.
병정화를 떠나 화 오행은 수와의 대비가 중요하다.

이 이야기는 어둠이 없으면 빛이 없고, 차가움이 없으면 뜨거움이 별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오묘한 진리를 나타낸다.

화와 수를 이상과 현실이라고 한다면, 이상은 이상 자체로 빛나기보다는 현실에 충실했을 때 더 가치를 가진다고 할까.
이상은 자신이 복무하여 충성할 수 있는 현실이 있어야만 제대로 기능한다.

따라서 병정화에는 하나 같이 충이라든가, 절개와 같은 말이 등장하는 것이리라.

그러고보면 병화가 토중성자 하니, 토가 무리지어도 자애로움을 베푼다라는 대목에서도 발견되듯이 화라는 것은 자신보다는 세상을 향해 베풀고 지켜주는 천간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

이 부분은 갑목참천 한다는 대목, 하늘을 향해 뻗어올라가기만 하면 다인 줄 아는 갑목의 느낌 또는 스스로 부드럽지만 어떻게든 재관을 다뤄보려 하는 을목과 비교해봤을 때 확연한 차이를 가진다.

정화가 왜 을목을 품어 효도하고, 임수와 합해 충성을 하는지에 대한 디테일의 부분은 인터넷에서 검색해도 되고 하늘산님이 정리해놓은 부분도 있으니 그냥 넘어간다.

旺而不烈 衰而不窮

왕이불렬 쇠이불궁


왕해도 불사르지 않고, 쇠해도 꺼지지 않는다.

첫구절의 유한 가운데 소융하다는 외유내강의 연장선에서 이해해볼 만한 대목이다.

병화에서 어땠는가.
병화는 인오술이 있는 자리에 갑목이 오면 빛이 흩어진다고 했다.

자만하다 큰 코 다칠 수 있는 병화에 비하여, 정화는 비록 병화처럼 맹렬한 느낌은 없지만, 중용을 지키면서 오래 타오르며 믿음직한 느낌. 그리하여 이 넓고 외로우며 험한 세상에서 등불이 되는 느낌.

如有嫡母 可秋可冬

 

여유적모 가추가동

만일 갑목을 만나면 가을도 겨울도 끄떡없다.
같은 화 오행의 천간이지만, 가을과 겨울을 우습게 여기며 거칠게 없었던 병화에 비하여, 아무래도 음간이 가진 스케일의 한계일까.

쇠이불궁하다 하더라도 화기가 쇠하는 추동절의 정화는 땔감이 있어야 한다고 한다.
갑목이 가장 좋겠지만 불기를 유지해야 하는 시기에는 을목이라도 급하게 쓰고자 한다.

잠시, 정화가 갑목을 만나면 가추가동한다라는 대목과 정화가 을목을 포용하여 효도한다라는 대목을 비교해보자.

갑목은 정화의 생을 받아 정화 입장에서 좋은 느낌이지만, 을목을 포용하여 효도한다라는 대목에서는 정화 자체가 을목을 잘 쓴다는 느낌이라기보다는 정화가 을목을 보호한다는 느낌으로 이해된다.

무엇으로부터? 을목론에서 을목이 병정화를 보면, 신유금을 걸터 앉는다라는 대목을 상기해보도록 하자.

이상으로 정화의 특징을 요약해보면, 외유내강한 성질을 첫째로 들 수 있겠고, 갑을목을 대하는 미묘한 입장 차이에 대해서도 눈이 간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더 재밌는 점이 추가된다.
정화론에서 정화가 토와 금을 대하는 입장이 빠져 있다는 점이다.

식재에 대한 관점이 빠져 있다.

식재란 무엇인가 일간이 생하여 일궈내는 것이다.
병화론에서 병화가 능히 경금을 다루고, 토를 보면 사랑을 베풀며 수가 치열해도 절개를 나타내는 등 이곳저곳에 오지랖을 펼치고 있는 점과 비교해볼 때 정화는 지극히 소극적인 입장에 놓여 있다.

명리를 공부하면서 정화를 두고 등대라는 설명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이리저리 나대기보다는 자신의 자리 안에서 충과 효를 지키는 정화의 느낌은 분명 등대의 모습을 닮아 있다.

Comments

G 경빈 2023.06.27 18:00
정화 일주분들이 일머리가 좋더군요
암튼 맘이 따뜻하나 신경질이 많네요 정화가 강할수록..

신금하곤 너무 안맞는것 같더라구요 좋은글 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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