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토를 윤택하게 만드는 수(水)는 스며드는 계수(癸水)가 상격(上格)이다.
그래서 무토와 계수의 천간합이 진정한 합이 되는 이유이다.

합은 본래 합하는 당사자에게만 집중하므로 만물을 살리는 것에 관심이 없다.
그러나 무토와 계수의 합은 참다운 합이므로 당사자들의 합으로 만물을 살리므로 둘 사이에는 정이 있어도 소탐대실(小貪大失)하지 않는다.

만물을 살리는 무계지합(戊癸之合)이 무정지합(無情之合)이 되어 진정한 합이 되는 이유이다."


갑기합은 중정지합이라는 별명이 있어 사물에 거역하지 않고 마음이 넓다는 뜻이 숨어있고

을경합은 인의지합이라는 별명이 있어 강건하고 과감하며 용기가 있다는 뜻이 숨어있고

병신합은 위세지합(혹은 위제지합)이라는 별명이 있어 세력을 믿고 따르는 권력욕이 있다는 뜻이 숨어있고

정임합은 음란지합이라는 별명이 있어 분위기에 잘 휩쓸리고 남녀간의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 숨어있습니다.

여기까지는 해석에 큰 무리가 없는데, 유달리 무계합에 대해서는 무정지합이라고 부르면서 제대로 된 해석이 없습니다.
일부에서는 무정하다는 해석도 있고 또 다른 학자는 정임합과 같이 취급하자는 사람도 있습니다.

혹자는 나이차이가 많은 커플의 합으로 보기도 합니다.

이것에 대해서 적천수에서는 엄연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무정이라는 것은 합을 하는 당사자 사이에서는 냉정해 보일 수도 있으나 진정으로 상대를 발전시키는 무정함을 말하는 것입니다.

칭찬을 고래를 춤추게 만들수는 있지만, 고래가 역경에 도달했을때, 칭찬만으로는 이겨내기 어려운 경우도 많고 고래가 정말 좋은 운을 맞이해서 잘 나가는 경우에는 칭찬보다는 따끔한 훈계나 조언이 도움이 됩니다.

무계합의 무정지합은 가뭄으로 목마른 산에 내리는 단비와 같습니다.
겉으로는 무정해보이지만 결국은 세상을 살리는 합의 이치...

무계합을 통해서 '파사현정'의 이치를 찾아가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