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 수의 식상

(사주) 수의 식상

G 호법 1 2,604 2023.04.23 23:12

내 여친은 살사에 관심이 많다. 춤도 잘 춘다.
여친을 따라 살사 공연을 접한 적이 있다.

살사는 여성의 율동성을 매우 매혹적으로 드러내는 춤의 장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녀가 짝을 지어 춤을 추는데, 이 때 남성은 별로 그 화려함이 드러나지는 않는다.
옷도 남성은 어두운 색을 입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춤을 리드하고 있는 건 남성이고, 여성은 남성의 안내에 움직임이 제한되어 있다.
남성은 여성을 받쳐주면서 리드한다. 그리고 그 위에 여성은 자신을 과시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구경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여성 댄서의 몸짓에 빼앗겨있고 남성에게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간다.
그러나 아쉬울 건 없다. 원래 그러한 춤이다.

살사는 참 화려한 댄스다.
반짝반짝 빛나는 여성들의 춤사위. 뿜뿌빠빠 타악기와 신나는 음악.

하지만 그 화려함 뒤에 든든하게 이 춤과 무대를 받쳐주고 있는 남성의 역할에는 미처 신경이 닿지 않을 수가 있다.
모든 걸 담아주고 밑에서 추동해주는 남성의 역할이 없다면 이 모든 게 불가능할 텐데 말이다.

음양에 있어 음의 역할은 살사댄스에 숨어 있는 남성의 역할과 같다.
이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 되는 물의 역할을 닮았다.

양은 양 자체로 빛나지만, 음의 조력과 리드를 잘 받아야 한다.
따라서 양에게는 음의 존재가 우선 중요하고 다음으로 음의 리드를 잘 받아들일 수 있는 인성이 중요하다.

만약 양이 음을 무시하고 혼자 잘 났다고 움직인다면, 이는 남녀의 호흡을 통해 춤을 완성시키는 살사의 근간을 뒤흔드는 일과도 같게 된다.  

반면 음은 양에게 잘 베풀어 줄 수 있는 식상이 중요하다.
음은 비록 나서서 빛나지는 못하지만, 자신을 통해 양이 빛나면 그 스스로 만족스럽다.

그래서 수 일간으로 태어난 명조는 스스로 빛나기보다는 후학을 양성한다든가 하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같은 식상이지만 수의 식상은, 식상 그 자체에 그친다기보다는 양을 빛나게 해주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
수의 목적은 화를 마음껏 빛나게 해주는데 있기 때문이다.

수는 자칫 수극화로 화를 위협할 수도 있기에 음에서 양으로 가는 통로를 잘 이어주기 위해서도 목이 중요하다.

목의 식상은 현실로부터 출발한 목의 이상이자 꿈의 역할을 한다.
화의 식상은 자칫 자신의 존재의미라 할 수 있는 수를 고이게 할 수 있다.
금의 식상은 이상을 현실화하는 수단이다.
수의 식상은 종국에는 화를 잘 다루기 위한 기본 장비의 역할을 한다.  

 
사주 하나를 보자
 

丁      壬      辛      辛      坤
未      子      丑      酉      命


 
이 사주는 겨울에 태어나서 수가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베이스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금수의 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목화의 세력이 약하다.

임수가 병화가 아닌 정화를 띄워놓아서, A급을 지원하기는 어렵다.
뿐만 아니라 정화를 지원하기 위한 목의 세력이 약하고 형 맞아서 일그러져 있다.

원래는 메이저 방송의 pd를 지원했지만, 모 케이블 방송으로 가서 프로그램 하나를 어시스트 해주고 있다.
인성이 많아서 배운 건 많으나 지향해야 할 화가 약하고, 조력해줄 수단이라 할 수 있는 목 역시 문제라 배운대로 써먹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며, pd가 될 수 있겠느냐는 말에 나는 현재로선 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늘상 자신의 희망대로 되지 않아 불만이 많았다.

Comments

항상 그렇든 조화는 중요한거 같습니다. 밀땅이 달리 밀땅이 아닌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