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렘의 비극과 기묘한 사람의 심리

할렘의 비극과 기묘한 사람의 심리

G 살색 0 1,838 2023.03.26 18:26

오 헨리 소설은 언제나 그렇듯 짧고 명쾌하다.
그러면서도 뭔가 강렬한 울림이 있다는 게 특징이다.

할렘의 비극은 오 헨리식 희비극의 한 단면이다.

여기 두 여자가 있다.

한 여자는 남편에게 맨날 맞고 산다.
다른 여자는 모범생 남편을 두었다.

상식적으로 모범생 남편을 둔 여자가 맞고 사는 여자를 부러워할 리가 없다.
그런데 이 단편에서는 그러하다.

모범생 남편을 둔 매기는 만날 맞아서 얼굴에 멍까지 든 메임을 부러워한다.
어째서 그럴까.

메임의 남편은 메임을 만날 때리기만 하지는 않는다.

 

그는 술 먹었을 때는 메임을 때리지만 정신이 들고 나서는 자신의 과오를 참회하고 메임에게 블라우스를 사주는 등 물질적인 보상을 아끼지 않는다.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맞고 사는 게 뭐가 좋냐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자신을 위한 극장표나 선물을 사다줄 때면, 메임은 너무나 행복해 하며 어쩔 줄을 몰라한다.

그녀는 남편의 폭력을 자신에 대한 관심이라 생각한다.
개인의 행복이 그 개인의 가치관에 달렸다면 메임은 좀 특이한 가치관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다.

문제는 어느덧 매기가 메임을 부러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에 있다.

그녀의 남편은 그녀를 때리지 않는다.
집에 오면 신문을 펴고 말 수가 적은 보통의 남편이다.

월급도 꼬박 갖다주고 생활적인 면에서 흡족한 남편이다.

물론 좀 심심할 수는 있겠다.
명리 용어로는 허자 같은 남편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매기는 메임의 쥐어터지는 인생살이에서 자신이 가진 부부관계에서의 무료함을 본다.

매기는 급기야 자신의 남편으로 하여금 자신에게도 폭력을 행사하라고 남편의 근성을 충동질하기에 이른다.

허자 같은 남편은 안정적이긴 하나 너무 심심해서 문제이고, 메임은 관살이 태왕해서 남편이 좀 과하게 사랑해주는 것이 탈이나 적어도 그녀는 남편의 사랑을 여실히 느끼면서 산다. 하여, 무료한 부부관계에 질린 매기는 오히려 맞는 편이 좋다고까지 생각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 단편에서 폭력은 중심 주제가 아니다.
더군다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폭력은 절대 불가라는 교훈을 던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 또한 삶의 한 단면이라 생각한다.
실제로도 그런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폭력에서 남편의 관심을 발견하고, 폭력으로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전달하는 남자들.
주말 드라마에 비치는 온건한 남녀관계만이 비단 현실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물론 나는 부부관계에서 적당한 폭력은 원만한 관계 설정의 윤활유가 된다, 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폭력이 무관심보다는 낫다, 라고도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소설 속에서 메임의 부부관계는 매기를 흔들어놓을 정도의 설득력을 갖고 있다.

언제나 특별한 이벤트로 와이프를 즐겁게 해주는 남편을 둔 아내가 아니라면, 무료함보다는 폭력을 택하는 매기의 심정에 욕하면서 돌을 던질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기묘한 설득력.
사주 팔자를 파면서, 사람들의 사주를 보면서, 나는 종종 삶이란 것에서 상식을 초월하는 설득력을 발견할 때가 있다.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나타나는, 이상하고 괴상한 사람들을 향하여 누군가는 저 사람들 왜 저러나 할 것이다.
하지만 팔자의 세계에서는 나름 납득 가능하고 설명 가능한 부분이 발견된다.

이런 게 인간인 걸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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