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가 어디일까?

두 말 할 것 없이 눈이 되겠다.

가끔 사람을 평가할 때 '눈빛이 살아있다', '눈이 죽어있다'고 하는데 이는 그 사람의 현재 정신상태, 건강상태, 운의 행로, 자신감, 자존감, 실력, 지혜 등등이 이미 눈빛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눈빛은 상황에 따라 급변하기도 하는데 잘 나가던 사람도 갑자기 어려운 때를 만나면 눈빛부터 죽는 수가 있고, 오랫동안 어려운 지경에 처해있던 사람이 운이 피려하면 먼저 눈빛이 형형해진다.

특히 어떤 사람이 굉장히 어려운 지경을 당했을 때 과연 극복할 수 있겠는가를 미리 살펴보려면 곤란한 상황하에서도 눈빛이 살아있는 지 아니면 죽어있는 지를 살피면 된다.

사람의 신명이란 참으로 오묘해서 시작과 함께 그 결과를 미리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결과가 좋을 것 같으면 다른 부위가 아무리 죽어있어도 눈빛만큼은 형형하니 살아있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그 결과가 나쁠 것 같으면 벌써 눈이 흐리멍텅한 것이 정신나간 것처럼 보이게 되는 것이다.

연예계에는 때아닌 성폭행 이슈가 많이 터졌었는데 이때 똑같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눈빛에 따라 그 결과를 짐작할 수 있었기에 많은 공부가 되었다.

최초 여대생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는 유상무의 표정이다. 뭔가 얼척없고 정신나간 얼굴이다.

게다가 눈빛과 입의 긴장도는 같이 간다고 한다. 입이 확실히 다물어지지 않은 채 힘이 없는 모습이다.

재기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눈빛에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다 인정하지 못한 억울함이 담겨 있는데 재기하기 위해선 본인이 왜 이 지경까지 오게 됬는 지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고 스스로 많은 수양을 해야 할 것이다.

팬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준 박유천이다. 이 사건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한류를 대표하는 톱스타에 바른생활 이미지였는데 단번에 '화장실 박'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게 되었다.

눈을 보면 이미 정신이 반은 나간 상태이다. 평소 한류스타의 당당함은 보이지 않고 초라한 피의자의 모습만 보인다. 돈으로 어찌어찌해서 이 상황을 비켜나갈 수야 있겠지만 눈빛에서 이미 자신의 미래를 얘기하고 있다.

결코 재기하지 못할 것이다.

이진욱은 연기가 아주 출중한 배우는 아니다. 만약 꾸며낸 눈빛이라면 바로 티가 났을 것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자신있는 눈빛이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다.

성폭행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직전 이진욱의 모습이다. 보통 자신이 지은 죄가 있으면 아무리 숨기려 해도 눈빛이 초라하고 긴장한 기색이 있기 마련인데 전혀 그런 느낌이 없이 당당하다. 이미 변호사 등을 통해 자신에게 충분히 승산이 있음을 알고 있기에 나올 수 있는 눈빛이라 하겠다.

실제로 결과는 이진욱을 고발한 고소인의 무고임이 밝혀졌다.

허준의 소설 '허생전'을 보면 그 옛날 허생이가 사업자금을 빌리고자 장안에서 가장 부자라는 변진사를 찾아가는 대목이 있다. 이때 변진사는 차용증도 없이 허생의 말 몇 마디만 듣고 이름도 묻지 않은 채 선뜻 2만냥이라는 거금을 빌려준다.

주변에서 그 까닭을 물으니

"그 선비가 비록 행색이 남루하고 꾀죄죄해 보여도 말에 신의가 있고 눈에 빛이 살아 있었다. 그러한 당당함은 보통의 재주를 가진 자에게는 나오지 않는 법이다. 두고봐라. 나의 이 투자는 반드시 성공하게 되어 있다."

사람이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에는 이미 그 결과가 정해진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몸에서 신호를 보내기 마련이다. 이때 가장 정확한 신호가 눈빛이라 할 수 있다. 허생은 비록 가난한 선비였지만 오랫동안 준비하고 실력을 닦은 터라 자연스레 행동과 그 눈빛에서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뿜어져나온 것이었다. 변진사는 바로 그걸 읽은 것이리라.

매사에 거리낄 것 없이 당당한 사람은 눈빛 역시 당당하다.

무언가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실력을 닦은 사람의 눈빛은 빛이 나게 되어 있다.

남을 속이지 않고 자신에게도 떳떳한 사람의 눈빛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

지혜를 함양하고 수양을 게을리 하지 않은 사람의 눈빛은 깊고 그윽하다.

그리고 현재 자신의 운을 가장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 눈빛이다.

그러나 지금의 눈빛은 과거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노력하고 수양하는 삶을 살아왔던 자의 눈빛은 빛날 것이요, 그렇지 못하고 게으르고 어리석은 삶을 살아왔던 자의 눈빛은 죽어있는 것이 당연하다. 

눈빛은 또한 그 사람의 정신이다. 정신이 맑고 깨어있는 자와 그렇지 못한 채 흐리멍텅한 정신상태를 가진 자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어 있는 것이요, 그 차이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법이다. 그러니 이 이치를 깨달은 자가 오늘 이 하루를 어찌 허투루 살 수 있겠는가?

차이를 만드는 것은

바로 맑은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