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이런 경우가 있다.

팔자에 관이 중중한데 자신의 팔자에 일간의 뿌리가 없는 여명이 있다.
이 분은 이혼을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하는 말이 이상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누구와 살고 있는지 남편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말이야 바른 말이지. 이 경우는 자신이, 자신이 살고 있는 환경을 겉돌고 있어서 남자를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이지. 그래서 남편을 잘 모르는 것이지. 남편이 이상해서 남편을 잘 알지 못하겠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해버리는 것이 편한 마음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인 것 같다.

이 경우는 좀 심하게 왜곡된 것이고, 그러나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은 문제를 어렴풋이 인식하되 직면하려 하지 않고 방황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재다신약의 남자가, 자신이 재를 잘 다루지 못하는 역량이라는 것을 직면하려 하지 않으면서 도전하고 말아먹기를 반복하는 삶 속에서, 언젠가는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듯이. 안되는 걸 희망하고 그러나 왜 안될까? 환장하겄네 하면서 방황한다.

이러면서 많이도 힘들어하고 방황하는 게 대부분의 인간의 삶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까가 아니다.
우선은 문제를 인식하는 게 첫째이고 점쟁이로서 이 점만 제대로 짚어줘도, 제대로 된 점쟁이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요즘이다.

왜냐하면 문제 속에는 언제나 답이 있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됩니까? 안됩니까? 하고 확실히 해결책을 제시해줄 것을 바라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해야 되나? 그럴 땐, 야박하게 안된다 하고 물리칠 권리가 나에게 있는가? 하고 나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대신 말한다. 극복하든 익숙해지든 그 어느 쪽이든 성숙이란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거라고.
그 어느 쪽이든 모르고 직면하지 않으려 하면서 방황하던 시기 보다는 낫지 않느냐고.

극복하면 물론 좋겠지만, 자신이 갖고 있는 사주의 패턴을 인식하고 그러한 패턴에 익숙해지는 것도 또 다른 자기 극복의 한 방법이 아니겠는가.

재다신약의 남자에게 대세운을 다 고려하여 시기를 짚어주어 그가 대박을 터뜨려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중요한 건 역량을 키우는 일이라며 공부도 좀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등등 별의 별 방법을 알려주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어차피 그 시기가 지나면 다시 말아먹게 되어 있다.
아니면 몸이 아플 것이다, 또는 재다신약은 언제나 자신이 노력해서 일군 이상의 대박을 꿈꾸니 노력하여 충분한 대박을 터뜨렸음에도 불구하고 더 욕심을 부린다.

그러면 그때 가서 또 공부 더 열심히 하고 운동 더 열심히 하라는 해답을 내놓아야 하나? 라는 패턴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선택의 권리는 그에게 돌려준다.  

극복할 것인가 익숙해질 것인가 이건 전적으로 선생님에게 달려 있습니다.

요즘 나는 이런 말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